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자게에 우리 갤러리 우수작품들에 대한 살 떨리는 감동을 얘기하면서 그와 같은 진한감동을 받은 전시회는 스티브 맥커리 의 보도사진전 밖에 없었다며 그 사진전의 감동요인을 대충 다음으로 요약한 적 있다.
강렬한 포스,
절묘한 색감의 조합,
분명하게 전달되는 멧시지.
다큐멘타리 보도사진이면서도 탁월한 예술성,
그런데 그 전시회를 보고 나온 날 한 유명 작가의 전시를 보며 그 주인공에게 우리나라엔 왜 스티브 같은 사진작가가 없느냐는 말을 하여 그 작가를 매우 화나게 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자게의 그 글은 전시회를 여는 모든 전시 작가들을 폄훼하려는 의도의 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많은 작가들이 내게 항의를 하였고, 심지어는 그 글을 문제 삼으려 한 이도 있고, 한국사진방송을 탈퇴한 작가도 있다.
정말이지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컴퓨터로 버무려 만든 그런 사진 전시회에서 아무런 감동도 받지 못했고 오히려 한국사진방송 우수작품 갤러리에서 진한 감동을 받았다는 그 글에 화를 낼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자화자찬에 억지춘향으로 입에 발린 칭찬만 들으려고 한단 말인가? 임금이 빨개벗었는데 벗었다고 말을 감히 못하고, 아유 너무 너무 너무 너무 환상적이고 아름답고, 미치도록 잰틀한 옷을 입으셨다고 지옥에나 갈 만큼의 거짓 칭찬을 해야만 하는 것이 오늘날의 사진인 들의 자세이고 풍토이다.
사실 전시를 하는 목적 중에 하나는 올바른 비평을 원하는 것 아닌가? 유독 우리나라만 비평 문화가 제대로 안되어 있는 것은 우리나라 전시 작가들의 자세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전시 작품에 대해서 미치고 팔짝 뛸 만큼 감동을 받은 것 같이 행동을 안 하면 대번에 적이 되어 온갖 험구들을 사방팔방으로 늘어놓고 다닌다. 기자가 처음 사진 할 때는 전시장 찾아 삼만리였다. 전시작을 통하여 사진을 공부하고 시류를 읽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전시장은 혐오대상 1호가 되었다. 천편일률적인 풍경사진들의 지겨움. 아니면 공감은커녕 화장실 가서 투덜거리게 만드는 컴퓨터 조작물 들....
벌거벗은 임금님을 벗었다고 말할 수 있는 순진무구한 순수성이 너무도 그립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