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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대공황의 미국 어딘가에서

1. 이슈, 볼륨, 코믹스

2. 빅뱅과 골든 에이지 : 2차대전

3. 냉전과 실버 에이지 : 냉전, SF, 민권 운동, 베트남전

4. 중간기 혹은 브론즈 에이지 : 오리엔탈리즘, 탄압에서의 탈출, 안티 히어로

5. 모던 에이지 혹은 현재 : 영상화, 시빌 워, 9.11테러, 애국법, 소수자

6. 누구보다 빠른

 

 

 

 

2. 빅뱅과 골든 에이지 (2)

 

 

배트맨, 망토 쓴 탐정 자경단

 

1939년, 후일 DC 코믹스로 하나가 될 세 회사의 상황을 보자. 내셔널 얼라이드 퍼블리케이션즈, DC 코믹스 INC., 올 아메리칸 퍼블리케이션즈는 수퍼맨의 성공으로 인해 성장세였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작가와 더 많은 캐릭터가 필요해졌다. 수퍼히어로라는 새 유형의 영웅 캐릭터가 시장에서 위력을 보였기에, 새로운 수퍼히어로 캐릭터를 만들어달라고 작가들에게 요청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유효한 제안은 밥 케인에게서 왔다.

 

밥 케인에게는 2살 차이 나는 고등학교 친구인 윌 아이즈너 Will Eisner가 있었다. 케인과 아이즈너는 1936년에 함께 Wow, What a Magazine!이라는 이름의 만화 잡지에 21세와 19세의 나이로 참여하면서 데뷔했다. 아이즈너는 이때 만난 만화가 겸 편집자 제리 아이거 Jerry Iger와 함께 만화 스튜디오를 차렸다. 윌 아이즈너는 훗날 자신의 이름을 딴 아이즈너 상이 생길 정도의 거물로 성장하게 되는 만화가다. 케인은 훗날 자신보다 위대해질 친구의 스튜디오에서 만화 일을 하다가, 1939년에는 독립해서 자기 스튜디오를 차린 상태였다. 그러다가 수퍼맨의 히트를 보게 되었다. 이 히트에 영감을 받은 케인은 자신도 수퍼맨과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 팔아 유행에 합류하고자 했다. 케인은 캐릭터 스케치를 만든 후에 스튜디오 직원 한 명을 불러 의견을 구했다. 그 직원의 이름은 빌 핑거 Bill Finger였다.

 

핑거는 케인과 같은 유대계였고,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케인보다 1살 많았지만 케인의 스튜디오에 취직해 케인의 고스트라이터로 글을 쓰고 있었다. 케인은 자신이 디자인한 수퍼히어로 캐릭터, 배트-맨 the Bat-Man을 보여주었다. 얼굴에는 눈만 가리는 도미노 마스크를 썼고, 등에는 망토가 박쥐 날개 모양으로 치솟아 있었으며, 두꺼운 장갑을 꼈고, 코스튬은 붉은 색이었다. 핑거가 보기엔 모방의 냄새가 너무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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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케인이 처음 디자인한 배트맨의 초기 형태

 

핑거는 케인에게 디자인 수정을 건의했고 케인은 받아들였다. 그리고 핑거는 컨셉 하나만 남기고 디자인을 싹 들어엎었다. 도미노 마스크를 벗기고 입과 턱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덮는 복면을 씌웠다. 박쥐 컨셉을 살리기 위해 귀 부분은 뾰족하게 처리했다. 색조는 원색을 배제하고 검은색과 회색을 썼다. 장갑은 없애고 대신 큰 부츠와 늘어뜨린 망토를 입혔다. 이름은 하이픈을 빼고 배트맨 Batman으로 정했고 가슴에는 박쥐 모양의 로고를 넣었다.

