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손학규 아프냐, 나도 아프다'...'이해찬 꼰대론, 퇴장론' 등장 [박태훈의 스토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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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토리뉴스] 손혜원, '이해찬으론 21대 총선 필패, 유세차 오를 수록 표 달아나' 글 소개 / 바른미래 손학규 책임론 속 민주당 일부, 4·3보궐 낙제는 이해찬 책임...그를 믿고 내년을? / 이해찬, 진보 후보단일화 발표날 베트남 출장 등 뜨뜻미지근한 선거지원 / 얄미운 이언주 "손학규 이해찬 이제 그만 함께 집으로 가셔야..." 비수 내리 꽂아

이해찬(67)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손학규(72) 바른미래당 대표와 동병상련의 신세다. 4·3보궐 선거에서 정의당 신승, 한국당 1승1패, 민주당 0석, 바른미래 3%대 득표라는 결과가 나오자 정치 분석가들은 일제히 최대 피해자는 바른미래당과 손학규 대표라고 지목했다.

당장 손 대표에게 '책임론'이라는 불화살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꼰대 정치인, 대중흡입력 전무, 유세차 오를 수록 마이너스' 등 듣기 불편한 단어가 비수처럼 그를 향해 다가섰다.

◆ 손혜원, 페이스북에 '이해찬은 차악, 거물 잔챙이...내년 총선 걱정'취지의 글 소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행보는 완전 꼰대여서 대중 흡입력이 없다. 따라서 이 대표는 더 이상 민주당의 기둥 노릇을 할 수 없기에 내년 총선을 대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그럴 가능성이 전무하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4일 친정(민주당)의 간판인 이 대표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 대표를 비난한 적 없던 손 의원이 타인의 글을 빌어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손 의원은 "다른 것은 모르겠고 다음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00의 생각에 동의한다"며 자신의 지인이 쓴 '민주당의 예정된 완패, 그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링크했다.

글의 요지는 ① 청와대의 거듭된 설화로 예정된 선거 패배 ② 민주당(이해찬 대표)은 단독 180석이니 20년 집권이니 허장성세를 되풀이해 내년 총선 패배 불 보듯 ③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문재인이라는,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피리부는 사나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④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된 것은 최악보다 나은 차악이었기에 ⑤ 이해찬 대표가 전당대회 후 보인 행보는 완전 '꼰대' ⑥ 이해찬은 참모형이지 유세차형이 아니여서 그가 움직이는 곳에는 군중도 효과도 없었다 ⑦ 그가 유세차에 오를 수록 표는 더 도망가는 등 더 이상 그는 민주당의 기둥이나 바퀴 역할을 할 수 없다 ⑧ 따라서 내년 21대 총선을 위해 당청홍보 라인 완전 쇄신과 피리부는 사나이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⑨ 짬밥 그릇 위세를 이용하여 살아남으려는 거물 잔챙이들이 버티고 있기에 그럴 가능성은 전무 ⑩ 피리부는 사나이가 될 인재도 섣불리 나대다가는 손혜원이 팽당한 것처럼 짬밥 지배 체제가 철두철미한 민주당이기에 희망이 없다고 했다. 누가봐도 이 대표를 깎아내리는 글임을 알 수 있다.

◆ 이번 선거서 손혜원에 비해 이해찬 지원은 웬지 미지근...

손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에도 SNS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4·3 보궐선거와 관련해서도 자유한국당을 물고 늘어지는 등 범여권 후보 지원사격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이 대표는 선거운동 막판 창원과 통영 등으로 달려갔지만 왠지 미지근하게 보였다. 특히 정의당과의 경남 창원성산 후보 단일화가 발표되는 날 이 대표가 베트남으로 떠나버리자 '4·3선거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왔다.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번 재보선 지역에 상주하다시피했다. 바른미래당 손 대표가 창원에 텐트를 치고 선거기간 내내 피를 토하며 '한 표'를 호소한 것과도 비교됐다.

손 의원 역시 그 동안 이 대표 행적과 관련해 일절 토를 달지 않았지만 선거결과가 신통찮게 나타나자 타인의 글을 빌어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퍼부은 것이다.

◆ 이해찬 "변화 바라는 민심 확인했다"지만 앞날 험난...원내대표 선거가 1차 고비

이 대표는 4·3보궐선거 결과가 확정된 뒤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확인했다, 민심을 받들어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겠다"라는 내용의 짤막한 메시지를 내 놓았다. 간략한 입장문이지만 그가 내상을 입었음이 묻어난다. 손 의원의 글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 됐다. 이 대표가 국면을 전환시킬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거나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한다면 '21대 총선에서 이해찬을 믿을 수 있을까'라는 말이 힘을 얻을 수 밖에 없다.

이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안정적 국정운영에 필요한 의석(압승)을 얻는 것으로 정치인생 대미를 장식하는 꿈을 꿨다. 이를 위해 일찌감치 21대 총선 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이해찬 책임론, 불신론’이 확산되면 모두 물거품이 된다.

이 대표가 맞이할 1차 고비는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함께 내년 21대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현재 원내대표 후보로는 이 대표와 가까운 친문(친문재인)계 김태년 의원, 민주당 주축세력 중 하나인 ‘586 운동권’ 진영의 이인영 의원, 중립성향의 노웅래 의원이 꼽히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 의원이 패한다면 이 대표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전망이다.

◆ 피곤한 존재 이언주...이해찬, 손 대표와 함께 그만 집으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손학규 바미당 대표뿐만 아니라 이 대표에게도 피곤한 존재다. 이 의원은 민주당을 사사건건 걸고 넘어지고 '물갈이'를 해야 한다며 노장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 이 의원은 BBS불교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손학규 대표는 정치적 입지가 중요하냐, 경제가 망해가는데.."라고 손 대표를 비난한 뒤 갑자기 표적을 이 대표로 돌려 "이해찬 대표도 마찬가지로 자신들 입지를 위해서 국민적 명령을 무시한다, 이런 식이라면 선배들, 이제 집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정계 은퇴를 권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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