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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겸 배우 구하라. 이선명 기자
구하라를 괴롭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서울 강남경찰서는 26일 새벽 0시 40분쯤 걸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로 매니저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집안에는 연기를 피운 흔적이 있었고 구하라는 의식이 없었다. 다만 호흡과 맥박은 정상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는 전날 구하라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녕”이라는 글이 적힌 사진 한 장을 공개한 것을 보고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자택으로 찾아갔고, 그 곳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구하라를 발견했다.

최근 그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에 소속사 역시 그를 예의주시하던 상황. 그의 극단적인 선택은 수시로 남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통해 예고됐는지도 모르겠다.

구하라는 지난해 9월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와 법적 다툼을 벌였다. 당시 최 씨는 구하라의 팔과 다리 등에 타박상을 입히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지난 1월 최 씨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상해, 협박죄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구하라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나 그를 향한 누리꾼의 비난과 악플은 멈출 줄 몰랐다.

구하라 인스타그램
안검하수 수술 이후 달라진 외모로 많은 누리꾼의 악플을 받아들여야 했던 구하라. 그는 지난 4월 1일 “어린 나이 시절 때부터 활동하는 동안 지나 온 수많은 악플과 심적인 고통으로 많이 상처받아왔다”며 장문의 글을 적었다.

그는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안검하수를 하는덴 다 이유가 있다”며 “오른쪽 눈에 불편함 때문에 제 자신을 아프지 않게 돌보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지만 이제는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당당한 건 당당하다고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든다”고 수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단 한 번도 악플에 대해 대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저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이다. 어떤 모습이든 한 번이라도 곱게 예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노력하는 모습, 행동으로 책임지는 사람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감기 조심하세요”라고 누리꾼에게 당부 메시지를 전했다.

그가 안검하수 수술 이유를 직접적으로 밝히며, 당부했음에도 그를 향한 악플은 그칠 줄 몰랐다.

수많은 악플 때문이었을까. “오늘 하루도 파이팅” “굿모닝” “날씨가 좋아” 등 긍정적인 기운이 넘치는 근황 사진들 사이로 그의 솔직한 심경이 담긴 게시물이 게재됐다. 그는 4월 24일 오전 “Never mind positive”라는 글과 함께 책 구절을 찍어 올렸다.

구하라 인스타그램
그가 공개한 책에는 “어떤 것을 성공적으로 잘하려면 먼저 이미지 속에 성공의 모델이 완벽하게 그려져야 한다. 그래서 상상 속에서 아주 많이 연습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한 삶도 인간의 하나의 정신적인 습관이며 정신적인 자세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즐거울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다. 우리의 몸을 인도하는 불빛은 마음이고 마음을 인도하는 불빛은 우리의 신체다”라며 자아개념의 이해와 행복한 삶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해당 내용 중 ‘성공적’ ‘행복한 삶’ ‘마음’ ‘행복하고 건강한 자아’ 등의 단어가 연필로 체크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후 구하라는 “신나냥 하라야. 신나는 척 하는거냥 하라야” “오늘 저는 조금 우울한 날이었지만 그래도 웃을게요” “예쁜 시계와 예쁜 꽃 예쁜 것만 보자”라는 글과 함께 우울함을 떨쳐내기 위한 노력이 담긴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그는 지난 25일 그는 흰 종이 위에 “안녕”이라는 두 글자가 적힌 사진을 공개했다. 팬들의 걱정과 우려가 쏟아지자 그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당신이 사랑하는 삶을 살아라, 당신이 사는 삶을 사랑하라”는 글을 적기도 했다. 의미심장한 그의 메시지에 팬들의 걱정은 다음날이 되도록 계속됐다.

결국 팬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은 “그만 좀 해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인신공격이 너무 심한거 아니냐” “구하라 힘내라” “이 와중에도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인성이 어떤 사람들이냐” “힘내고 빨리 건강 회복하길 바란다” 등 그를 응원했다.

민경아 온라인기자 k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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