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격론끝 '1표차' 패스트트랙 추인…내홍은 격화 조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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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4.23.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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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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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의총끝 합의안 추인…김관영 "25일까지 통과 노력"
유승민 "당 진로 심각하게 고민"…이언주 '탈당' 결단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등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5차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선거제도 개편안 관련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추인을 시도한다. 2019.4.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이형진 기자 = 바른미래당이 23일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의 패스트트랙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1표차로 추인했다. 그러나 당론 추인 과정에서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져 내홍은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의총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표결을 진행해 참석자 23명 중 12명이 찬성을, 11명이 반대해 1표 차이로 추인됐다. 바른미래당 총 의석인 29명 중 이언주 의원 등 4명은 당원권이 정지됐으며 박주선·박선숙 의원은 이날 의총에 불참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10시부터 약 3시간55분 정도 마라톤 회의를 거쳐 논의한 결과 당의 입장을 정했다"며 "합의안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을 '다수결'로 할지 당론 채택 요건인 '3분의 2'로 할지 논란이 있어 참석자 23명의 의사를 물어서 비밀투표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과반'으로 하기로 정하고 또다시 여야4당 합의문에 대한 최종투표를 했고, 그 결과 합의안을 추인하는 것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쟁점인 공수처 합의안과 관련해 "바른미래당 안을 제안했고 그 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오랫동안 협상을 벌였다"며 "바른미래당은 공수처에 대해 기소권과 수사권을 철저하게 분리시킬 것을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합의안에는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을 부여하되 수사대상인 판사와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로 돼있는데 기소대상이 된 경우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최종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고, 법조인이 직접 수사 당사자가 되는 경우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데 공감하는 전제로 양보했다"며 "또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에 대해 야당이 실질적인 비토권을 확보한 점도 그동안의 관례에 비해 상당히 진척된 것이라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 바른미래당의 입장이 정해졌기 때문에 합의문에 따라 25일까지 패스트트랙 안건 통과를 완료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수처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를 논의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위원직을 유지할 경우 합의안이 통과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오신환, 권은희 의원 등 위원 2명이 신의를 갖고 저와 함께 지금까지 협상을 이끌어왔다. 당의 입장이 정해졌기 때문에 평소 다른 의견이 있다라도 조율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혜훈(왼쪽부터), 유의동, 유승민,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추인' 의원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한편 의원총회를 마치고 김관영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개정안과 공수처법등의 패스트트랙'을 의원총회에서 추인했다고 말했다. 2019.4.2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그러나 패스트트랙 추진의 내용·형식상 문제를 제기해 온 바른정당 계열 인사들은 추인 직후후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추인에 대해 "굉장한 자괴감을 느끼며 당의 진로에 대해 동지들과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논의 과정에서 3분의2가 (동의하지 않은 것은) 당론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오늘 바른미래당은 당론을 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패스트트랙 문제에 대해서는 당론 없는 당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 이런식으로 당의 의사가 결정된 것에 대해 저는 굉장히 문제가 심각하고 생각을 한다"며 "선거법은 다수의 힘으로 안된다고 했지만 당의 의사결정까지 한표 차이로 표결해야 한다는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도 이날 오후 3시2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상황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사실상 '탈당'을 감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 의원이 공동대표로 있는 '행동하는 자유시민'은 이날 의총 직후 긴급공지를 통해 "이 의원이 오늘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한다"며 "새로운 길에, 회원님들의 많은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다. 회원들은 오늘 국회 본청 후문 앞으로 오후 3시까지 결집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의원님들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이런 문제에 대해 제가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것은 절박한 사명감 때문이지 의원님들 개개인에 대해서는 어떠한 사적 감정이 없음을 알아주시기 바란다"며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 원내대표는 "그동안 서로 많은 이견이 있지만 앞으로 그런 이견을 충분히 논의해 당이 다시금 창당 정신에 입각해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 의원이 패스트트랙이 당론이 아니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 "당론이라는 표현은 안썼다. '당의 입장이 정해졌다'고 표현하겠다"고 덧붙였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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