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게 돈이다"…기후변화에 꽂힌 EU 기업들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6대 석유메이저들 UN기후변화협약 협상 참여 선포
- 로레알-이케아 등도 지구 온난화 대응에 동참중
- 신재생에너지 활용증가-소비자 및 투자자 눈치보기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유럽연합(EU)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기후변화 이슈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에너지 기업부터 소비재 기업까지 그 업종도 다양하다. 이들은 지구를 지키는 일이야말로 자신들의 사업에 큰 이득이 될 것임을 자신하고 있다.

이번주 로열더치셸과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등 유럽의 6개 석유 메이저들이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도입 협상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유 생산업체들의 이같은 행보는 불과 5년전이라면 꿈도 꾸기 힘든 일이었다. 여기에 참여한 패트릭 퓨얀 프랑스 토탈사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은 가히 혁명”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지난 2009년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 협약 마련을 위해 코펜하겐에서 모인 각국 대표단이 합의에 실패할 때만 해도 각국 기업들은 합의 불발은 물론이고 지구 온난화 자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EU가 추진하는 환경관련 규제가 기업 경쟁력에 부담이 될까 우려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당시와 비교해 현재 3가지 상황이 달라졌고, 이것이 EU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우선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내려갔다는 점이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 가격이 가장 크게 내려갔고 이 덕에 각 기업이 사용하는 에너지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진 것이 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둘째로는 소비자들이 이전에 비해 기후변화에 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연금펀드와 같은 장기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시장 참가자들이 투자하는데 있어서 각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한 포인트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전세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석탄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이를 청정 에너지로 교체하고 있다. 폴 폴먼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기후변화와 관련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비용이 무엇인가 대응하는 비용을 넘어서고 있다”며 “기업들이 이타적 이유로 기후변화에 대응한다기보다는 고객과 주주들이 원하는 방식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은 지난 2005년부터 작년까지 제품 생산을 22% 늘리면서도 자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나 줄인데 이어 오는 2020년까지 추가로 60% 더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화장품 원료가 되는 팜오일도 자체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에 맞춰 구매하고 있다.

스웨덴 가구공룡인 이케아도 올해말까지 총 15억유로를 풍력과 태양광 발전에 투자한 뒤 앞으로 5년간에도 총 10억유로(약 1조2500억원)를 추가로 이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투자은행인 메디오방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탈리아 중소 제조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4%가 올해 녹색 기술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10년의 37%에 비해 17%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독일 대형 에너지 유틸리티업체인 에온(E.ON)은 낡은 발전사업을 접고 신재생 사업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고, 이탈리아 최대 유틸리티업체인 에넬 역시 2050년까지 석탄과 화석연료를 재료를 하는 발전사업 투자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같은 기업들의 변화는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미 낳고 있다. 범유럽권지수인 STOXX유럽600지수가 지난 2010년말 이후 지금까지 45% 상승한 반면 여기에 포함된 저(低)탄소배출100유럽지수는 무려 60%나 올랐다. 이는 기업이 단순하게 친환경으로 변신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수익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6개 에너지 기업들이 기후변화협약 총회 참여를 선언한 것도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종합 경제 뉴스 이데일리 모바일 웹][이데일리 TV][이데일리 ON][MP트래블러][마켓포인트][투자정보 앱 투자플러스][이데일리 창업]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