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기업 '아람코'…"세금은? 배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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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4.03.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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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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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돈 잘버는 기업만으론 부족…세금·배당 등 모든 정보 원해"
아람코, 시장가치 2조달러 추정…2021년까지 지분 5% IPO 재추진
아람코 영업이익, 애플·삼성전자·알파벳 합친 것보다 많아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애플, 삼성전자(005930), 알파벳 등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기업’에 등극했지만, 잠재적 투자자들을 위해서는 아직도 공개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기다리고 있는 잠재적 투자자들은 아람코가 돈을 잘 번다는 것은 확인했다”면서 “하지만 벌어들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세금과 배당금으로 사우디 정부에 얼마나 내는지, 현금흐름이나 유동성 등 투자부터 재정 지출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지난 1월 취소했던 IPO를 재추진하겠다며 2021년까지 상장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아람코의 IPO는 시장관계자들은 물론 로얄더치쉘, 엑손모빌 등 아람코와 경쟁하는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아람코는 지난 2016년 1월 처음으로 지분 5%를 상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4월부터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하기 시작한 ‘비전 2030’ 개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차원이다. 비전2030은 국가 경제에서 석유 의존도를 대폭 낮추는 방향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는 정책이다.

IPO는 사우디 타다울 증시와 해외 주요 거래소 한 곳에 동시 상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사의 시장가치는 약 2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뉴욕과 런던, 홍콩, 일본 등 주요 글로벌 거래소가 서로 아람코 상장을 유치하겠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초 상장계획은 2018년 하반기까지였지만 사우디는 2016년 12월 전체 지분의 49%를 10년 동안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겠다며 새로운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해외 증시에 상장할 경우 요구되는 기업 투명성과 관련, 각종 규제와 충돌하는 등 수많은 재정적·법적 문제점이 드러났다. 아람코 상장 예정일은 수차례 연기되며 2019년까지 미뤄졌고, 2018년 8월께 결국 상장 포기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아람코가 사우디 왕실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아람코는 사우디 왕실이 지분 100%를 소유한 비상장회사다.

아람코는 1933년 설립된 이후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투자에 참여하는 등 ‘큰 손’으로 군림했으나, 8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회사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사업 운영 방식도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1970년대 후반 국영화된 이후에는 이같은 상황이 더욱 심화됐다.

아람코 시가총액이 2조달러로 추정됨에 따라, 5% 상장만으로도 그 가치는 약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IPO 역사상 최대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라는 전제 하에 아람코의 시가총액이 1조5000억달러로 책정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람코 지배구조나 수익구조 등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일각에서는 3조달러까지 가치를 매기는 곳도 있다.

전날 신용평가사 피치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공개된 아람코의 지난해 영업이익(2240억달러)과 순이익(1111억달러)을 보면 설득력이 있다.

영업이익의 경우 애플(818억달러), 삼성전자(776억 달러), 알파벳(구글·404억달러)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압도적 1위다. 순이익 역시 재정 수입의 63%를 석유 부문에 의존하는 사우디 정부에 막대한 세금과 배당금을 지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아람코는 사우디 석유화학업체 사빅 인수자금(691억달러)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추진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국제 신용평가 기관의 공증을 받았다. 덕분에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등이 일부 공개됐다.

그러나 무디스와 피치는 아람코 신용등급을 각각 ‘A1’ ‘A+’로 부여하고 있다. 무디스의 경우 엑손모빌에 최상위 등급 ‘AAA’를 부여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아람코는 IPO를 위해 엑손모빌과 같은 수준의 등급을 원하고 있지만, 평가사들은 정부 지분이 높다는 이유로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정부에 대한 세금과 배당, 다양한 채무상환 등을 제외하고 난 뒤 얼마나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잠재적 투자자들의 관심을 계속해서 유지시키려면, 또 엑손모빌이나 로얄더치쉘과 같은 수준에서 IPO 목표를 실현하려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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