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Newtro)… 올드함에서 새로움을 찾다 ‘요즘 애들’의 지지에 힘입어 부상한 옛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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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탕에 달걀 노른자 하나 띄어 먹는 묘미를 젊은이들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자. 최근 2030세대는 레트로, 복고 문화로 포장된 중장년층의 오래된 추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기꺼이 체험하는 것을 ‘힙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이와 함께 도태될 거라 여긴 콘텐츠와 아이템들이 다시금 시장에서 조명받고 있다.

▶01 ‘필름 카메라’의 매력에 빠지다

로모그래피 필름 카메라 (사진 로모그래피 홈페이지), 니콘 FM2(사진 위키미디어,촬영자 Sshjs930)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필름 카메라와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있는 그대로의 필름 사진’이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마니아 층이 대부분이었던 필름 카메라 시장에 최근 ‘니콘 FM2’와 같은 대표적인 필름 카메라 브랜드부터, ‘로모그래피 심플유즈’ 등 대중적인 필름 카메라 제품군이 출시되며 ‘감성’을 찾는 젊은 세대들의 욕구에 발맞춰가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필름 카메라’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필름 카메라의 두드러지는 특징인 ‘한정된 필름 수만큼만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수동으로 촬영조건을 조절해 보다 조심스럽게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른다는 점에서 그만큼 결과물에 대한 애착과, 기억 또한 오래 남기 마련이다. 또 요즘 세대는 디지털 카메라 필터가 아닌 필름 카메라만의 ‘독특한 색감’을 선호한다. 자연스러운 빛 번짐 효과, 우수한 색 재현력이 있는 필름 카메라를 통해 나만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

▶02 운동화 브랜드 ‘헤리티지 아이템’에 열광

2017년, 2018년 ABC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반스 올드스쿨(사진 ABC마트), 2018 올해의 슈즈(사진 ABC마트),휠라
에이비씨마트코리아가 ‘2018년 한 해 동안 가장 사랑받은 신발 5’와 ‘슈즈 트렌드를 이끈 신발 5’를 각각 발표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아이템은 ‘반스 올드스쿨’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휠라 디스럽터2’, ‘컨버스 척테일러 올스타 코어 하이’, ‘아디다스 슈퍼스타’, ‘휠라 코트 디럭스 벨크로’가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이는 복고 트렌드의 영향력을 입증하는 요소로,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각 브랜드마다 오래 전 스테디셀러 상품과, 헤리티지 아이템을 리뉴얼해 선보이기 시작했다. 앞서 가장 높은 판매율을 보인 반스(VANS) ‘올드스쿨’은 1977에 탄생된 스테디셀러 스니커즈 라인으로, 스케이트 보드화 특유의 튼튼한 내구성과 측면에 스트라이프 무늬가 특징이다. 휠라(FILA)의 ‘디스럽터2’의 경우도 1997년 출시된 휠라 디스럽터 후속 버전이고, 볼란테 96 라인 역시 1996년 출시된 휠라 볼란테의 20주년을 맞이해 지난해 출시된 제품이다. 2030세대들에겐 투박한 복고풍의 슈즈와 레트로한 색감과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의복들이 더 이상 ‘아재’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닌, 힙한 디자인으로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03 ‘자개’가 주는 매력

조개껍데기의 조각인 자개를 활용한 수공예 작품들은 비싸다는 인식과, 장롱, 보석함에 한정된 제품 생산으로 올드하다고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엔 자개용품은 비싸고 쓸만한 물건이 없을 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접목한 디자인으로 활용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먼저 펀딩사이트인 와디즈와 텀블벅에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자개를 활용한 여권케이스 제작 투자가 진행된 바 있다. 오얏꽃, 모란 등의 무늬를 새겨 전통적인 매력을 더한 ‘자개 투명 여권케이스’는 펀딩 결과 목표 투자율 1883%를 달성하며 성공했고, 앵콜 펀딩 요청까지 받은 상태다. 또 원데이 클래스 플랫폼인 프립에선 전통 기법인 나전과 자개를 이용해 귀걸이, 반지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클래스가 젊은층에게 색다른 체험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04 ‘8비트 게임’의 귀환

어느 동네 골목에도 하나쯤 있었지만, 지금은 현저히 그 수가 줄어든 ‘오락실’. 오락 기계 위에 쌓아둔 100원짜리 한두 개로 우리는 하루치 재미를 사곤 했다. 그런 사람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각종 레트로 게임 아이템이 등장했다.

