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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야수들 기다린 양현종, 팬들은 무너진 에이스에 박수를 보냈다

기사입력 2019.04.26. 오후 09:57 최종수정 2019.04.26. 오후 09:57 기사원문
[스포츠월드=고척돔 전영민 기자] “괜찮아! 양현종 잘했다!”

26일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와 키움의 맞대결이 열린 서울 고척 스카이돔. 8연패 꼬리를 달고 고척돔을 찾은 KIA 선수들은 침묵에 휩싸여있었다. 연패가 길어질수록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건 당연한 터. 경기 개시에 앞서 말없이 훈련에만 집중했고, 그라운드 위엔 코칭스태프들의 파이팅 소리만 가득했다.

4⅓이닝 8피안타 8실점(7자책). 선발 등판한 양현종의 기록이다. 5이닝도 다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힘이 과하게 들어간 탓에 홈 플레이트 앞에서 땅에 내리꽂히는 투구도 많았다. 올 시즌 여섯 차례 등판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도 두 차례가 전부다. 에이스의 등판. 연패를 끊어 내리란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짙었다.

그간 양현종은 반전의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지난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신본기의 타구에 팔뚝을 맞았을 때, 떨리는 팔을 부여잡고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김기태 감독이 보호 차원에서 선발 등판 차례를 뒤로 미루자 "문제없다. 등판할 수 있다"고 목소리도 냈다. 이른바 ‘혹사논란’이 불거졌을 땐 "혹사가 아니다"라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부진과 불운이 겹친 상황. 가장 아쉬운 건 본인일 터. 그럼에도 ‘내 탓이오’를 외쳤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패배 속에 감춰졌지만 팀원들에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매번 투구를 마친 직후 가장 빠르게 더그아웃을 향해 달렸다. 정작 제일 먼저 더그아웃 앞에 도착하고서도 불펜으로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 섰다. 그리곤 복귀하는 야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비단 한 번만 그런 게 아니다. 매 이닝, 가장 멀리서 돌아오는 우익수 이명기까지 인사를 나눈 뒤에야 더그아웃에 들어갔고, 모자를 벗고 글러브를 내려놨다.

양현종의 진심이 팬들에게도 전해진 걸까. 양현종이 고개를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향하자 3루 측 응원석을 가득 메운 KIA 팬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괜찮아! 양현종! 고개 숙이지마!”라고 외쳤다. 애정어린 박수는 양현종이 모습을 감출 때까지 끊이질 않았다.

아쉬움만 가득한 9연패. 연패를 끊고자 하는 마음은 선수단도, 팬들도 모두 한결같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IA 제공

기사제공 스포츠월드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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