 

케인이 설정한 배트맨의 본명은 스코틀랜드 왕의 이름에서 따온 로버트 브루스 Robert Bruce였다. 핑거가 느끼기엔 왠지 모르게 식민지 시절이 떠오르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정반대의 맥락을 지닌, 미국 독립전쟁 시기의 장군의 이름과 섞어서 브루스 웨인 Bruce Wayne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핑거는 스토리 작가답게 브루스 웨인 – 배트맨의 설정도 매만졌다. 핑거는 기존의 탐정 장르에서 힌트를 얻어, 배트맨을 자경단 탐정 활동을 하는 수퍼히어로로 디자인했다. 브루스 웨인은 탐정으로서 거의 완벽한 수준의 수사 능력을 습득했는데,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거대한 부와 자신의 열정 덕분이었고, 초인적인 격투와 수사 능력이 초능력을 대신했다. 그가 이런 능력을 연마하고 자경단 활동에 나선 이유는 부모가 범죄에 희생된 유년기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그리고 범죄자들에게 공포가 될 상징이 필요했고, 어둠 속의 박쥐로 그 상징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핑거가 영향을 받은 선배 탐정, 선배 자경단 캐릭터들은 섀도우를 비롯하여 조로 Zorro, 딕 트레이시 Dick Tracy, 셜록 홈즈 Sherlock Holmes 등 소설과 코믹 스트립의 캐릭터들이었다.

 

케인은 핑거가 쓴 스크립트 원고를 가지고 2회분의 연재용 원고를 만들었다. 케인은 탐정 캐릭터니까 디텍티브 코믹스에 연재된다면 컨셉이 잘 맞겠다는 판단을 하고 DC INC.로 원고를 가져갔다. 제안은 통과되었고 케인은 연재 계약을 했다. 이 계약에 핑거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핑거는 케인의 직원이었고, 이름을 밝히면 안 되는 고스트라이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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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의 데뷔 이슈, 디텍티브 코믹스 #27.

 

배트맨 캐릭터는 1939년 3월에 발매된 액션 코믹스 #12에 처음 광고되었고, 같은 시기에 발매된 디텍티브 코믹스 #27에서 첫 데뷔를 했다. 데뷔는 성공이었다. 배트맨은 수퍼맨과 함께 회사 매출의 근간을 책임지는 듀오가 되었다. 그래서 배트맨 역시 이듬해인 1940년에 수퍼맨과 마찬가지로 독립 타이틀을 얻었다. 41년에는 두 캐릭터를 크로스오버시킨 월즈 파이니스트 코믹스 World’s Finest Comics, 번역하면 ‘세계 최고 만화’도 발매를 시작했다. 밥 케인은 성공을 발판 삼아 스튜디오를 확장했고, 빌 핑거는 독립에 성공했다. 핑거는 올 아메리칸과 계약을 하고 스토리 작가로서 정식 데뷔를 했다.

 

 

성공과 안정화

 

한편 배트맨의 구체적인 설정 완성은 1940~41년에 진행되었다. 배트맨이 전투용 도구와 수사용 도구를 수납해두는 공간, 유틸리티 벨트가 처음 설정된 것이 디텍티브 코믹스 #29였다. 이어서 배트맨의 투척 무기인 배타랑 Batarang과 박쥐 컨셉의 탈것과 비행기 등도 등장했다. 수퍼맨의 불살주의를 설정했던 편집자, 엘스워스는 배트맨에게도 같은 설정을 부여했다. 핑거가 설정해두었던 배경 스토리 – 부모의 죽음과 그 트라우마가 공개된 후엔 배트맨과 비슷한 유년기 경험을 한 사이드킥 로빈 Robin도 등장했다.

 

빌 핑거의 생각으로는, 배트맨이 셜록 홈즈라면 배트맨에게도 왓슨이 필요했고, 그래서 마련한 캐릭터가 본명을 딕 그레이슨 Dick Grayson이라고 하는 로빈이었다. 로빈의 첫 등장은 1940년 4월의 디텍티브 코믹스 #38이다. 로빈은 시작부터 보이 원더 the Boy Wonder라는 별명을 갖고 시작했다. 번역하면 ‘경이로운 소년’ 정도인데, 이 단어의 어감을 한국어로 원만하게 번역할 길이 애매한 탓에 지금까지는 그대로 음역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천재 소년’ 정도로 번역하고 있다. 딕 그레이슨은 서커스단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아크로바트 묘기에 능숙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는 설정이다. 그레이슨은 부모가 서커스 묘기를 공연하던 중 피살당한 후 브루스 웨인의 눈에 뜨이게 되고, 그 피보호자가 된 후 배트맨의 사이드킥인 로빈이 된다. 그리고 보이 원더 로빈이 디텍티브 코믹스의 판매량을 기존의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는 루머가 있을 정도로 로빈의 마케팅은 성공했다. 청소년과 아동을 대상으로 기획한 의도가 적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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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 원더, 로빈의 첫 등장. 디텍티브 코믹스 #38.