현대적인 디자인과 LED가 장착된 오락실 기계가 출시됐고, 지난해 다이소는 8비트 게임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레트로 열풍에 합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레트로 게임이 한 가득 쌓인 서초구 ‘레트로카페 트레이더’는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최근에는 8비트, 2D 그래픽 디자인의 핸드폰 게임과 PC 게임까지 출시됐다. ‘스타듀 밸리’는 2016년에 출시된 전원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옛날 ‘디즈니’나 ‘슈퍼마리오’ 게임 등과 같은 2D 그래픽 디자인이 특징이다. ‘스타듀 밸리’는 올드한 디자인으로 추억을 소환하고, 콘텐츠 자체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며 현재 PC 버전에 이어 스마트폰 앱 게임으로도 출시됐다. (안드로이드 버전 경우 추후 공개 예정)

▶05 ‘모나카, 팥앙금, 고구마, 흑임자’ 건강해진 카페

리뉴얼된 종로 복떡방 홈페이지(사진 복떡방 홈페이지 캡쳐), 카페 두화당, 두화당 흑임자 단팥티라미수
파티셰가 만든 멋스러운 디저트가 아니더라도 ‘전통적’인 식재료와, 클래식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카페들이 늘고 있다. 흑임자단팥티라미수와 두유 등 콩과 팥, 인절미, 흑임자를 이용한 디저트가 대표적인 ‘두화당’. 이곳은 앤틱 테이블과, 자개상, 트레이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올드하면서도 한편으론 트렌디한 느낌을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종로 한가운데 위치한 ‘종로 복떡방’은 기존 떡만을 판매했던 매장을 리모델링해 ‘카페’로 재탄생하며 떡이 현대적인 감각과도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복떡(백, 홍, 쑥, 흑미 등)과, 죽, 약과, 양갱 등의 ‘먹을거리’와, 아메리카노, 라떼, 미숫가루, 홍시, 수정과, 생강차 등 ‘마실거리’ 메뉴를 구성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그밖에도 복고풍한 디자인과 함께 각종 우유 음료와 고구마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 ‘희다’나, 고즈넉한 한옥에서 맛보는 모니카 아이스크림이 인상적인 ‘밀월’ 역시도 최근 SNS 유저들에게 주목받는 핫플레이스다.

▶06 할머니 집 찬장 속 보물찾기! ‘빈티지 컵’

밀크홀 1937 레트로컵, 예스24에서 진행한 빈티지 컵 도서 사은품 이벤트
과거 음료 회사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한 컵 상품들이 있다. 한 손에 들어오지 않는 두꺼운 유리컵 재질에, 촌스러운 색감과 어설픈 프린팅, 투박한 폰트 등이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골 할머니 집 찬장에 하나쯤은 있을 법한 이러한 컵들이 최근 ‘빈티지 컵’으로 불리며 수집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컵 안에 담긴 아메리카노, 라테 등과 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뜻밖의 보물을 발견한 느낌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최근에는 두꺼운 유리컵에 투박한 폰트나, 일러스트를 새긴 컵을 ‘빈티지 컵’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곤 한다. 예스24에서는 일부 도서 사은품으로 책의 특징을 살린 일러스트가 프린팅된 빈티지 컵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에서는 옛 감성을 담은 ‘서울우유 밀크홀 1937 레트로컵’ 3종을 출시했다. ‘서울우유 밀크홀 1937 레트로컵’의 경우 과거 서울우유 홍보를 위해 제작된 컵을 재현한 제품으로, 서울우유 유제품 전문 디저트카페 ‘밀크홀 1937’과 ‘엘롯데’가 협업해 1000개 한정으로 제작하며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포토파크, 매경DB, 위키미디어, 로모그래피 공식 홈페이지, 에이비씨마트코리아, 반스, 휠라, 와디즈, 프립, MBC, 스타듀밸리, 밀크홀, 이승연]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2호 (19.04.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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