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튜드 바닥에 '숫자 8' 없으면 환불안돼"...발칵 뒤집힌 맘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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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4.18. 오전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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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병세제 ‘에티튜드’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 검출
쁘띠엘린 "2018년 생산분·공식스티커 붙은 제품만 환불"
캐나다 본사 원인파악중…"해당 성분 사용안해, 일부 혼입사고인듯"

캐나다 친환경 브랜드 에티튜드에서 만든 젖병 세정제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소비자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주요 ‘맘카페’는 에티튜드 제품의 안전성 및 환불 관련 문의로 발칵 뒤집혔다. 에티튜드 제품이 친환경이라고 믿고 수년간 사용해온 소비자들은 식약처와 에티튜드의 뒤늦은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쁘띠엘린이 수입해 판매하는 에티튜드는 주로 영유아를 둔 부모들이 젖병을 세척할 때 구입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가격도 성인용 주방세제에 비해 비싼 편이다. 아이 둘을 키운다는 워킹맘 박모(38)씨는 "아이 신생아 때부터 4년 넘게 썼는데 이제 와서 문제가 있다니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라며 "수입하기 전에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식약처도, 친환경이라고 홍보한 회사도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팔린 제품에 대한 환불 정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에티튜드 측은 공식수입 및 정품 스티커가 붙은 제품만 환불해 준다는 입장인데, 공식 스티커가 붙지 않은 제품도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를 통해 대량으로 팔렸기 때문이다.

공식 수입원인 쁘띠엘린 측은 "쁘띠엘린이 공식 수입, 판매된 에티튜드 제품만 환불 대상이며 병행, 직구 구매상품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작년 생산분만 회수 대상이며, 2017년 생산분은 회수 대상이 아니다. 제품 용기 하단 바닥 면의 로트 번호를 확인해 여섯번째 숫자가 8일 경우만 가능하며, 7이면 재작년 생산분으로 환불 받을 수 없다.

쁘띠엘린은 “쁘띠엘린이 공식 수입, 판매된 에티튜드 제품만 환불 대상이며 병행, 직구 구매상품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 쁘띠엘린 홈페이지

나머지 에티튜드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에티튜드는 젖병 세정제 뿐만 아니라 영유아 옷 세척제, 섬유유연제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판매한다. 소비자들은 이 제품들에도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는지 궁금해 하고 있으나 식약처는 아직 해당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다.

식약처 측은 "에티튜드 제품의 경우 통관 과정에서 약 55톤이 수입되는 건 금지했는데 앞서 이미 283톤의 제품이 유통돼 여기에도 해당 유해 성분이 포함됐는지 수거해 검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쁘띠엘린은 공식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올리고 “주방세제와 젖병 세정제 등 12개 제품에 MIT 성분이 극소량 함유된 게 확인됐고 회수 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 쁘띠엘린 홈페이지

식약처는 지난 17일 에티튜드 등 일부 유아용 수입 주방세제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알려진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들의 수입을 금지하고 이미 유통된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CMIT, MIT는 살균·보존 효과가 있어 미국, 유럽 등에서는 생활용품에 두루 쓰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사용금지 성분으로 정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공기 접촉시 유해성만 드러난 상태다.

캐나다 에티튜드 본사는 원인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쁘띠엘린 측은 "해당 성분은 에티튜드의 어떤 제품에도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에티튜드 본사는 특정 기간의 생산 제품에 천연 원재료 일부에서 해당 성분이 혼입된 사고로 추정하고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쁘띠엘린 홈페이지에 올라온 에티튜드 본사 사과문 / 쁘띠엘린 홈페이지


[이재은 기자 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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