 

정립되어가는 설정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은 제리 로빈슨 Jerry Robinson과 딕 스프랭 Dick Sprang 등의 초기 배트맨을 맡은 그림 작가들이 주로 수행했다. 밥 케인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일이 적어졌다(생산해야 하는 원고가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리 로빈슨의 경우엔 케인, 핑거와 함께 로빈을 창조한 작가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부분 케인에게 고용되어 스튜디오 소속으로 일했다. 특히 스토리 부분은 다수의 고스트라이터, 즉 빌 핑거의 후배격 되는 사람들이 맡아 케인의 지휘 하에 일했다. 이들의 이름은 대부분 알 수 없지만 몇 명은 알려져 있다. 후일 저스티스 리그를 집필하게 되는 스토리 작가 가드너 폭스 Gardner Fox가 이 고스트라이터 필진 중에 하나였고, 이 사람이 ‘배트’가 앞에 붙는, 배타랑, 배트모빌, 배트케이브 등의 설정을 디자인한 사람이다.

 

이때부터 케인은 그림에 있어서는 펜슬러 역할만 하면서 사실상 편집자의 역할을 맡게 된다. 방향성과 기초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콘티를 그리는 것까지가 케인의 업무였고, 아이디어를 구체적 설정으로 만드는 스토리 라이팅 업무와 콘티를 펜화로 그려내는 잉커의 업무는 휘하의 스튜디오 소속 작가들이 맡게 되는 시스템이었다. 아직 20대인 케인이 건실한 스튜디오 하나를 소유하고는 많은 판매고를 올리는 회사와 계약을 맺고서 히트작을 만들어냈으니, 굉장히 큰 성공을 한 것이다.

 

 

렉스 루터와 조커, 숙적 탄생

 

1940년이었다. 새해가 밝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밥 케인과 빌 핑거와 제리 로빈슨이 한자리에 모였다. 회의 자리였고, 회의의 주제는 새로운 빌런 캐릭터의 아이디어였다. 세 사람의 복안은 이러했다. ‘배트맨의 숙적, 배트맨의 반대항이 될 빌런 캐릭터를 만들 것.’ 그리고 이 자리에서 불세출의 캐릭터, 조커 Joker가 만들어진다.

 

케인과 핑거는 빌런으로 휴고 스트레인지 Hugo Strange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만든 적이 있다. 하지만 스트레인지는 후일 ‘자체적으로 조사하여 배트맨의 진짜 정체를 알아낸다’라는 스토리 라인을 부여받기 전까지는 평범한 매드 사이언티스트 계열의 빌런이었고, 큰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작가들은 배트맨에게 강한 매력이 있는 빌런, 즉 평생의 숙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마침 제리 시걸과 조 슈스터도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시걸과 슈스터는 초기 수퍼맨 원고, 그것도 가장 초기의 소설에서 빌 던 캐릭터를 끄집어내 설정을 고쳐서 렉스 루터를 만들어냈다. 루터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계열이지만, 같은 계열의 다른 캐릭터들보다 지적 천재성이 더욱 강조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었다. 그리고 이건 그닥 좋은 변별점이 아니다. 후일 이 천재성이 과학 기술 분야는 물론 사업 경영과 사회적 영향력의 측면까지 포함하게 되면서, 렉스 루터는 점차 수퍼맨과는 다른 방식으로 ‘완전한 인간’의 성격을 얻게 된다. 초기의 루터는 풍성한 머리를 자랑했지만 천재성 컨셉이 구체화되면서 원형 캐릭터인 빌 던처럼 대머리가 되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그리고 렉스 루터의 발전은 다음의 캐릭터 컨셉으로 이어진다.

 

“나는 인간이 가닿을 수 있는 지적 영역의 끝까지 갔다. 나는 사회적 영향력도 막강하다. 나는 완벽한 인간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진정한 존경과 문명이 바치는 찬사는 내가 아닌 수퍼맨에게 간다. 인간이 아닌 외계인에게. 가짜 신에게. 나는 참을 수 없다!”

