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제18대 대통령 취임… 朴대통령의 약속, 이제는 실천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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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흥-국민행복-문화융성 국정지표 제시
눈앞에 닥친 글로벌 경제위기-북핵위협 격랑
반쪽 출범 부른 내부갈등 해소도 대통령의 몫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18대 대통령으로 5년 임기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 모두가 또 한 번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7만여 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 3가지 국정목표를 제시하고 ‘튼튼한 안보’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 개개인의 능력을 주춧돌로 삼아 국가가 발전하는 새로운 시스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새로운 시대”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등 ‘패러다임 시프트(근본적 변환)’를 역설했다.

하지만 ‘박근혜 시대’가 ‘희망의 새 시대’에 이르기 위해선 숱한 파도를 넘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글로벌 경제위기와 북한의 핵무장 위협 같은 안보위기”는 당장 눈앞에 놓인 ‘격랑’이다.

내부 갈등 요인들도 산적해 있다. 스펙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은 사회에 발을 들이기 전에 좌절을 먼저 맛보고, 중장년층은 막대한 빚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노년층은 절대 빈곤 속에 불안한 노후를 이어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국민 맞춤형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과 ‘공정한 시장질서의 확립’을 약속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취임경축연회에서는 “우리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국민의 꿈과 희망을 되살리고 다시 한 번 뛸 수 있는 용기를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사절단 초청 만찬에서 “이제는 남북한 간 지속되는 불신과 대결, 불확실성의 악순환을 끊어야 할 때”라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실천을 통해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당선인 시절처럼 ‘낮고 조용한 행보’가 아닌 ‘책임 있고 분명한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는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국민 맞춤형 복지’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좀더 분명한 그림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기를 시작한 박 대통령은 여전히 손발이 묶여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등에게는 임명장을 건네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회의가 언제 열릴지도 미정이다.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나라의 국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결정을 무시하고 정상적인 정부 출범을 가로막은 야당은 박 대통령에게 기회를 줘야 하지만 그 모든 문제를 풀어내야 할 책임 또한 박 대통령에게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꽉 막힌 ‘여의도 정치’를 풀어내는 것이 박 대통령이 넘어야 할 첫 번째 파도라는 얘기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의 면담에서 “한일 간의 진정한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상처가 더이상 덧나지 않고 치유되도록 노력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국 지도자들이 신중한 말과 행동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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