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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드라마 24] 미드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까지 생존 강인한 여성캐릭터 5명 꼽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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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드라마 24] 미드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까지 생존 강인한 여성캐릭터 5명 꼽아보니

일본에서 대박 중인 영화 ‘킹덤’의 원작자와 프로듀서가 참고로 했다고 공언했고, 슈퍼 히어로 영화 ‘샤잠’의 대사에도 등장하는 해외드라마 ‘왕좌의 게임’. 그 마지막장 ‘시즌 8’이 한국시간 4월15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동시에서 방영되자 제작사인 미국 HBO는 제1화가 역대 최고의 시청자 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다음 주 22일에 방송될 제2화도 지금까지 지켜본 팬을 기다림에 지치게 만드는 ‘결전 전야’가 장대하게 그려지고 트위터의 ‘세계 트렌드’에는 지난번처럼 이 작품의 캐릭터 이름과 관련 단어가 가득하다. 한국에서도 다음을 기다릴 수 없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R15 등급’으로 지정된 ‘미성년자 관람엄금’인 성이나 폭력묘사에 드래곤과 요술, 좀비 같은 사망자의 군단까지 등장하는 판타지 블록버스터인 이 작품이 이렇게까지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중세영국을 연상케 하는 세계관과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실적인 캐릭터들의 매력 때문이다. 특히 주역 급으로 캐스팅 됐음에도 어이없이 사망하는 이 작품에서 갖은 학대와 멸시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신념과 지혜, 무력, 야심차게 일어선 여성캐릭터들이 최종 장까지 살아남아 각양각색의 싸움에 도전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지금까지의 영화나 드라마와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타입의 새로운 ‘강한 여성상’이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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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어머니, 노예들의 여왕 대너리스

폭풍을 부르는 자(스톰본), 철 왕좌의 정당한 계승자, 안달족과 첫 번째 사람들의 여왕, 칠왕국의 수호자, 드래곤의 어머니, 대초해의 여왕(카리시), 볼턴의 여왕이며 노예해방자. 그런 수많은 별명을 가진 대너리스는 왕가 타가리엔의 후예지만 아무것도 갖지 못한 몸으로 출발해 모든 것을 하나하나씩 이루어 간다.

‘미친 왕’으로 불리던 아버지가 암살당하고, 일족이 거의 궤멸하자 대너리스는 ‘폭풍의 날’ 태어나자마자 고향에서 쫓겨나 오빠와 함께 동쪽 이국땅으로 도망친다. 10대 때는 왕좌탈환을 벼르는 기마민족 도스락 족장 칼 드로고와 정략결혼 해 그에게 의지하면서 드래곤의 알을 바라보던 불꽃같은 눈망울이 그녀의 원점이다.

마침내 드로고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와의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잃는다. 그 아이를 화장하는 불길 속에서 3마리의 드래곤과 함께 나타난 그녀는 강자에 엎드리는 도스락 백성들이 숭배하는 데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날렸다.

이후엔 곳곳에서 여성이나 아이들을 포함한 노예들을 풀어주려고 애쓰면서 세계 최강군대인 물불 안 가리는 ‘거세병 군단’도 거느리게 된다. ‘#MeToo’나 ‘Times UP’ 운동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대너리스는 여성해방의 아이콘 적 존재였던 것이다.
대너리스는 철 왕좌 탈환뿐 아니라 윗사람이 교체되면 아랫사람은 그냥 밀리는 톱니바퀴 같은 권력시스템 자체를 무너뜨리고 싶은 야망을 갖게 된다. 그런 그녀에게 세계를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적대시하는 라니스타 가의 티리온 등도 그녀의 곁을 찾는다.

그리고 마침내 ‘시즌 7’에서 고향 땅을 밟지만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드래곤의 약점이 드러나게 된다. 그 불꽃의 감각이 무뎌진 것인지, 단지 불운을 겪고 있는 것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북부에 와서 죽은 사람의 군단과 싸우기로 존 스노우에게 약속을 하지만 고립감은 더욱 깊어만 간다. 마지막 장에서 자신의 근간을 뒤흔드는 충격사실을 알게 되는 대너리스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어쨌든 다가올 죽은 사람의 군단과의 결전은 드래곤의 불꽃에 달렸다.