 

수퍼맨만큼이나 완벽한 인간이지만, 윤리적 측면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렉스 루터를 요약하는 감정은 수퍼맨에 대한 열등감이다. 이것이 렉스 루터를 수퍼맨의 반대항으로 만드는 요소다. 하지만 40년대의 시점에서, 렉스 루터는 약간 차별화된 악마적 천재 내지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였을 뿐이다. 따라서 시걸과 슈스터의 시도는, 당장은 실패라고 볼 수도 있다. 반면 케인, 핑거, 로빈슨은 평범한 SF 빌런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곧 발매될 배트맨의 계간 솔로 이슈에 완성도 높은 설정으로 데뷔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 사람의 회의는 영화 라쇼몽의 줄거리처럼 전해진다.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세 명 각자의 증언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이다. 각자의 증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밥 케인 : “조커를 만든 사람은 나와 빌 핑거다. 제리 로빈슨이 조커 카드를 갖고 왔고, 핑거가 그걸 보고 영감을 얻어, 관련 자료를 보여주고 조커의 초기 설정을 냈다. 로빈슨은 카드를 가져온 것 외엔 아무 것도 안 했다.”

 

제리 로빈슨 : “난 조커의 최초 스케치를 그렸다. 카드를 이용한 아이디어였다. 그걸 보고 빌 핑거가 영감을 받았고, 어디서 책을 찾아와서는 참고 자료라고 보여줬다. 핑거가 처음 조커라는 이름과 간단한 설정을 잡았다. 우리 셋 각자가 역할이 나뉘어 있었다.”

 

빌 핑거 : “밥 케인이 불러서 회의에 갔다. 케인은 트럼프 카드를 보여주면서 새 빌런을 만들 거라고 했다. 로빈슨인지 케인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둘 중 하나가 조커 카드를 보고 아이디어가 생겼다고 했다. 케인이 러프 스케치를 그렸는데 조커 같지는 않고 광대에 더 가까웠다. 난 그 스케치를 보고 떠오른 영감이 있었고, 자료를 찾아 그 영감을 설명했다. 케인이 내 아이디어에 따라 다시 스케치를 그렸고, 조커가 탄생했다.”

 

카드를 가져온 사람이 정확히 누군지, 카드 중에서 조커 카드에 처음 주목한 사람이 누군지, 최초 스케치와 최종 스케치를 그린 사람은 누구인지 확실치 않다. 확실한 것은 조커 캐릭터의 기초를 잡은 영감은 빌 핑거에게 왔다는 점이다. 현재 조커 창조의 크레딧은 핑거와 케인에게 있다.

 

핑거가 조커 카드를 보고 받은 영감은 배우 콘라드 바이트 Conrad Veidt가 1928년에 주연했던 소설 원작의 영화 ‘웃는 남자 The Man Who Laughs’였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다. 이 이야기에는 그윈플렌 Gwynplaine이라는 이동 서커스의 괴물 쇼 출연자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작중에서 그윈플렌은 어린 시절 유괴당해 입을 찢겼고, 이로 인해 웃음이 매우 기괴했다는 설정이다. 1928년 영화에서 그윈플렌을 연기한 콘라드 바이트는 소설에 언급된 ‘매우 기괴한 웃음’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핑거는 조커 카드, 그리고 바이트가 연기한 그윈플렌의 웃음을 연결한 이미지를 생각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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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라드 바이트가 연기한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 조커의 원형이다.

훗날 조커가 주인공인 코믹스 하나의 제목도 ‘웃는 남자’로 지어지고,

웃음과 상처의 기괴한 대비 또한 조커 캐릭터에게 계승된다.

 

조커를 구성하는 요소 - 기괴한 외모, 웃음에 대한 집착, 이상한 범죄 활동, 확실치 않은 기원 스토리 등은 핑거가 만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누구의 공인지 확실치 않은 – 핑거에 의하면 케인이 그렸을 – 최종 스케치에는 하얀 얼굴, 빨간 입술, 녹색 머리카락이 있다. 조커가 완성되었다.

 

조커는 1940년 3월 25일을 발매날짜로 하는 계간지 배트맨 #1에서 데뷔했다. 한편 렉스 루터는 같은 달, 액션 코믹스 #23에서 데뷔했다. 비록 시작할 때의 위상이 다르긴 했지만, 훗날 DC 코믹스의 빌런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명의 거물이 같은 달에 태어났다는 점은 재미있는 우연이다.

