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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선거제 패스트트랙 반대" 의총장 떠난 劉

백상경,이윤식 기자
백상경,이윤식 기자
입력 : 
2019-03-20 17:46:04
수정 : 
2019-03-20 20: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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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긴급의총 결론 못내
국민의당계·바른정당계 대립
분당설에 정계개편 가능성도

김관영 "최종결론 아직 안나"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선거제·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지정)을 두고 바른미래당에서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대파', 지도부와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찬성파'로 갈려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수차례 내부 논의에도 양측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일각에선 선거제 패스트트랙발(發) 정개 개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이미 '중도개혁'과 '개혁보수'를 놓고 정체성 갈등을 빚고 있던 가운데 이 문제가 당내 국민의당·바른정당 세력을 더욱 갈라놓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당내 반대파 의원들은 당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현재로선 분당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20일 오전 바른미래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4시간40분가량 선거제·개혁 법안 패스트트랙 추진을 두고 격론을 벌였지만 별다른 합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의총에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25명 가운데 박주선 의원을 제외한 24명, 손학규 대표와 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꾸준히 의견을 더 모으기로 했고, 원내대표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기로 했다"며 "(개혁 법안 합의안이) 최종 도출되면 다시 의총을 열어 (선거제·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에 대해) 최종 의사 결정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총에서 반대하는 의원들은 '게임 룰'인 선거제도를 국회 차원의 합의 없이 패스트트랙 형태로 추진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안 내용을 떠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여야 4당만의 합의로 선거제 개혁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당초 추진해 온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질이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훼손됐다는 것도 반대 논리의 한 축이다. 김중로 의원 등은 아예 연동형 비례제 자체를 반대하기도 했다.

찬반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유승민 전 대표 등 일부 의원이 의총 중간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회의장을 떠나던 유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좋은 선거법이라도 패스트트랙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법은 게임의 규칙에 관한 문제라 과거 어떤 다수당이 있었다 하더라도 끝까지 최종 합의를 통해서 (개정)했던 게 국회의 오랜 전통"이라며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 두 법안은 권력기관이 국민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문제기 때문에 충분히 우리 안을 내고 패스트트랙을 태울 수 있지만, 선거법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날 김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당론 의결이 의무는 아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격론이 오갔다. 향후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법안 최종안을 마련하고 당내 추인을 받을 때도 충돌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일단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개혁 법안에 대해 야당 요구를 관철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특히 공수처법과 관련해 당론을 정했고, 관철이 안 되면 더 이상 패스트트랙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핵심 내용은 △공수처의 기소·수사 분리 △공수처장 추천 시 추천위원회를 만들어 5분의 3 이상 동의를 얻게 할 것 △추천위 구성 시 국회 추천 위원 4명은 여당 1명, 여당이 아닌 교섭단체 3명으로 구성해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 등이다. 여야 4당이 일정 부분 합의점을 찾은 선거법 개정안은 후순위로 미뤄두고 최종 협상을 할 패스트트랙 나머지 법안을 확정하려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개혁 법안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며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포섭하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백상경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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