대너리스 역을 맡은 에밀리아는 이 작품의 대성공으로 일약 스타급 여배우로 등극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는 사라 코너역, ‘한·솔로: 스타워즈’에서는 키라 역에 기용되어 고고하고도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맑고 투명한 그 얼굴은 ‘세계에서 제일 깨끗한 당신’의 히로인이 제일 어울릴 것 같다. 그녀는 올해 타임지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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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진화하는 북부의 지배자 산사 스타크


충의에 찬 고결한 에다드 스타크의 장녀로 가련한 모습에 자수도 잘 하는 참으로 아가씨다운 명가의 자녀였지만, 지금은 가장 성장한 여성으로서 최종 시즌을 지켜보는 팬들에게서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옛날에는 고향 북부에서 나오고 싶어 안달하며 왕의 장남 제프리의 냉혹하고 잔인한 면을 모른 채 겉모양만으로 그를 사랑해 “언젠가 왕비가 될 것”을 꿈꿨던 소녀. 실제로 제프리와 약혼하면서 모반의 죄를 뒤집어쓴 아버지가 참수되는 자리에 서게 되고, 이후에는 인질과 다름없는 신세로 전락하며 태후 서세이에게도 시달리는 나날을 보낸다.

이후 14세에 서세이의 동생 티리온과 정략결혼 했지만 신왕 조프리가 암살당하자 책사 리틀핑거의 주선으로 도망가 고모에게 의지한다. 그리고 그 뒤에는 볼턴가 램지의 며느리가 되는 운명을 겪는다. 하지만 볼턴 가문은 산사의 오빠나 어머니의 참살에 연루된 배신자로 친정인 윈터펠을 빼앗은 천적이다. 더구나 램지는 조프리를 능가하는 사디스트다. 밤마다 폭행을 당한 그녀였지만 램지에게 다른 사람처럼 조교된 남매나 다름없는 테온 그레이조이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망하는 데 성공한다.

조프리, 서세이, 램지에 리틀 핑거, 해외드라마 사에 이름을 올리는 악역들에게 농락당하고 유린당하면서도 살아남은 산사. 아름답지만 현명하지 않다는 선입견으로 권력 있는 남자들에게 계속 이용만 당하던 그녀는 더 이상 철부지가 아니다. 리틀 핑거의 생각되는 모든 줄거리를 마음속으로 시험하라는 가르침, 늑대 떼는 살아남는다는 아버지의 말, 그동안의 경험에서 얻은 여러 교훈을 가슴에 품는다. 민병대의 식량과 방한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은 지성이 넘치는 믿음직한 지도자 그 자체다.

하지만 죽은 사람의 군단과의 결전을 앞두고, 이복오빠 존 스노우와 함께 대너리스가 대군과 드래곤을 이끌고 북부에 오면서 큰일이 났다. 산사의 할아버지와 큰아버지는 미친 왕으로 불리던 대너리스의 아버지에 의해 죽었다. 대너리스가 대립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해도 의연하게 대치하는 산사는 가장 쇳덩어리에 적합하다는 말도 적지 않다.

여배우 데뷔가 된 이 작품으로 크게 성장한 소피 터너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등의 모델로도 발탁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여동생 아리아 역의 메이지 윌리엄스와는 절친한 친구이며 조나스 브라더스의 조 조너스와 약혼 중. 오는 6월 공개되는 ‘X-MEN: 다크 피닉스’에서는 타이틀 롤을 맡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큰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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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거슬러 고고한 암살자로 변신한 아리아


언니 산사와는 대조적으로 활발하고 장난감이나 자수보다는 칼이나 활쏘기를 좋아하는 스타크가의 둘째 딸 아리아. 존 스노우로부터 선물 받은 검에 바늘(니들)이라고 이름 붙여 소중히 여겨 왔지만 이제는 고고한 암살자로 변신했다. 그녀 역시 산사와 경우는 다르지만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아버지 네드의 처형을 목격했고 검술스승도 눈앞에서 살해됐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얼리라는 사내아이로 분장해 왕도를 빠져나갔지만 그 일행도 습격당해 뿔뿔이 흩어진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왕의 호위무사였던 하운드가 현상금 목적으로 아리아를 잡으면서 팬들에게도 사랑받는 두 사람의 진기한 여정이 시작된다. 하지만 가족재회 직전에 큰 오빠와 어머니가 참살당하면서 고모에게 의지하려 하지만 그녀도 사망한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충성을 맹세했다고 하는 여전사 브라이엔을 만나지만, 그녀와 하운드의 일대일 대결을 지켜보면서, 빈사의 하운드를 내버려 두고 떠난다. 그 후 여행 중 알게 된 자쿤을 의지해 남몰래 암살을 수행하는 얼굴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 수행에 들어간다.