 

 

인정받지 못한 자, 빌 핑거

 

이후 핑거는 다양한 배트맨 캐릭터들에 참여했으며 대부분 밥 케인과의 협업이었다. 배트맨 #1에서 데뷔한 캐릭터는 조커만이 아니었다. 캣우먼 Catwoman 또한 같은 책에서 데뷔했다. 이때는 코스튬도 없었고, 이름은 그냥 더 캣 The Cat이었지만, 캣우먼의 캐릭터를 구성하는 요소는 이때 이미 제시되었다. 고양이 컨셉, 섹스어필, 배트맨과 밀당을 주고받으면서 애태우는 로맨스 관계 등. 케인에 의하면 당대의 섹스심볼이었던 배우 진 할로우 Jean Harlow와 본인의 사촌 루스 스틸 Ruth Steel의 이미지를 섞었다고 한다. 밥 케인이 새 캐릭터의 설정을 맡길 가장 믿음직한 스토리 작가는, 역시나 자기 고스트라이터로 출발한 빌 핑거였다. 핑거는 케인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 이 캐릭터의 성격을 ‘여성이 봐도 섹스어필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게 선정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설정했다.

 

사고로 인해 무엇으로든 변신할 수 있는 초능력을 얻은 배우 출신의 범죄자 클레이페이스 Clayface는 1940년 6월에 디텍티브 코믹스 #40에서 데뷔했다. 역시 케인과 핑거의 합작이었다. 누구로든 변할 수 있는데 하필이면 전직이 배우여서 그 위장을 알아낼 수 없다는 으스스한 설정은, 호러 장르의 괴물 캐릭터를 탐정물인 배트맨 브랜드에 도입한 시도였다.

 

1941년의 밥 케인은 여러 아이디어를 핑거에게 주었다. 허수아비를 컨셉으로 한 빌런 스케어크로우 Scarecrow도 그 중 하나다. 이 역시 호러 장르의 요소를 활용한 것이다. 또한 케인은 당시 담배 쿨 Kool의 마스코트인, 큰 실크해트를 쓰고 지팡이를 짚고 있는 펭귄을 보고 다른 아이디어를 얻었다. 케인은 펭귄을 닮아서 펭귄이라 불리는 캐릭터를 구상했다. 핑거는 이 캐릭터의 성격을, 귀족적이고 권위적이지만 외모와 그로 인한 별명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 잔인해진 갱 두목으로 설정했다. 그해 11월에 스케어크로우가 제리 로빈슨의 그림과 빌 핑거의 스토리로 월즈 파이니스트 코믹스의 가을호인 #3에서 데뷔했고, 12월에는 펭귄이 밥 케인의 그림으로 디텍티브 코믹스 #58에서 데뷔했다. 스케어크로우는 한동안 쓰이지 않다가 후일 재발굴되어 부활했고, 펭귄은 현재까지도 배트맨의 대표적 빌런 중 하나로 계속 등장하고 있다.

 

배트맨의 빌런 중에서 얼굴 반쪽이 타버린 것으로 유명한 투페이스 Two-Face는 42년 디텍티브 코믹스 #66에서 데뷔했다. 최초 설정에선 성이 켄트였지만, 수퍼맨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후에 이름이 하비 ‘덴트’ Harvey Dent로 바뀐다. 신체의 반이 타있고 동전 던지기의 확률을 통해 행동 선택지를 결정한다는 핵심 요소는 이때부터 존재했다. 케인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1931년 영화판에서 영감을 얻어 스케치를 만들었고, 설정을 다듬은 사람은 역시 케인의 고스트라이터 군단의 대표주자인 빌 핑거였다. 역시 현재까지 장수하는 빌런이다.

 

핑거가 케인의 영향 없이 만든 캐릭터도 있었다. 수수께끼와 퍼즐에 집착하고 녹색 물음표를 트레이드 마크로 하는 리들러 Riddler는 핑거가 독자적으로 만든 캐릭터였다. 1948년 10월에 디텍티브 코믹스 #140에서 딕 스프랭의 그림으로 데뷔한 리들러는 현재까지도 배트맨의 메인 빌런 중 하나로 이용되고 있다. 기념일마다 그와 관련한 범죄를 저지르는 캘린더맨 Calendar Man은 비록 2군급 빌런이지만, 1958년에 디텍티브 코믹스 #259에서 셸든 몰도프 Sheldon Moldoff의 그림으로 첫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몰도프 역시 핑거와 같은 케인의 고스트라이터 출신이다. 1대 클레이페이스보다 마이너한 캐릭터지만 2대 클레이페이스 또한 핑거와 몰도프의 합작으로 1961년 12월의 디텍티브 코믹스 #298에서 데뷔했다.

