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혜자의 장남 임현식대표,  어머니표 도시락 담다

탤런트 김혜자의 장남 임현식대표, 어머니표 도시락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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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조리음식의 과장된 포장이나 부실한 내용물은 늘 도마 위에 오르는 이슈다. 그 안에서 김혜자표 도시락은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맛과 구성이 뛰어나고 가격까지 착해 주린 배와 빈약한 지갑의 젊은이들에게 포만감을 선사한다. 그래서 그녀는 ‘마더 혜레사’라는 성스러운 별칭도 얻었다. 직접 해당 도시락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는 배우 김혜자의 장남 임현식 대표를 만났다.

탤런트 김혜자의 장남 임현식대표,  어머니표 도시락 담다

탤런트 김혜자의 장남 임현식대표, 어머니표 도시락 담다

완고한 어머니 닮아 타협은 없다
정성에프에스 임현식(50) 대표는 배우 김혜자의 친아들이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사근사근한 말투가 어머니를 꼭 닮았다. 유하고 차분해 보이는 인상은 왠지 사업가로는 보이지 않기도 한다. 그가 식품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건실한 일본 기업에 다니다 독립해 차린 의류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그가 새로운, 그것도 식품업체를 운영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 김혜자의 반대는 극렬했다.

“사업을 하겠다고 말씀드리니 절대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런 상황이라고 포기하면 안 되니 혼자서라도 진행을 했죠. ‘정성찬’이란 이름으로 전복장, 육우 장조림, 더덕무침, 멸치조림, 콩자반, 깻잎무침이 들어간 종합 반찬 세트였어요. 모두 국산 재료에 설탕과 MSG는 넣지 않은 웰빙 반찬이었죠. 그러나 인공조미료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을 때라 사람들의 반응은 ‘좋은 건 알겠지만 맛이 좀 부족하다’였어요. 어머니가 반대했던 기획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품질에 타협할 수 없었던 이유는 어머니 김혜자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이름으로 시판되는 제품이니만큼 평생을 올곧게 쌓아온 이미지를 자신의 사업 때문에 상처를 낼 순 없었다. 게다가 그녀가 워낙 완고한 성격이라 새 상품이 나올 때마다 임 대표는 제일 먼저 맛과 품질에 대한 확인을 받아야 했다.

“‘천연 다시 팩’을 작년 초에 기획했어요.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신 어머니가 맛이 없다고 승낙하지 못하겠다는 거예요. 다시 팩의 내용물이 너무 적어서 국물이 만족스럽게 우러나오지 않았던 거죠. 시행착오 끝에 디포리를 첨가하면서 맛이 확연히 달라졌어요. 디포리는 살이 두툼해 적은 양으로도 국물이 충분히 우러나거든요. 그제야 어머니께서 승낙하셨어요.”

임 대표는 ‘천연 다시 팩’과 함께 ‘꽃게 다시 팩’을 개발해 4곳의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그 외에도 김치, 떡, 언양식 불고기 등의 상품들이 ‘정성’이란 브랜드로 나와 있다.

“새 상품이 나올 때가 되면 어머니께 더 많이 신경 쓰고 챙겨드리려 하죠. 이미지를 쓰겠다는 허락을 일일이 받아야 하니까요. 그럼 이미 눈치를 채시고 ‘너 또 뭐 하려고 그러지?’라고 하세요. 홈쇼핑 출연하시도록 설득하려면 한 달 전부터 작업에 들어가야 합니다(웃음).”

최근 화제가 됐던 ‘김혜자 도시락’은 그가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해당 업체가 김혜자를 브랜드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고, 임 대표는 품질 관리에 개입하는 조건하에 계약을 했다.

“도시락은 중간 유통 과정이 빠졌기 때문에 가성비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었던 거죠. 요즘 연예인들이 이름만 빌려줬다가 이미지에 타격을 받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만큼 품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감독하려 해요. 직접 사 먹어보기도 하고요.”

그는 도시락 신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항상 먹어보고 본사에 의견을 전달한다. 모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제품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킨다는 기본 일념은 두 업체 모두 같을 것이다.

