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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다이어리] ‘어린 의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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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03 07:00:13   폰트크기 변경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물이 아쉬운

 

   

 아무리 좋은 의도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를 만들어도 결과물이 좋지 못하면 그 의미를 평가받기 힘들다. 그 시도 자체는 나름 의미를 지니겠지만 보는 이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그 노력은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다. 그러기에 예민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를 만들려면 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방법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잊을 만하면 또다시 발생해 전 국민을 분노케 하는 아동학대 사건은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다루기 매우 힘든 이슈다. 자기를 제대로 보호할 수 없는 아이들이 피해자이기에 표현 방식부터 전달하려는 메시지까지 자기 검열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 개봉된 한지민 주연의 영화 ‘미쓰백’은 뛰어난 완성도와 묵직한 메시지로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동시에 받았다.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며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나서야 하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했다.

‘어린 의뢰인’(감독 장규성, 제작 이스트드림시노펙스(주))도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며 주위를 환기시키려는 목적을 지닌 영화다. 2013년 일어난 ‘칠곡 아동 학대 사건’을 재구성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방관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의 주인공 정엽(이동휘)은 출세지향적인 변호사로 로펌 취업 전 다닌 사회복지재단에서 우연히 알게 된 다빈, 민준 남매가 아동학대 위험성에 처해 있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러나 꿈꾸던 로펌에 취직하자 남매를 외면하고 떠나는데 어느날 동생 민준의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 더군다나 누나가 동생을 죽였다는 믿을 수 없는 자백을 했다는 소식은 정엽의 양심을 건드리고 정엽은 진실을 찾기 위한 힘겨운 싸움에 뛰어든다.

완성된 영화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눈물은 나지만 여운은 없다. 장규성 감독은 예상과 달리 자신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색채로 주제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너무나도 예민하고 심각한 소재를 중화시키기 위해 특유의 웃음 코드와 판타지를 접목한다. 잔인한 현실을 직접 보기 힘든 관객들을 위한 배려였으리라. 그러나 이는 전혀 효과적이지 못했다. 톤이 들쭉날쭉해 몰입을 방해하고 영화의 흐름이 툭툭 끊긴다. 매우 직접적으로 표현된 폭력 장면은 분노를 불러일으키지만 서투른 표현방식에 감정적인 동요까지 일으키지는 못한다. 실화의 무게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 사회적 경종을 울리지만 감동까지 선사하지는 못한다.

이런 가운데서 비정의 계모를 열연한 유선의 열연은 반짝반짝 빛난다.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한 배우의 진정성이 물씬 느껴진다.

 

최욱(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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