 

하지만 이 모든 크레딧을, 빌 핑거는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했다. 밥 케인이 배트맨 브랜드와 그 캐릭터들의 저작권을 회사에 완전히 넘기는 계약을 할 때도, 핑거의 이름은 계약서에 없었다. 다른 참여 작가들과는 달리 핑거는 케인과 함께 캐릭터들을 창조하고 초반 스토리를 썼던 원작자인데도 말이다. 올 아메리칸 퍼블리케이션즈, 타임리 코믹스 등 다른 회사에서 맡았던 스토리 업무와 수퍼맨의 첫사랑인 라나 랭 Lana Lang을 창작한 업무 등의 크레딧은 인정받았다. 하지만 가장 많은 노력과 아이디어를 쏟아부은 배트맨 업무에 대해서는 아무 크레딧도 인정받지 못했다. 오죽하면 꽤 오랫동안 리들러의 창조자 이름에는 담당 편집자였던 줄리어스 슈워츠의 이름이 올라가 있었을 정도였다.

 

역사가들은 이것이 케인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본다. 고스트라이터와 그 고용주로서 관계를 시작했고, 이 상하관계가 지속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배트맨과 빌 핑거의 사이에는 늘 중간에 밥 케인이 존재했고, 그래서 계약의 주체도 핑거가 아닌 케인이었다. 배트맨 브랜드에 있어서 핑거는 케인의 휘하 직원, 혹은 하청업자였을 뿐이다. 때문에 핑거는 케인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계약에서만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었다. 명백히 불합리했지만 시대는 그 불합리를 교정하지 않았다.

 

빌 핑거가 받아야 하는 크레딧을 비공식적으로나마 챙긴 컨텐츠는 60년대의 배트맨 TV 드라마가 유일했다. 핑거의 크레딧이 명백하게 남은 캐릭터가 있었으니, 이 드라마에 처음 등장한 빌런인 클락킹 Clock King이다. 드라마 오리지널 캐릭터였고 클락킹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의 각본 작업에도 핑거가 참여했기에 이 크레딧은 최초이자 20세기의 유일한 핑거의 공식 배트맨 크레딧으로 남았다.

 

보도자료 등의 비공식적 루트가 아닌 배트맨 컨텐츠의 정식 크레딧에 빌 핑거의 이름이 포함된 것은 시대가 한참 지난 후인 2015년이다. 그마저도 and가 아닌 with를 써서 밥 케인의 크레딧이 좀 더 우위에 있다는 느낌을 준다. 말년의 케인은 핑거의 공로를 인정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발언을 남겼는데, 이때는 이미 핑거가 작고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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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공개된, 드라마 ‘고담’의 2시즌과 영화 ‘배트맨 v 수퍼맨’은

DC 코믹스에서 공식적으로 빌 핑거의 이름을 크레딧에 넣은 첫 영상물이었다.

 

빌 핑거는 1974년에 5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함께 60년대 배트맨 드라마에 참여했던 친구 작가가 핑거의 자택에 방문했다가 사망한 고인을 발견했다. 핑거는 두 번의 결혼에 실패하여 독거 생활 중이었다.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유일한 아들이 빌 핑거의 유해를 화장했고, 재는 오레곤의 한 해변에 배트맨 심볼 모양으로 뿌려졌다고 한다. 그리고 핑거의 사후, 뒤늦게나마 그의 공로를 인정하는 다양한 상이 그에게 수여되었다. 현재 남은 유족은 빌 핑거의 손녀와 그녀의 아들인데, 이들이 빌 핑거의 크레딧을 되찾아온 공로자들이다. 현재 빌 핑거와 밥 케인이 아이디어 회의에 가기 위해 늘 지나다녔던 브롱크스의 거리 중 하나의 이름은 ‘Bill Finger Way’가 되었다.

