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성공공식은 ‘매운맛’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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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4.04.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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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 불닭볶음면 ‘핵불닭’ 인기
누적 판매 15억개…매출 1조 눈앞

팔도 ‘괄도네넴띤’으로 1020 잡아
신세계푸드도 동남아 공략 박차



입 안이 얼얼할 만큼 강렬한 매운맛이 라면업계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매운 라면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층과 한류의 영향이 큰 수출 시장을 잡는데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기존 불닭볶음면보다 더 매워진 ‘핵불닭볶음면(1만SHU)’을 작년 말부터 정식 제품으로 생산 중이다.

최근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스코빌지수(SHU) 1만 2000의 ‘핵불닭볶음면 미니(mini)’를 출시, 오는 6월까지 한정 판매한다. ‘가장 작지만 가장 화끈한 매운맛’을 콘셉트로 용량을 80g으로 줄이고 매운맛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스코빌 지수란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계량화해 표시한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지난 2012년 출시 후 국물 없는 볶음면 형태의 매운라면으로 시장 트렌드를 바꿨다. 오리지널 제품의 스코빌 지수는 4404SHU로 매운 라면의 원조라 불리는 신라면(2700SHU)보다 두배 가까이 높다.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이 서울 명동의 불닭 음식점 앞을 지나가다 손님이 붐비는 것을 보고 매운맛에 모티브를 얻어 탄생했다. 이후 제품에 도전하는 각종 유튜버들의 영상, 매운맛 완화 레시피 등이 공유되며 ‘핫한’ 소비 콘텐츠로 부상했고, 불닭브랜드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28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첫 출시 후 현재까지 15억개 이상 판매됐으며 올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팔도는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지난 2월 ‘괄도네넴띤’을 한정 출시하며 기존 비빔면보다 5배 매운맛을 택했다.

제품명도 기존 단어를 비슷한 모양의 글자로 표현하는 SNS 상의 신조어를 활용해 출시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괄도네넴띤은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지난달 봉지라면 판매 순위 10위에 오르는 등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500만개 한정판이 소진되고 소비자들의 출시 요청이 이어질 경우 정식 제품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팔도 측은 설명했다.

팔도 관계자는 “괄도네넴띤은 기존 비빔면의 새콤, 달콤, 매콤이란 정체성 중 매콤한 맛을 특화했다”며 “팔도가 35년의 장수 브랜드이다 보니 중장년층보단 젊은 층과의 접점이 덜하다고 판단했고 1020세대가 선호하는 매운맛을 통해 소통해보려 한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푸드가 말레이시아에서 지난달 출시한 ‘대박라면 고스트페퍼 스파이시 치킨맛’은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 10만개가 완판되며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해당 제품의 스코빌 지수도 1만 2000SHU에 달한다.

신세계푸드는 2017년 11월 말레이시아 식품 기업 마미 더블 데커와 합작법인 신세계마미를 설립하고, 지난해 3월부터 대박라면 김치맛과 양념치킨맛 등을 출시하며 할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번 신제품 역시 말레이시아 젊은 층이 강하고 자극적인 매운 맛을 원한다는 것에 주목해 가장 매운 고추 중 하나인 고스트 페퍼를 이용한 것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박라면은 말레이시아에서 판매 중인 라면 중 가장 매운 수준”이라며 “현지 라면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에게 프리미엄 K푸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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