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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번엔 택시 vs 타다…공유車 갈등 2라운드

손일선,김태준 기자
손일선,김태준 기자
입력 : 
2019-02-18 17:48:12
수정 : 
2019-02-18 20: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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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차운수사업법 위반혐의"
택시조합, 검찰에 타다 고발
타다 이재웅 "무고로 맞대응"

출시 5달만에 30만 회원
빠른 성장세 견제구 날려
카카오 카풀 논란 재연될 듯
사진설명
카카오 카풀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던 택시 업계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승합차 공유 서비스인 '타다'로 전선을 확대했다. 택시 업계가 타다를 검찰에 고발하자 타다 측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충돌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대한민국 차량 공유 서비스가 계속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타다와 관련해 최근 택시 업계로부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이재웅 쏘카 대표는 18일 "업무방해와 무고로 강력히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본인 소셜미디어에 "타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거한 지극히 합법적 차량 대여 및 기사 알선 서비스다. 이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서도 합법 서비스라고 밝힌 바 있다"며 "그럼에도 저와 박재욱 VCNC 대표가 택시기사 몇 분에 의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불법 서비스'라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당했다"고 밝혔다. VCNC는 타다를 운영하는 쏘카의 자회사다.

타다가 카카오 카풀에 이어 택시 업계의 핵심 타깃이 된 이유는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타다는 승객이 차량을 호출하면 11인승 승합차로 사용자를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후 회원은 30만명을 넘어섰고 호출 건수는 사업 초기 대비 200배 늘었다. 택시보다 요금이 20~30% 비싸지만 승차거부가 없는 등 서비스 품질이 높아 사용자 저변이 빠르게 늘었다.

결국 타다가 자신들의 밥그릇을 침범한다고 판단한 택시 업계가 타다를 고발하며 본격적인 공세를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택시 업계는 지난 11일 열린 '택시와 플랫폼의 상생발전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도 타다 등을 거론하며 이 서비스의 불법 여부를 명확히 판단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업계는 타다 서비스가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렌터카 사업자가 빌려준 차량에 대한 운전자 알선을 금지하지만 시행령에서 11인 이상 승합차를 빌린 사람에게는 예외적으로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항의 입법 취지는 여행 등을 위한 장거리 운행을 위한 렌터카 대여 활성화이지, 유사 택시 영업이 아니라는 게 택시 업계 측 주장이다.

하지만 쏘카 측은 이 같은 택시 업계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정부에서 이미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받았을 뿐 아니라 택시 업계의 밥그릇을 뺏는 서비스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쏘카·타다는 택시와 경쟁해 택시 시장을 빼앗을 생각이 없다"며 "저희는 자동차 소유를 줄여 새로운 이동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동의 기준을 높이면 더 크고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고 했다.

실제로 국토부는 타다가 '적법하다'는 의견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다는 11~15인승 승합차로만 운영하므로 현행 법상 렌트업으로 등록돼 있고, 법에 전혀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택시 업계와 타다 간 갈등은 카카오 카풀의 좌절에 이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차량 공유 서비스 확대라는 정부 방침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는 '플랫폼을 활용한 택시 영업'이라는 택시 발전 방향에 대한 잠정 합의가 이뤄졌지만 카카오 카풀 등 다른 승차 공유 플랫폼 관련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15일 승차 공유와 관련해 "기존 이해관계자의 반대라는 우리 현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에 대해 "너무나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모빌리티 이용자가 빠지고 카카오와 택시 4단체, 국회의원들이 모인 기구를 사회적 대타협기구라고 명명한 것부터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수십만 택시기사가 있다고 하지만 수천만 명의 택시 이용자가 있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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