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밑 나무기둥이 불쏘시개 역할… 지붕 3분의2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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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4.17. 오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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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지점도 지붕 근처로 추정




노트르담 대성당은 석조 건물인데 어떻게 삽시간에 불길이 번졌고 첨탑과 지붕이 붕괴될 정도의 피해를 보았을까.

이는 고딕 성당의 건축 방식 때문이다. 기둥이나 벽을 비롯해 눈에 보이는 곳 대부분이 돌로 되어 있지만 내부에는 목재도 대규모로 쓰인다. 대표적인 곳이 지붕 밑 부분으로 이번 화재의 발화 지점 역시 지붕 부근이었다.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 내부에서 올려다보면 돌로 된 아치형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 천장과 바깥 지붕 사이에 공간이 있다.

여기에 목재 구조물을 채워넣어 바깥 지붕을 떠받치는 구조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경우 이 구조물의 규모가 길이 100m, 가장 넓은 곳의 폭이 40m, 높이는 10m에 달했다. 210t짜리 외부 납판 지붕을 지탱하기 위해 천장 위쪽에 채워넣은 막대한 양의 목재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이다.

성당의 중앙 첨탑 역시 납으로 된 외피를 목재로 지탱하는 구조여서 화재에 취약했다. 첨탑은 불길이 옮아 붙기 시작한 지 약 10분 만인 오후 7시 53분쯤 무너졌다. 첨탑 붕괴 이후에도 불길이 계속되면서, 지붕을 떠받치고 있던 목재 구조물 대부분이 소실(燒失)됐다. 성당 웹 사이트에 따르면 이 목재 구조물은 1220년 전후로 조성됐다.

불길이 시작된 뒤로는 건물의 구조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지는 동안 돌로 된 벽에 막혀 소방관들이 발화 지점으로 진입하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채민기 기자 chaeplin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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