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방탄소년단이 미국 음악 산업에 미친 영향
-2019 빌보드 시상식을 보면서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지금까지 빌보드 시상식은 남의 잔치를 보는 것 같았다. 드레이크와 테일리 스위프트, 엘라 메이, 이매진 드래곤스 등이 무대를 꾸며도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우리도 주인 같았다. 남의 잔치였다면 라이브 방송의 3시간이 그렇게 훌쩍 지나갈 수 없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미국음악산업의 변화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빌보드가 방탄소년단을 끼어넣어주는 게 아니라, 글로벌 팬덤의 단단한 지지를 받는 방탄소년단을 주역으로 모셔 잔치의 효과를 강화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감지됐다. 우선 방탄소년단을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맨 앞줄에 앉혔다. 자리 배치만으로도 자랑스러웠다. 빌보드 시상식의 카메라에 한번 잡히는 것은 어마어마한 가치다. 지난해 켈리 클락슨이 방탄소년단 팬들의 함성이 너무 커 귀마개를 쓰고 말한 정도가 아니었다. 객석 곳곳에는 ‘태형아 지켜줄께’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있어 마치 국내 콘서트장에 온 듯한 분위기였다. 래퍼 스웨이 캘러웨이 등은 방탄소년단과 사진을 찍고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처음 후보에 오른 ‘톱 듀오/그룹’ 부문에서의 수상도 크게 달라진 방탄소년단 위상의 변화다.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것도 중요하지만, ‘톱 듀오/그룹’ 부문은 본상이다. 빌보드 본상을, 그것도 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 마룬 파이브(Maroon 5), 패닉 앳 더 디스코(Panic! At The Disco), 댄 앤 셰이(Dan + Shay)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합끝에 수상했다는 사실은 BTS가 음악적으로 완전히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빌보드 시상식의 무대 순서도 피날레를 장식한 폴라 압둘 바로 앞이었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마돈나, 빌보드 아이콘상을 받은 머라이어 캐리보다 뒤에 공연했다.
BTS 무대가 진행될 때, 이전에는 서양인들이 있는 객석을 자주 보여주었지만, 이번에는 오롯히 카메라가 방탄소년단에 집중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의 디테일과 할시와의 컬래버레이션 공연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물론 객석에서는 떼창이 이어졌다.
강명석 평론가도 이야기했듯이, 뉴욕타임스가 지난 연말 ‘팝 2.0’을 기획기사로 실어 팝을 재정의하는 주역이 드레이크와 함께 방탄소년단이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이 현지화하지 않고 한국어로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음악을 내놓았던 게 그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왔음을 읽을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톱 듀오/그룹 아티스트’ 수상소감에서 “아미(ARMY)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가 함께 공유한 ‘작은 것들’ 덕분이다. 이것은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힘이다. 우리는 여전히 6년 전 그 소년들이다. 그때와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두려움과 생각들을 갖고 있다. 계속해서 함께 최고의 꿈을 꾸자”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의례적인 절차로 ‘아미’를 외치는 게 아니다. ‘팬덤(아미)’과 ‘초심’ ‘일상’ ‘소소함’은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자칫 공허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의 방법론과 구체적인 철학을 지니고 있어 이 말들이 힘을 갖는다.
