'잠 못 드는 한국'…꿀잠족 위한 '수면경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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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4.03. 오전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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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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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침대 매출 5년새 5배 늘어
© News1 DB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 한 달 전 결혼한 직장인 A씨(31)는 신혼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퀸사이즈 침대 구매를 포기했다. 대신 부부가 각자 따로 잘 수 있는 슈퍼싱글 사이즈 침대 2개를 침실에 들여놓았다. A씨는 "남편과 출퇴근 시간이 달라 고민 끝에 싱글 침대를 사기로 했다"며 "밤중에 뒤척거려도 중간에 깰 일이 없고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숙면(熟眠)' 용품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들을 겨냥한 시장으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수면 경제)란 말이 등장할 정도다. 백화점에서도 '꿀잠템'(꿀잠과 아이템의 합성 신조어)이 인기다.

3일 신세계백화점이 침대 매출을 분석해보면 2014년에 3%에 불과했던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14.7%까지 올랐다.

'꿀잠'만 잘 수 있다면 고가의 아이템에도 지갑을 선뜻 여는 고객이 늘어난 셈이다.

실제 지난해 나온 201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에서 한국인은 하루에 7시간 41분을 잤다. 평균(8시간 22분)보다 41분 정도 부족한 수치로, OECD 국가 중 꼴찌다.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더 짧은 6시간 6분에 그쳤다.

잠자는 시간뿐만 아니라 잠의 품질도 문제다. 수면 장애로 진료를 받은 한국인은 2010년 28만명에서 이듬해 30만명을 돌파했고, 2015년엔 45만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40만35명으로 치솟았다. 수면제 처방도 2014년 126만4000건에서 2017년 159만8000건으로 증가했다.

이러다 보니 수면 경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숙면용품 시장 규모는 2조원대로 추정된다. 미국(20조원)이나 일본(6조원)보다 작지만, 성장 여지는 크다는 평이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 부사장은 "워라밸 문화가 확산된 후 일과 삶을 구분하고 잠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고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수면을 돕는 다양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 뉴스1

이에 맞춰 신세계백화점은 봄 정기 세일 기간인 14일까지 침대·침구 등 다양한 생활 장르 용품을 판매하는 '메종 드 신세계'를 전 점에서 진행한다.

우선 강남점에서는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침구 브랜드 '메르시홈' 등 18개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았다. 10일부터 14일까지는 경기점에서도 행사를 진행한다.

숙면을 도와주는 구스다운 이불 단독 특가도 만날 수 있다. 침구 브랜드 '소프라움'과 신세계백화점이 공동 기획한 여름용 구스다운 이불 '소치90'을 이달에만 75% 할인해 판매한다. 시베리아산 구스다운 90%로 제작한 프리미엄 상품으로 전점 1000개 한정이다.

강남점과 대구점, 센텀시티점에서는 니나리찌 단독 기획 상품을 준비했다. 봄머발트 바바리안 썸머 구스와 리넨 침구 세트 퀸 사이즈를 49만5000원에 선보인다.

업체들도 앞다퉈 첨단 기술과 신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침구 브랜드 '템퍼'는 매트리스 상체 부분 각도를 1명씩 각자 조절할 수 있는 침대를 내놨다. 더블 침대이지만 프레임 좌우가 분리돼 두 사람이 함께 자도 수면을 방해 받지 않아 부부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가격은 싱글 사이즈 기준으로 290만~440만원이다.

'에이스침대'에서는 아예 슈퍼 싱글 사이즈 매트리스를 트윈형 프레임으로 세트 구성해 팔고 있다. 하이브리드 테크 시리즈는 상황에 맞춰 싱글, 패밀리 등으로 분리 혹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매트리스와 프레임 세트 1개당 230만~270만원대 사이다.

'한국 시몬스'에서도 부부들을 위한 싱글 침대가 인기다. '루씰'은 수퍼싱글(Super Single) 사이즈 매트리스로, 각자의 공간에서 방해 받지 않고 휴식 및 숙면을 취하기 위해 침실을 트윈 베드룸으로 꾸미는 부부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다. 가격은 매트리스 700만원대, 프레임은 200만원 후반이다.

숙면에 도움을 준다는 말총 침구도 반응이 뜨겁다. 말총은 친환경 소재로 여름엔 땀이 차지 않아 시원하고 겨울철에도 실내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준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오스트리아 5대째 말총 전문 회사인 '무스버거'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말총 베개 제품은 65만~80만원대에 살 수 있다.

베개로 유명한 '가누다'는 수면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블루라벨 피아노 베개는 정자세로 누웠을 때 혹은 옆으로 돌아누울 때 편하게 뒤척임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스트레스와 과로로 근육이 뭉쳐서 질 좋은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가격은 20만원대이다.

자연 소재의 침구 제품도 눈길을 끈다. 침구 브랜드 '클라르하임'은 집먼지진드기를 차단하고, 최적의 통기성 및 저자극을 자랑하는 알레르기 케어 원단을 사용한다. 특히 이 케어텍스 원단은 수분 흡수성이 탁월해 정전기 발생이 거의 없고 적절한 수면 온도를 유지해준다. 이불커버 및 패드, 베개커버 세트가 60만원대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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