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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유시민작가의 군사정권에 대한 견해
zzpr**** 조회수 969 작성일2019.02.21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249쪽을 보면 박정희~전두환 정권 기간 동안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정부가 중요한 사항을 계획, 집행했기 때문에(임금,식료품 가격 등) 제대로된 시장경제가 아니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유시민 작가는 평소에도 이 시대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2차대전후 독립한 저개발도상국들의 사례를 볼때 정치적으로 다소의 개인적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제가 없으면 경제적으로 빠른 성장을 하기 어려울거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국민 개개인의 사정을 다 보살피며 가기에는 국민들의 정치 수준이 못미치는 시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요즘도 혹세무민 정치 및 언론에 현혹되어 속고 있는 국민이 얼마나 많습니까. 국민들 사이에 민주주의의 경험이 거의없던 당시로서는 너무 여기저기 얘기를 들어주다보면 배가 산으로 가거나 아님 아예 가지 못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질문의 요지는요..
유시민 작가는 그런 정치적 탄압, 국가주도형 경제 추진, 근로자들의 노동착취 등 없이도 그간의 한국경제성장이 가능했다고 믿고 있는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2차대전후 그런 사례를 가진 성장모델의 국가는 어떤 나라가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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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로
수호신
2018 경제 분야 지식인 경제 동향, 이론 1위, 민법 10위, 행정법 2위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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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님의 말이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 수준에서는 국가 혹은 정부의 강력한 계획경제에 의해서 경제성장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수준을 하고 나면 통하는 얘기는 아니구요.

허나 중요한 것은, 박정희나 전두환은 그 과정에서 무차별적으로 죄없는 국민에게 국방을 지키는 데에 써야할 군인과 무기를 들이밀고 목숨을 가져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막고, 그것을 은폐하려고 했고, 해당 자료들을 조작하며,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투표 과정을 역시나 조작하고 개입하였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피해는 감수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시는데요. 그것이 용인할만한 정도의 노동착취나 저임금 정도라면 감수할 수는 있죠. 영국도 산업혁명 시기에는 탄광에서 어린이나 여성들이 16시간씩 일하였습니다. 헌데,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무고한 시민들에게 총과 탱크를 들이밀며 목숨을 앗아간 것은 용인할 수준을 넘어선 행동 아닐까요. 단지 본인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수많은 국민들의 목숨까지 가져가야 했을까요.

그래도 경제성장을 그 정도까지 만들었고, 현재에는 그만한 경제성장률 달성을 한 리더도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분명 그때와 지금은 경제규모 자체가 다르기에, 그 당시의 경제성장률은 당연히 현재에는 경제적으로 달성할 수가 없구요. 그리고 그 당시와 같이 후진국이나 개도국 수준이였다면, 사실 누가 그 리더 자리에 앉는다고 해도 그만한 경제성장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습니다. 약간은 주춤하였을 수는 있지만, 개도국이나 후진국 수준에서는 개발된 분야가 없기에 투자할수록 그만큼 생산성도 금방 증가합니다. 

그리고 사실상 한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이라는 것은 대통령 혼자서 하는게 아닙니다. 아시겠지만 그 둘은 모두 군인 출신입니다. 육군사관학교를 나와서 공부를 잘했다고 하더라도, 한 나라의 경제를 담당하는 일은, 경제에 관한 전문가가 해야합니다. 어떤 대통령이든 본인이 스스로 거시경제정책을 짜서 꾸리기는 어렵습니다.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거나 전문가가 거시경제정책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경제성장을 크게 이룩했다고 해도, 그것은 그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앉아서 주도하여 했다기 보다는 그 공은 당시의 경제관련 담당부서에서 연구한 사람들의 공으로 돌려야 할 것이고요. 이것의 성과를 대통령의 덕으로 돌린다고 해도, 자신의 독재정치와 권력 유지를 위해서 무차별적으로 수많은 국민들의 목숨을 빼앗아가면서 그 사실까지 왜곡하고 은폐하는 것을 용인할 수는 없는 것이죠. 이것은 누가 보아도 인권유린 행위이고, 도의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는 부분이니까요. 

이러한 입장은 단지 유시민 작가만이 동의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정도의 사실들을 알고 있다면 결코 그 자들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가 없습니다. 롤스의 최소극대화 원칙에서 생각을 해봅시다. 무지의 베일의 원초적 상태를 가정을 해보는 것이죠.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하는 대가로 질문자님과 질문자님 부모님의 목숨을 앗아간다고 생각해보세요. 받아들이실 수 있을까요. 독재정치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그 대가로 경제성장을 한다고 했을 때에, 목숨을 빼앗기는 국민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는 정당화할 수 없는 것이죠.

후대의 사람들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우선은 한 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면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제성장을 빠르게 이룩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부분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죠.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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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신
유시민 작가님의 주장은 전형적인 오늘날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하는 것이죠.

원래 산업이란 저임금저효율, 저임금고효율, 고임금고효율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한 나라의 국력을 사실상 좌우하는 것은 저임금고효율 시대를 얼마만큼 오래도록 끌고 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죠. 오늘날 서구의 선진국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한 것은 산업혁명 시대의 저임금고효율기간이 매우 길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최전성기였던 빅토리아 시대는 국가적으로 매우 윤택했지만 노동자들의 평균수명이 29세에 불과하고 빈민층의 영아사망률이 90%에 이를 만큼 극심한 양극화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대가 있었기 때문에 빅토리아 시대가 있었고 오늘날의 영국이 있는 것이죠. 미국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계획경제는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공산주의가 경제적 문제로 인해 스스로 자멸한 것만 보아도 계획경제의 위험성을 잘 알수 있죠. 박정희 당시의 한국경제는 시장경제+계획경제 즉 혼합경제였습니다. 하지만 2차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들 가운데 한국처럼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한 국가는 찾아볼 수 없죠. 그것이 한국 경제의 특별함입니다. 위대한 리더의 존재와 더불어 몇가지 기막힌 우연과 행운이 겹친 결과죠.

그런데 지금에 와서 좀 먹고 살만해 졌으니 당시에 그런 짓을 안했다면 지금보다 더 잘살았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비아냥을 거리는 것 자체가 경제를 전혀 모른다는 겁니다. 만약 박정희 시대에 세지마 류조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한국의 경제발전은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오일쇼크 이전에 8.3긴급조치가 없었더라면 경쟁력이 부족한 한국기업들은 오일쇼크의 직격탄을 맞고 무너졌겠죠. 

그런데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제 좀 살만해 졌으니 과거의 어두운 부분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똥지게를 지면서 아들을 키워놨더니 먹고 살만해진 아들이 아버지 몸에서 냄새난다고 비아냥대는 것과 다르지 않죠.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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