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우리나라가 유럽축구계에 그렇게 호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피파온라인 등지에서도 레전드로 불리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유수의 선수들(유상철, 홍명보, 황선홍 등)뿐 아니라 월드컵을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된 다른 선수들(서정원, 고정운, 최순호 등)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해외에서 오퍼가 들어온 적이 여럿 있었지만, 빈번히 국내 자산의 유출이라 생각했던 보수적인 우리나라의 성격 탓에 해외에서 뛰었던 선수는 많이 없었죠. 차범근, 허정무 감독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2 월드컵 이후 축구계에 대한 관심이 전폭적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MBC 스포츠채널에서 해외 축구경기들을 간간히 중계해주곤 했습니다(지금은 MBC SPORTS+지만 당시에는 MBC ESPN이었습니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건 박지성과 이영표, 송종국 선수의 에레디지비 진출이었죠. 챔피언스리그에서 뉴캐슬을 상대로 준수한 플레이를 보여줬던 페예노르트 시절 송종국 선수의 활약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ㅎㅎ
전 시즌을 송출해줄 정도의 인기는 아니었지만, 일단은 세계축구를 선도하고 게임템포나 리듬에서 상당부문 앞서있는 해외리그의 경기들을 몇 번 보고있으면 축구를 보는 안계가 넓어졌기 때문에, 더욱이 그런 리그에서 실력있는 팀으로 명성을 날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 당시에도 인기가 있던 팀이 맞습니다.
대답을 해주신 다른 분의 답변과 마찬가지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축구에 관심이 조금만 있었다면 월드컵의 활약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는) 선수들이 주전멤버로 기용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죠. 긱스, 베컴, 베론, 스콜스, 반 니스텔루이, 솔샤르, 네빌 형제, 퍼디난드, 바르테즈... 지금도 손꼽히는 선수들입니다.
당시 갈락티코 1기 정책으로 엄청난 선수진을 구축했던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라이브로 송출되어도 될 만큼 마니아층을 확보한 해외축구계입니다. 비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인기가 좋았던 것이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아스날 같은 일류팀들도 인기가 좋았지요.
질문자님 말마따나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해외축구를 보던 저 같은 사람들에게 그 이적이 '신계'의 문을 열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중계방송이 보편화되고 하이라이트도 경기 종료 후 몇 시간 안에 올라오는 요즘이랑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 때 라이브로 경기를 지켜보고 박지성 선수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저런 세계적인 클라스의 팀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는 박지성 선수 뿐 아니라 그 클럽 자체를 응원하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죠.ㅎㅎㅎ
조금이라도 이해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2019.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