1·3 젊은 엄마 김혜자는 몸매와 외모가 지금의 미시족 뺨치도록 매력적인 모습이다. 2 어머니 김혜자와 아들 임현식 대표의 과거 사진.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1·3 젊은 엄마 김혜자는 몸매와 외모가 지금의 미시족 뺨치도록 매력적인 모습이다. 2 어머니 김혜자와 아들 임현식 대표의 과거 사진.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스타의 아들로 살아가는 것
김혜자는 1남 1녀의 자녀를 두었지만 한 번도 방송에서 공개한 적이 없다. 그만큼 가족에 대한 노출을 꺼렸다. 임 대표의 아들인 임동혁이 배우를 한다고 나섰을 때도 할머니 김혜자는 탐탁지 않게 생각할 정도였다.

“큰딸은 영국 명문 의대에 진학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들이 이번에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한국에서 연기를 하겠다고 말이죠. 할머니나 저나 대학만큼은 졸업하라고 아들을 설득 중이에요.”

임 대표는 어머니를 통해 연예인이란 타고나야 한다는 걸 옆에서 여실히 느낀 사람이다.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들에게 잠재적인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작하려면 맨 바닥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올라가라고 했어요. 배우는 배경으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할머니를 통해 한두 번이야 케어를 받을 수 있겠죠. 그렇다고 배우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임동혁은 ‘세상에 믿을 놈 없다’라는 단편영화로 스크린 데뷔를 했다. 김혜자는 귀여운 손자라도 연기 평가만큼은 엄격했다.

“어머니랑 저랑 시사회에 가서 영화를 봤어요. 근데 가만히 지켜보시던 어머니께서 ‘얘, 내가 이거 끝까지 보고 있어야 하니?’라고 하시는 거예요. 아주 혹평을 하셨어요(웃음).”

그러면서도 뒤로는 손자의 일일 연기 레슨을 해주기도 하는 따뜻한 할머니이기도 하다.

“함께 일하는 분들은 어머니에 대해 냉정하고 차갑다는 평을 종종 하지만 저한테는 한없이 따뜻한 어머니셨어요. 스물두 살에 저를 낳으셨는데, 자식 기르는 재미에 푹 빠져 배우 생활을 잠시 그만두기도 하셨으니까요.”

임 대표는 잠시 대화를 멈추고 책장으로 가서 낡은 앨범 한 권을 꺼내 왔다. 어머니와 함께한 그의 어린 시절 흑백사진들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사진 속의 김혜자는 젊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가 엄마와 함께 방송국에 가서 최불암을 포함한 여러 배우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들은 참 흥미로운 모습이다.

“당시 상황이 모두 기억나지는 않지만 뚜렷하게 남아 있는 장면이 하나 있어요. 송재호 선생님께서 짓궂게 저를 놀리시려고 ‘현식아, 이거 봐라~’ 하면서 엄마를 포옹하셨죠. 저는 ‘어? 우리 엄만데!’ 하고 삐쳤던 기억이 아주 생생해요(웃음).”

김혜자는 누구나 인정하는 ‘국민 엄마’이지만 ‘음식 솜씨가 전혀 없다’라는 반전 소문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가정일은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사실일까?

“요리를 전혀 못하신다는 소문, 저도 들었어요. 근데 그건 잘못된 이야기고요. 전업주부처럼은 못하셨지만 엄마 역할, 며느리 역할은 충실히 하셨죠. 시어머니인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30년간 수발을 드셨으니까요.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쇠고기 미역국이에요. 정말 맛있게 잘 끓이세요.”

김혜자는 ‘한국의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아프리카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20년이 넘도록 수백 명의 현지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중앙아프리카를 다녀왔다고 한다.

“가족으로서 말하자면 사실은 이젠 가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며칠씩 연락되지 않을 때면 정말 마음 졸이게 되죠. 이젠 체력이 떨어져서 한 번 다녀오시면 열흘씩 앓기도 하시고요.”

김혜자는 “만약 내가 거기서 죽게 된다면 그거 참 영화 같은 스토리 아니니?”라며 걱정하는 아들에게 웃음으로 응수한다. 젊은 시절에는 연기에 미쳤고, 나이가 들면서는 아프리카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 미련 따윈 없어 보이는 김혜자의 멋진 인생, 맛으로 표현하면 어떤 맛일까?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장태규(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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