그런 아리아에는 살인의 명단이 있다. 선두에 있는 것은 아버지를 참수한 조프리와 그 어머니 서세이, 칼의 스승을 죽인 트란트, 왕의 집행자 일린 페인, 하운드의 형 마운틴, 그리고 하운드의 이름도. 시즌마다 리스트의 이름은 늘어나고 이를 헤아리지 못하면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복수심이 그녀의 삶의 양식이 되어 간다.

얼굴 없는 사람 수행 중에도 그 사정에 사로잡혀 복수를 하면서 한때 시력을 잃는 사태에 이르기도 한다. 그래도 무사히 수행을 끝낸 아리아는 일찌기 큰 오빠와 어머니를 비열한 수단으로 살해한 일가를 여성을 제외하고 전원 독살한다. ‘시즌 7’의 개막을 장식한 이 복수는 시청자들에게는 시원함도 있었다.

명가의 아가씨가 암살자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이렇게까지 자세히 그려온 작품은 드물 것이다. 이제 그 실력은 브리엔느까지 압도할 정도로 늘었다. 또 마지막 시즌에서는 그녀가 이제는 어른이 되었음을 실감하는 사건도 일어난다.

아리아 역을 맡은 메이지 윌리엄스도 이 작품으로 배우로 데뷔했다. 엘르 패닝 주연 ‘말레피센트’에 출연했으며 몇 차례 공개가 연기되어 온 ‘X-MEN’시리즈의 스핀오프 ‘뉴 뮤턴트(The New Mutants)’가 8월2일 전미지역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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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 가문의 수호자 의리와 충절의 브리엔느


검술이 뛰어나고 확고한 도덕관과 두터운 충의심으로 기사도의 이름에 걸맞은 정신을 지녔으면서도 여성인 탓에 어려움을 껶은 브리엔느. 산사와 아리아의 어머니 캐트린이 목숨을 구해주면서 그녀를 섬기게 되고, 스틱의 포로가 되어 있던 제이미 라니스터를 왕도에 보내주는 명을 받는다.

미친 왕을 죽임으로써 ‘국왕 시해자(킹 슬레이어)’로 불리는 도도하고 입도 벙긋하지 않는 제이미와 어설픈 브리엔느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콤비다. 그녀와 함께 지내면서 점차 호감을 보이는 제이미였지만 폭행당할 위기에 처한 브리엔느를 지키려다 칼을 들고 있는 오른손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러한 여정을 거쳐 애정과는 또 달리 서로에 대한 경의로 체결한 두 사람. 왕도에서 헤어지면서 죽은 네드의 장검을 2개로 나누어 제이미는 그 1개를 ‘서약을 하는 자’라고 이름 붙여 브리엔느에게 전한다. 브리엔느는 그 칼을 들고 이번에는 행방불명의 스타크 자매를 찾는 여행에 나선다.

한번은 리틀핑거와 함께 있는 산사, 하운드와 함께 있는 아리아를 만났지만 그녀를 모르는 둘은 믿지 않는다. 이윽고 램지 아래에서 목숨을 구한 산사와 재회하자 다시 그녀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산사도 그를 받아들인다. 게다가 아리아와 재회하여 칼을 맞췄을 때는 역시 브리엔느도 그 솜씨에 혀를 내둘렀다.

마지막 시즌에서 결전의 전날 밤 그녀에게 마음을 둔 야인인 토어맨드가 “전통 따윈 똥이다”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꿈을 이룬 브리엔느. 그 때 처음으로 보인 만면의 미소는 향후에도 구전되는 명장면이 될 것이다.