 

 

다크 히어로, 배트맨

 

핑거와 케인이 배트맨을 비롯해 배트맨 브랜드에 창작해 넣은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병적인 구석이 있다. 배트맨 자신은 유년기의 트라우마에 시달린 나머지 사이드킥인 로빈 또한 자신과 똑같이 어려서 부모를 범죄에 의해 잃은 사람으로 골랐다. 조커를 비롯한 대부분의 빌런들은 제각각의 집착과 강박을 갖고 있다. 스케어크로우는 공포 개념에 대한 집착, 투페이스는 이분법 확률에 대한 집착, 리들러는 수수께끼와 퍼즐에 대한 강박, 캘린더맨은 기념일에 대한 강박 등등.

 

배트맨 브랜드는 배트맨 캐릭터 자체의 배경 스토리와 배트맨의 디자인에 묻어나는 어두운 색조가 확장되고 정착한 세계다. 수퍼맨이 강철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처럼, 배트맨은 망토 쓴 십자군 The Caped Crusade과 어둠의 기사 Dark Knight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이 별명의 의미 또한 배트맨 브랜드의 기본 색채를 반영하고 있다. 배트맨이 수퍼히어로 활동을 하는 이유는 십자군과 비슷한 종류의 사명감 내지는 내면의 압박 때문이다. 그리고 그 활동의 종류는 어둠에서 행하는 응징이다. 캐릭터 분류로는 다크 히어로의 활동이다.

 

다크 히어로라는 용어는 동아시아에서 주로 사용하는 분류다. 영웅 캐릭터는 본래 인간 평균을 뛰어넘는 업적을 세우는 인물로 그려진다. 수퍼맨은 여기에 초능력을 넣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코스튬을 입은 후, 인간 이상 신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수퍼히어로 장르의 원형을 만들어냈다. 그 직후에 나온 배트맨은 정반대의 변주를 취했다. 철저히 인간이라는 점, 초능력이 없다는 점은 사실 덜 중요한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수퍼맨과 똑같이 타인을 돕는 활동을 하지만 수퍼맨과 달리 활동의 동기가 지극히 개인적인 욕구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수퍼맨이 재난에서 사람을 구출한다면 배트맨은 범죄를 응징하고 범죄자에게 복수하고 공포를 심어준다. 어두운 내면에서 비롯된 동기로 인해 어두운 공간에서 활동하는 영웅이기에 다크 히어로라는 명칭을 붙인 것이다.

 

수퍼맨을 제시한 제리 시걸이 반영한 시대의 필요는, 급변하고 희망 없는 시대에 정신적 무게추 역할을 해줄 아이콘이었다. 배트맨을 제시한 빌 핑거가 반영한 시대의 필요는, 사람들이 시대에 대해 갖고 있는 원초적인 분노였다. 국가의 사법 시스템과 행정 시스템은 늘어가는 이민자와 실업률, 이 둘이 합쳐져서 탄생하는 갱들의 범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아예 그 갱들이 정치적 의사를 대변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인데, 정치 시스템 또한 이민자들에 대해 폐쇄적이고 방어적이었다. 이러면 과격한 접근 방식을 택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배트맨과 같은 다크 히어로 캐릭터들은 꺼이 과격함을 택한다. 도덕적 딜레마는, 사소할 뿐이다. 현실은 그만큼 시궁창이니까. 그래서 배트맨이 살고 있는 도시 고담 Gotham은 정치, 행정, 사법이 모두 망가진 도시로 묘사된다.

 

다크 히어로는 선악 이분법의 특징이자 약점인, 구도의 단순함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 즉, 이야기의 구도를 좀 더 풍부하게 한다. 대부분의 서사물은 이분법의 구도를 택한다. 선악의 대립이나 이익 혹은 신념의 대립과 같이 갈등이 형성하는 주제가 있고, 이를 기점으로 주인공과 반동인물의 대비가 서사의 기본 구도다. 영웅 캐릭터는 이런 구도 속에서 정의로운 동기를 갖고 있거나 정의를 목표로 삼는다. 전통적 영웅은 동기를 실천으로 옮기는 행동에서도 최대한 도덕적 선택을 하려 한다. 그래야 타인의 귀감으로서 작동하는 영웅 캐릭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크 히어로는 그런 고민이 사치인 세계에 존재하기에, 더 통쾌하고 더 비장하며 선악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영어권에서는 이런 캐릭터를 안티 히어로라고 분류해왔다. 영웅의 속성과는 반대인데 영웅이 위치하는 선역 자리에 있고 영웅의 기준을 흔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전통적 영웅과는 달리 안티 히어로는 정의 이외의 동기나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을 완전한 악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안티 히어로의 번역어로 제시된 용어 중에는 반영웅(反英雄)이 있었다. 영웅과 반영웅의 두 가지 분류법만 갖고 있는 영어권에서는 배트맨을 안티 히어로로 분류하곤 한다. 여기서는 다크 히어로를 선악 이분법 구도에서 볼 때 선에 속하는 분류로, 안티 히어로를 그 사이의 회색지대에 존재하는 분류로 보도록 하자. 그렇다면 배트맨은 다크 히어로에 속할 것이다.

