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 문화’라고 하면 대다수는 원주민들이 전통악기를 두드리는 모습이나 전통춤을 추는 마사이족을 연상할 것이다.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아프리카 문화는 ‘원시성’을 강조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비영리민간단체의 한 관계자는 “전통문화 소개에만 국한되면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런 흐름에 우려를 표했다. 고정관념을 한 꺼풀 벗겨내고 들여다보면 ‘아프리카’라는 하나의 단어로 통칭하기 어렵다. 그 대륙에는 개성 강한 54개국이 있다.
나이지리아 작가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은 산산이 부서지다’, ‘사바나의 개미언덕’은 미국 고등학교의 필독서다. 나이지리아와 할리우드를 합친 ‘놀리우드’(Nollywood)란 용어가 존재할 만큼 나이지리아 영화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했다.
패션과 음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2010년 뉴욕 패션위크에선 ‘아프리카의 밤’을 주제로 패션쇼가 열렸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아프리카 대륙의 잠재력은 음악·패션·영화에 있다”고도 했다. 케냐의 ‘저스트어밴드’, 가나의 ‘포큰보이스’와 같은 그룹은 현대적인 비트를 활용하거나 다른 장르와의 융합을 통해 독특한 음악 세계를 선보인다.
지난달 31일 해외문화홍보원이 케냐 나이로비에서 연 ‘한-케냐 문화교류공연’에선 어김없이 원주민의 전통춤 공연이 무대를 채웠다.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합동부처의 이름으로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을 펼쳤지만, ‘에이드’는 ‘원조’라는 의미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시혜적인 시선을 여전히 보여준다.
진정한 교류와 협력은 상대를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볼 때 시작된다. 한국에서 전통문화만이 아닌 더 많은 아프리카의 영화, 더 다양한 아프리카 작가의 소설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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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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