원작자인 조지 R. R. 마틴에게 직접 뽑혀 브리엔느 역으로 기용된 그웬돌린 크리스티. 이 작품의 호연을 인정받아 ‘헝거 게임 FINAL: 레볼루션’ 외에 ‘스타워즈: 포스의 각성’ ‘스타워즈: 마지막 제다이’에서는 캡틴 퍼즈마 역을 맡았다. 190cm의 장신을 충분히 살린 셈이다. 또한 그녀만의 대담한 패션센스도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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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에서 태후, 그리고 여왕까지 욕망의 화신 서세이

부와 권력을 모두 지닌 라니스타 가문 출신으로 쌍둥이 동생 제이미와는 금단의 관계에 있으며, 왕의 아들로 태어난 아들 조프리, 장녀 미아셀라, 차남 토멘은 모두 제이미와의 사이에 낳은 자식(전원 블론드 머리가 증거)이다. 야심이 많고 이기적이며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유독 자식에게만은 자비심을 보인다.

아이들의 비밀을 알게 된 네드 스타크를 실각시키고 신왕이 된 조프리가 광기를 멈추지 않자 네드를 처형한다. 북부를 적으로 돌린 것으로, 막내 동생 티리온의 발안에 의해 외동딸 미아밀라는 남쪽 땅에서 약혼. 이윽고 조프리가 암살되면, 서세이는 티리온을 의심하고 재판을 강행한다.

게다가 처형을 눈앞에 둔 티리온이 친아버지를 살해하고 도망치면서 원래 험악했던 남매는 완전히 갈라서게 된다. 게다가 그가 바다 건너 드래곤의 어머니 대너리스에 의탁하게 된다. 서둘러 새로 왕위에 오린 둘째 아들 토멘을 두고 며느리 문제로 고민한다. 광신적 종교집단을 끌어들여 왕비 마조리를 잡아냈지만 서세이 자신도 옛 불륜을 밀고당해 투옥됐다. 그 죄를 인정하고 풀려나면서 알몸으로 성당에서 왕성까지 걷는다는 치욕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얌전하게 잠자코 있을 서세이는 아니다. 종교인들은 물론 토멘을 길들인 왕비가족 모두 ‘귀화(wild fire)’라고 불리는 폭약으로 모든 성당을 폭파시키며 라니스터의 가훈 ‘꼭 빚을 갚는다’의 말대로 자신을 망치거나, 욕보이거나, 고통을 준 자에게는 가차 없는 제재를 하며 모조리 배제하는 것이 그녀답다.

한편 왕비를 잃은 토멘은 쇼크로 자살하고 데려오려 한 딸 미아 세라도 제거되고 결과적으로 3명의 아이를 모두 잃고 만다. 이는 바로 서세이가 소녀시절 마녀에게 들은 더 젊고 아름다운 여왕에게 소중한 것을 다 빼앗길 것이라는 예언대로다. 젊고 아름다운 여왕이란 마저리나 대너리스, 또는 그 성장의 끝을 알 수 없는 산사인가?

이렇게 스스로 여왕이 된 서세이지만 너무나 비도덕인 모습에 제이미도 그녀의 품을 떠났고 현재 주요 캐릭터 중 왕도에 있는 것은 그녀뿐. 그 곁에는 언제 손바닥을 뒤집을지 모르는 바다의 남자 유론 그레이조이, 돈으로 고용한 용병군단, 무단연구로 추방됐던 과학자의 연구로 되살아난 마운틴밖에 없다.

생각하면, 그녀 또한 여성이기 때문에 정략의 도구로 여겨져 왔다. 쌍둥이라지만 남자 제이미와는 길러지는 시각에서 달랐다. 지금까지의 행적을 생각하면 동정할 여지는 없지만, 슬픔을 감싼 미워할 수 없는 여왕인 것은 확실하다.

서세이 역의 레나 헤디는 드라마 판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스’에서 사라 코너 역을 맡은 적이 있으며 대너리스 역의 에밀리아와도 인연이 있다. 영화 ‘300’ 2부작이나 ‘오만과 편견과 좀비’ 등에 출연했고 최신작은 드웨인 존슨과 닉 프로스트와 함께 출연한 ’파이팅 위드 마이 패밀리(Fighting With My Family)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결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온 세상을 꿈꾸고 있는 장대한 시리즈의 종식과 씩씩한 여성들의 삶을 꼭 살펴보길 바란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