 

이 분류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질문이 여기 있다.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범죄를 막기 위해 극단적 폭력을 동원해야 한다면 정당한가? 범죄와 전쟁은 과연 얼마나 차이가 있으며,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윤리적 경계라는 건 존재할까? ‘절대로 정당하지 않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명확히 있다.’고 대답한다면 그 인물은 수퍼맨과 같은 전통적 영웅이다. 배트맨과 같은 다크 히어로라면 고담의 현실을 가리켜 보이면서 ‘넘으면 안 될 선이야 있겠지만,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안티 히어로라면 ‘정당하지 않게 하는 상황이 오히려 더 적을 걸?’이라고 빈정댈 것이다.

 

이 영웅 캐릭터의 스펙트럼은 역사를 살펴보면 시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등장한다. 영웅을 다루는 서사 장르가 발전하는 과정에서는 전통적 영웅상을 주류로 삼고 시작한다. 일반적 선악 이분법에 기댄 이런 구도가 매너리즘에 빠질 때쯤이면, 다크 히어로와 안티 히어로가 등장해 구도를 다양화한다. 수퍼히어로 장르에서는 이런 장르 발전 단계가 매우 빠르게 관찰되었다. 수퍼맨이 제시되자마자 배트맨이라는 반대 방향의 변주가 등장했다. 시대 반영의 속도가 빠른 만큼, 장르를 변주하고 장르의 다양성이 증가하는 속도도 매우 빨랐다. 이것이 수퍼히어로 장르가 태동부터 갖고 있던 특성이다.

 

하지만 배트맨이 가진 다크 히어로로서의 색채는 점차 옅어져 갔다. 2차대전 후인 40년대 중후반부터, 편집부는 배트맨의 탐정물과 추리물의 요소를 약화시키고 수퍼맨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전후에 필요한 영웅상은 어두운 쪽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밝고 컬러풀한’ 배트맨의 방향성은 1986년이 될 때까지 지배적이었다. 만화에서도, 드라마에서도.

 

하지만 시대의 요구는 배트맨으로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다. 배트맨이 처음 등장한 직후에 그보다 더 과격한 설정의 캐릭터가 등장했다. 다크 히어로보다는 안티 히어로 개념에 더 잘 들어맞는, 네이머 Namor가 그 캐릭터의 이름이다.

 

 

 

배트맨 토막 지식

 

배트맨과 관련하여 한국어 웹에서 인기를 끈 적이 있는 ‘짤방’이 있다. 일명 ‘팝콘 로빈’, 혹은 ‘팝콘이나 가져와라 로빈’으로 유명해진 인터넷 밈이다.

 

수퍼히어로통사_2_2_팝콘로빈.jpg

 

얼핏 보면 시니컬한 배트맨의 성격이 잘 드러난 장면으로 보이지만, 이 이미지는 합성이다. 2012년 8월 30일에 디시인사이드 히어로 갤러리에 ‘배트맨의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최초 이미지는 합성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버전이었다. 이것을 같은 날 다른 유저가 손질을 한 것이 위의 최종본이다.

 

저 장면의 실제 출판본 모습은 아래와 같다. 배트맨의 원래 대사는 “우린 용기를 나눌 수 있어.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이다. 1985년 4월에서 1986년 3월까지 진행된 이슈들을 모은 볼륨,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 Crisis on Infinite Earths 의 한 장면이다. 이 볼륨은 국내에는 2012년에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 – 무한 지구의 위기” 라는 제목으로 시공사에서 정식 발매했다.

 

수퍼히어로통사_2_2_팝콘로빈원본.jpg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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