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국내제품에도 승인 안된 세포 들어있다"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식약처, 연골세포 아닌 신장세포 확인… 투약 3000여명 추적조사
코오롱 "해당 세포 문제없다" 전문가 "癌 가능성, 허가 취소해야"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 주사제 인보사(코오롱생명과학 제조)가 사용 승인 허가 내용과 다른 세포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허가 취소 위기를 맞았다. 이 주사제를 맞은 환자 3000여명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아울러 국내 바이오 제약 기술과 이를 검증했어야 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뢰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인보사, 무엇이 문제인가

인보사는 두 가지 주사제로 구성된 치료제다. 하나는 연골세포가 담긴 주사액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연골세포 성장을 돕는 유전자가 장착된 연골세포 주사액이다. 이 두 개를 섞어서 연골이 닳아 없어진 퇴행성 관절염 환자 무릎에 주사한다. 그러면 연골이 없어진 자리에 연골이 잘 자라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는 원리다. 지금까지 환자에게 3707차례 투여됐다.



그러다 지난달 미국 진출을 위한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 두 번째 주사액에 세포 성장을 돕는 유전자(TGF-β1)를 장착한 연골세포 대신 신장세포가 주로 있는 게 밝혀졌다. 이후 국내 사용 제품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다.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은 15일 "신장세포를 이용해 유전자(TGF-β1)를 만들고 이를 연골세포에 장착시키는데 국내에서 쓰이는 제품에서도 유전자 장착 연골세포는 거의 없고 유전자를 만드는 데 쓰였던 신장세포만 주로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보사의 두 번째 주사액에 허가 당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엉뚱한 세포가 담겼다는 얘기다. 국내 사용 제품이 그렇게 됐다는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포 바뀐 걸 왜 몰랐나

코오롱 측은 '왜 처음부터 신장세포인 줄 몰랐나'는 문제 제기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인보사 개발을 본격화한 2004년 당시에는 기술적 한계로 신장세포와 연골세포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식의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식약처는 "코오롱이 허가 당시 제출한 서류상으로는 두 번째 주사액의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고 볼 부분이 없었다"고 했다. 전문가 5명이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당 자료상의 세포는 연골세포의 특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세포 치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유전자 검사만 했었어도 세포가 바뀐 사실을 모를 수 없다고 말한다. 한 서울대 바이오 분야 교수는 "연골세포와 신장세포는 현미경으로 보면 확연히 달라 구별이 가능하다"고 했다.

◇주사 맞은 환자 괜찮나

코오롱 측은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신장세포를 방사선 처리하기 때문에 '암 유발' 같은 문제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생명공학 전문가들은 인보사 주사액에 포함된 신장세포는 세포 성장 활동이 활발하도록 조작된 세포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일종의 종양세포라고 지적한다. 동물실험에서 그런 사례가 있다. 그러기에 일반적으로 이 신장세포는 인체에 투여하는 것이 아닌 연구용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허가 시 연골세포임을 전제로 종양 발생 가능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오는 10월까지 인보사를 투여받은 모든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 검사받게 하고, 15년간 이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인보사 주사액 성분이 애초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임이 밝혀졌기에 허가를 취소하는 게 합당하다는 의견이다. 식약처는 이르면 6월 인보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홍준기 기자] [최인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네이버 메인에서 조선일보 받아보기]
[조선닷컴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