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패스트트랙 저지’ 주장하며 현역 의원 4명 삭발
황교익 “황교안와 나경원이 대표로 삭발해야 상징성 완성”
“나경원 삭발하면 한국당 지지한다” 조롱...국민청원 6만명 돌파 

 자유한국당 김태흠 좌파독재저지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김태흠 좌파독재저지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2일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하며 집단 삭발을 감행한 가운데 당 지도부인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당대표도 삭발에 참여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나경원 대표의 삭발을 촉구하는 청원은 3일 오후 6시 30분 기준 무려 6만명에 달하는 인원의 동의를 받았으나 현재 청원요건에 위배되어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 처리됐다. 

지난달 30일 박대출 의원이 스스로 머리를 민 데 이어 김태흠·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 등 5명이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가졌다.

이날 삭발식에는 당초 김 의원 등 1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회의원 4명만 참여한 데 대해 김 의원은 "앞으로 2차, 3차에 걸쳐서 릴레이식으로 삭발식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집단 시위에서의 삭발은 그 집단의 대표가 해야 상징성이 완성된다”며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삭발을 촉구했다.

황 씨는 “삭발투쟁은 대표 단 한명이 나서서 하는 것이 가장 멋져 보인다”며 “대표성이 약한 여러 명이 하니까 투쟁의 결기는 안보이고 측은함에 찌질함까지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삭발식은 원천 무효로 하고 황교안과 나경원 둘 중에 한 분이 대표로 나서주는 것이 올바르다”며 “당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추천과 지지가 있어야 한다. 화이팅이다”고 비꼬았다. 

나경원 대표의 삭발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의 동의 인원이 6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 나경원 대표의 삭발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의 동의 인원이 6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나경원 삭발하고 의지 보여라" 국민청원 6만명 동의

나경원 대표의 삭발을 촉구하는 청원은 6만여 명이 동의하며 주목받았다.

청원인은 한국당의 삭발 투쟁에 대해 “20명의 여성 당원을 삭발에 포함시킨다고 하는데 정말 구국충정의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며 “나경원 대표님도 꼭 삭발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삭발만 해주신다면 전 이제부터 민주당을 버리고 내년 총선 4월 15일에 무조건 나경원 대표님의 ‘자민당’을 지지할 것”이라며 “애국애민 즉 ‘열도’만 생각하는 대표님의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다”고 조롱했다.

한 누리꾼은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토론방에 “이번 나경원 대표와 황교안이 머리를 밀고 투쟁하면 나 대표의 긍지를 믿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며 자유한국당 투쟁에 참여하겠다”며 “삭발(대통령)과 공주놀이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써서 600여명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측은 이번 삭발식에 대해 “거대 권력의 횡포에 맞서는 비폭력 저항을 상징한다”며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한 비장한 각오를 보인 것으로 자평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우스갯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닷컴 보도에 따르면 김태흠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도 삭발을 제의했지만, 원내지도부에서 논의한 끝에 “나 원내대표 삭발은 더 중요한 국면에서 사용할 히든카드”로 판단해 전략적으로 보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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