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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뒤바뀐 `인보사` 성분…티슈진, 2년전 알았다

김병호,서정원 기자
김병호,서정원 기자
입력 : 
2019-05-03 23:25:30
수정 : 
2019-05-04 00: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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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인지` 주장과 달라 파문
코오롱생명과학 비상대책회의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문제가 된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에 당초 허가받은 것과 다른 세포가 들어간 사실을 2017년 3월에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7월에 국내에서 인보사에 대한 신약허가를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동안 문제가 된 2액 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유래세포임)로 바뀐 사실을 지난 2월 말에 처음 알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이전인 2년 전에 미국 자회사가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코오롱생명과학은 공시를 통해 "코오롱티슈진의 위탁생산 업체가 자체 내부 기준으로 2017년 3월 1액과 2액에 대해 생산 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STR 위탁 검사를 하여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293유래세포)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 측이 인보사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유래세포)라는 사실을 이미 2년 전에 알았던 점을 확인한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4월 일본 미쓰비시다나베파마제약(미쓰비시다나베)과 체결한 인보사 기술 수출 계약이 취소된 뒤 계약금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인보사 사태로 미쓰비시다나베 측이 "계약 취소 사유에 변경된 형질전환세포 유래와 관련한 내용을 추가한다"고 밝히면서 2년 전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에 무허가 세포가 들어간 점을 인지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미쓰비시다나베 측이 코오롱티슈진에 세포 변경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답변하는 과정에서 2017년에 이미 293유래세포가 존재했음을 확인해준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성분 변경을 2년 전에 인지했다는 점이 드러나자 이날 오후 늦게까지 긴급회의를 열어 경위 파악에 들어갔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미쓰비시다나베 측과 기술 수출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세포 성분을 포함한 많은 자료들이 오갔고, (293유래세포를 포함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현재 파악중에 있다"며 인보사가 국내 출시되기 전에 세포 변경이 어떻게 이뤄졌고, 이를 인지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인보사 성분이 바뀐 사실을 코오롱이 언제 알았는지는 현재 조사 중"이라며 "자체 시험과 미국 현지 실사 결과 등을 종합해 일괄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재개를 승인하기 전까지 임상 3상을 중지하라는 내용의 공문도 받았다고 밝혔다. FDA는 임상 재개를 위해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구성 성분에 대한 특성 분석 △구성 성분 변화 발생 경위 △향후 조치 사항 등을 포함하는 보고서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FDA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고 필요시 대면 미팅 등을 신청하여 미국 FDA와 추가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병호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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