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분노범죄, 무섭지만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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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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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40대 남성이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모두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충격적 사고가 터졌습니다. 오락가락한 진술로 아직 정확한 범행동기를 확인하지 못한 경찰은 이 남성이 과거 정신분열증인 조현병을 앓았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최근 이런 분노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충북 충주에서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수리 기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5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경남 양산에서는 40대 남성이 밧줄에 의지해 아파트 외벽 도색작업을 하던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 숨지게 한 범죄가 발생했습니다. 어이없게도 음악을 크게 튼 것에 불만을 품어 저지른 범행입니다. ‘2015 통계연보’에 따르면 상해 폭력범죄 37만여 건 중 범행 동기가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에 따른 분노범죄가 41.3%였습니다. 조현병이나 분노조절 장애는 감각입력, 언어처리, 사회적 상호작용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연결 상태 결함으로 생기는 정신질환입니다. 심리학적으로는 좌절에 따른 박탈감과 억울함이 클 때 공격성향도 커집니다. 좋은 소식보다 온통 갈등과 비리가 넘치는 나쁜 뉴스를 자주 접하는 우리 미디어 환경도 이런 병리적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느새 우리는 주장이 다르면 상대가 틀렸다거나 나를 무시한다고 여기고, 늘 상대를 의심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분노범죄를 개인의 탓이 아닌 사회 병리현상에 따른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대책을 찾아야 합니다. 분노범죄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불만과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극단적 형태로 분출해 발생합니다. 애꿎게도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당합니다. 조현병이나 분노조절 장애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조기에 환자를 찾고 치유하는 사회 보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주위의 관심과 꾸준한 치료가 뒷받침되면 분노범죄도 막을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배재성 기자 ( bjs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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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프로필

KBS 배재성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세요! 오랫동안 스포츠 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스포츠 국장, 홍보실장, KBSN 부사장, KBS스포츠(유) 사장 등을 거쳐 현재 사회부문 보도 해설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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