“툭 까놓고 말할게/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도 했어/높아버린 sky, 커져버린 hall/때론 도망치게 해달라며 기도했어/But 너의 상처는 나의 상처/깨달았을 때 나 다짐했던 걸/니가 준 이카루스의 날개로/태양이 아닌 너에게로/Let me fly’
이미 가사에서도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았지만 더 이상 높이 올라가지 않고, ‘아미’에게 가겠다고 했다. 그들은 앞으로도 또 다른 메시지를 던질 뿐만 아니라 ‘아미’와의 관계에서도 ‘형식’이 아닌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말할 것이다. 그것이 아티스트로서 방탄소년단을 팬들이 계속 좋아하는 이유이고, 앞으로도 늘 궁금해 하는 부분이 될 것이다. 물론 미국음악산업도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메시지, 소통방식을 더욱 세심하게 바라볼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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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지금까지 빌보드 시상식은 남의 잔치를 보는 것 같았다. 드레이크와 테일리 스위프트, 엘라 메이, 이매진 드래곤스 등이 무대를 꾸며도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우리도 주인 같았다. 남의 잔치였다면 라이브 방송의 3시간이 그렇게 훌쩍 지나갈 수 없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미국음악산업의 변화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빌보드가 방탄소년단을 끼어넣어주는 게 아니라, 글로벌 팬덤의 단단한 지지를 받는 방탄소년단을 주역으로 모셔 잔치의 효과를 강화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감지됐다. 우선 방탄소년단을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맨 앞줄에 앉혔다. 자리 배치만으로도 자랑스러웠다. 빌보드 시상식의 카메라에 한번 잡히는 것은 어마어마한 가치다. 지난해 켈리 클락슨이 방탄소년단 팬들의 함성이 너무 커 귀마개를 쓰고 말한 정도가 아니었다. 객석 곳곳에는 ‘태형아 지켜줄께’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있어 마치 국내 콘서트장에 온 듯한 분위기였다. 래퍼 스웨이 캘러웨이 등은 방탄소년단과 사진을 찍고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처음 후보에 오른 ‘톱 듀오/그룹’ 부문에서의 수상도 크게 달라진 방탄소년단 위상의 변화다.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것도 중요하지만, ‘톱 듀오/그룹’ 부문은 본상이다. 빌보드 본상을, 그것도 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 마룬 파이브(Maroon 5), 패닉 앳 더 디스코(Panic! At The Disco), 댄 앤 셰이(Dan + Shay)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합끝에 수상했다는 사실은 BTS가 음악적으로 완전히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빌보드 시상식의 무대 순서도 피날레를 장식한 폴라 압둘 바로 앞이었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마돈나, 빌보드 아이콘상을 받은 머라이어 캐리보다 뒤에 공연했다.
BTS 무대가 진행될 때, 이전에는 서양인들이 있는 객석을 자주 보여주었지만, 이번에는 오롯히 카메라가 방탄소년단에 집중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의 디테일과 할시와의 컬래버레이션 공연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물론 객석에서는 떼창이 이어졌다.
강명석 평론가도 이야기했듯이, 뉴욕타임스가 지난 연말 ‘팝 2.0’을 기획기사로 실어 팝을 재정의하는 주역이 드레이크와 함께 방탄소년단이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이 현지화하지 않고 한국어로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음악을 내놓았던 게 그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왔음을 읽을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톱 듀오/그룹 아티스트’ 수상소감에서 “아미(ARMY)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가 함께 공유한 ‘작은 것들’ 덕분이다. 이것은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힘이다. 우리는 여전히 6년 전 그 소년들이다. 그때와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두려움과 생각들을 갖고 있다. 계속해서 함께 최고의 꿈을 꾸자”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의례적인 절차로 ‘아미’를 외치는 게 아니다. ‘팬덤(아미)’과 ‘초심’ ‘일상’ ‘소소함’은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자칫 공허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의 방법론과 구체적인 철학을 지니고 있어 이 말들이 힘을 갖는다.
“툭 까놓고 말할게/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도 했어/높아버린 sky, 커져버린 hall/때론 도망치게 해달라며 기도했어/But 너의 상처는 나의 상처/깨달았을 때 나 다짐했던 걸/니가 준 이카루스의 날개로/태양이 아닌 너에게로/Let me fly’
이미 가사에서도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았지만 더 이상 높이 올라가지 않고, ‘아미’에게 가겠다고 했다. 그들은 앞으로도 또 다른 메시지를 던질 뿐만 아니라 ‘아미’와의 관계에서도 ‘형식’이 아닌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말할 것이다. 그것이 아티스트로서 방탄소년단을 팬들이 계속 좋아하는 이유이고, 앞으로도 늘 궁금해 하는 부분이 될 것이다. 물론 미국음악산업도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메시지, 소통방식을 더욱 세심하게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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