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미용실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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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미용실’은 없고 ‘헤어숍’만 있다?

미용실의 변화를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상호다. ‘○○미용실’이라는

전통적인 상호를 버리고 ‘헤어숍’ ‘헤어스튜디오’ 간판으로 바뀐 지 오래다.

최근 미용실은 머리만 해주는 곳이 아니다. 두피관리, 피부미용, 메이크업, 손톱관

리 등 미용에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뷰티숍’이나 ‘뷰티살롱

’으로도 불린다.

미용실의 변신은 고급화, 웰빙 붐, 대형화 등 3가지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고급 뷰티숍은 강남구 압구정동, 청담사거리 등을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다. 처음부

터 단독건물을 사서 통째로 미용실로 사용한다. 외부에서 보면 ‘이곳이 과연 미용

실인가 갤러리인가’ 싶을 만큼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지난 7일 오전 10시 무렵에 찾은 라뷰티코아(LA BEAUTY CORE)도 한창 인기를 누리

는 청담동 뷰티살롱 중 하나다. 고현정, 한가인, 이동건 등 유명 연예인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해 유명세를 더했다.

건물은 3층짜리로 모든 층을 다 사용한다. 1층은 고객 주차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2

층이 헤어숍이다. 2층에서는 20여명의 스태프들이 일렬로 서비스 교육을 받고 있었

다. 3층은 스파, 네일케어, 두피케어, 메이크업, VIP룸 등으로 구분돼 전문성을 살

렸다. 특히 VIP룸에는 모든 미용시설이 갖춰져 있어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다 받을

수 있다.

 

■뷰티 관련 원스톱 서비스 제공■

이외에 2층에는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는 노천카페도 있다. 카푸치노, 녹차라떼 등

모든 음료는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조윤화 라뷰티코아 홍보실장은 “이곳에서는 손님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고객들이 여유롭고 편안하게 쉴 수 있도

록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정샘물인스피레이션’은 매장 안에 소규모 미술품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

제니하우스’는 단독주택을 개조해 개인 집처럼 꾸며놔 안락한 공간으로 유명하다.

청담동 뷰티살롱의 평균 커트비용은 3만원 이상. 원장이 직접해줄 경우에는 30% 더

비싸다.

최근 유명 미용실들이 터전을 청담동으로 옮기고 있다. 수십 년간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최고급 브랜드를 자랑했던 은하미용실도 최근 청담동에 입성했다. 상호도

은하미용실에서 ‘은하BNC’로 바꿨다.

전국에 40개 직영점을 둔 준오헤어도 올 3월에 본사를 기존 신촌역 부근 대현동에

서 청담동으로 옮겼다. 5층 건물로 토털뷰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패션 1번가로 꼽히는 청담동에 미용실을 세워서 최고급 고객을 대상으로 유행을 선

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웰빙 붐도 미용실에 영향을 줬다. 머리를 꾸미기보다는 건강한 머릿결을 가꾸는 게

추세다. 이정곤 새리뷰티살롱 홍보실장은 “예전에는 머리에 염색, 파마 등 약품을

사용해서 멋진 스타일을 만드는 데 치중했다면 요즘은 머릿결을 보호하는 데 노력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도 웰빙 콘셉트다. 파마나 염색약은 약 냄새가 나지 않는 고급제품을 사용한다

. 재료도 기존에 파마할 때 사용했던 플라스틱 헤어롤 대신 나무 헤어롤을 이용한

다. 나무 헤어롤은 머리 수분을 조절해 머릿결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장 큰 변화는 미용실마다 생기고 있는 ‘두피케어 룸’ 즉, 두피만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공간이 늘고 있다. 고객이 두피케어 룸을 찾으면 두피상태를 보고 상담

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해준다.

정영석 라뷰티코아 두피전문관리사는 “요즘 비듬, 원인 모를 통증 등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원인은 스트레스, 비타민 과용 등으로 인한 호르몬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머리가 빠지는 탈모현상도 나타나며

20대 탈모여성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관리는 두피케어용 전문 샴푸를 사용하고 각질 등 두피 상태에 따라 두피 마사지를

해준다. 영양이 부족한 경우에는 직접 두피에 영양을 공급해준다. 일반적으로 두피

가 건강하면 머릿결에서 윤이 나는 건강한 머릿결을 가질 수 있다.

전문 두피관리로 유명한 곳 은 정샘물인스피레이션, 라뷰티코아, 새리뷰티살롱 등

이 있다. 고객들은 쿠폰을 이용하며 보통 12번 사용할 수 있는 쿠폰가격은 120만원

선이다.

 

■마케팅담당자 스카우트 등 기업화■

요즘 미용실은 대부분 직영점이나 체인을 두고 전국적인 미용전문 기업으로 커나가

고 있다. 박승철헤어스투디오, 박준뷰티랩, 이가자헤어비스, 준오헤어 등이 대표적

인 예.

업체들은 아예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경영전략까지 세우고 있다. 강윤선 준오헤어

원장은 최근 CJ그룹에서 황석기 전문경영인을 스카우트했다. 경영전문가를 통해 마

케팅을 도입하고 CRM(고객관리)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현재 126개 가맹점을 갖춘 박승철헤어스투디오도 ‘고객만족을 고객감동으로’를

경영이념으로 세우고 전문화된 경영관리와 체계화된 교육시스템으로 전국매장을 운

영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열심이다.

박승철 대표는 2002년 중국현지법인을 시작으로 해외지점을 점차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뉴욕, 시카고 등 총 5개 해외지점을 갖고 있다.

황보숙 박승철헤어스투디오 홍보실 차장은 “80년대에 국내 디자이너들이 유럽 및

일본으로 헤어디자이너 수업을 받기위해 유학길에 올랐듯이 요즘에는 중국, 중동지

역에서 국내 헤어아카데미로 수업을 받으러 올만큼 국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

”고 설명했다.

이외 박준뷰티랩은 우리 교민들을 주요 타깃으로 미국, 유럽 등 총 8개 매장을 운

영하고 있고 이가자헤어비스는 중국, 미국 등에 17개 지점을 내고 해외시장을 넓히

고 있다.

미용실 변신에는 헤어디자이너들의 세대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90년대 초 국내 미

용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쓴 박승철, 이가자, 박준, 이철 등이 1세대라고 할 수 있

다. 2세대는 헤어디자이너보다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경민, 조성아, 정샘물, 이희 원장 등으로 대부분 유명 연예인들의 메이크업을 담

당했다. 이들은 청담동에 뷰티살롱을 차리면서 헤어 부문을 강화했다.

요즘 떠오른 신인 헤어디자이너들은 바로 2세대로부터 독립한 사람들. 요즘 각광을

받는 ‘라뷰티코아’의 현태 원장, ‘0809’의 이종문 원장, ‘제니하우스’의 제

니 원장 등이 있다. 특이한 점은 3세대 헤어디자이너 중에 남자 비중이 높아졌다.

그만큼 남성의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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