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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잇따른 영화 분쟁…'언브로큰' 개봉에 日 우익 반발

[이브닝 이슈] 잇따른 영화 분쟁…'언브로큰' 개봉에 日 우익 반발
입력 2015-01-08 17:36 | 수정 2015-01-0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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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포로로 잡힌 한 미국인의 실화를 다룬 영화 '언브로큰'이 오늘 우리나라에서 개봉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우익들이 이 영화가 사실을 '날조'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뿐 아니라 최근, 여러 편의 영화가 외교 분쟁이나 종교 갈등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는데요.

    먼저 영화 '언브로큰'이 어떤 내용인지부터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1936 베를린 올림픽에 최연소 육상 선수로 출전한 루이 잠페리니.

    "올림픽 역사상 마지막 바퀴를 가장 빨리 도는 걸 겁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금메달의 꿈을 미루고 공군에 입대하지만, 전투기 엔진 고장으로 태평양 한가운데에 추락합니다.

    그러나 47일간의 표류 끝에 만난 건 적군인 일본의 함선.

    루이와 동료들은 일본군 포로수용소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당합니다.

    잔혹한 포로 감시관 '와타나베'는 유독 루이에게만 잦은 구타를 행하고 "너는 일본의 적이다.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겠다."

    포로들은 석탄을 나르며 가혹한 노동에 시달립니다.

    루이가 죽음의 수용소에서 850일을 버텨낼 수 있었던 힘은 단 한마디의 말이었습니다.

    "견딜 수 있다면, 할 수 있어."

    실화에 바탕을 둔 초장기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을 맡아 더욱 화제를 모았습니다.

    ◀ 안젤리나 졸리(감독) ▶
    "루이의 삶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서 특별합니다. 그는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길 원했고 50년의 기다림 끝에 그 순간이 왔습니다."

    올해는 마침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이 되는 해여서, '언브로큰'이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흥행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앵커 ▶

    이 영화의 원작 소설에는 일본군이 전쟁포로를 상대로 생체실험을 하고, 심지어 인육을 먹기도 했다는 내용까지 들어 있다고 하는데요.

    영화에서는 이런 내용이 빠졌지만, 일본의 일부 극우단체들은 이 영화가 '날조'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 일본 극우단체의 반발 대체 어느 정도인가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한마디로 영화 '언브로큰'이 '반일'영화라는 건데요.

    "일본인에 대한 모욕이다. 일본을 폄하하는 이런 영화는 절대로 상영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고, 이 영화 자체가 "미국 내에서 한국인들이 벌인 로비의 성과"라고 폄훼하고 있습니다.

    극우단체들은 이 영화의 감독인 '안젤리나 졸리'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주를 받은 반일 운동가'라며 일본 입국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요.

    심지어는 졸리가 유방암 예방을 위해 유방 절제수술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호르몬 균형이 무너졌다"는 인신공격까지 쏟아내고 있습니다.

    악랄한 포로감시관 '와타나베' 역을 맡은 일본인 록스타 겸 배우 '미야비'도 극우단체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습니다.

    미야비는 어머니는 일본인, 아버지는 재일교포 2세인데요,

    미야비가 재일교포 3세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일본에서 추방시키자는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극우단체들이 이같은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쏟아내고 있지만, 일본 정부와 주류 언론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요.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영화 '언브로큰'은 일본 내에서 개봉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앵커 ▶

    최근엔 이집트에서 유대 민족을 이끌고 나온 모세를 중심으로 한 이집트 탈출기를 다룬 영화죠, '엑소더스'를 둘러싸고도 이같은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중동지역의 몇몇 국가들이 영화가 역사적인 사실과 다르다며 상영금지조치에 나선 건데요.

    먼저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이집트 왕궁에서 이집트 공주의 아들로 자라난 유대인 모세는 어느 날 유대민족이 수백 년간 노예로 일하며 고통받고 있는 참상을 목도하게 됩니다.

    그 후 신의 계시를 받고, 유대 민족을 이집트로부터 이끌고 나오기 위해 나섭니다.

    "두려워 마십시오. 신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영화 '엑소더스'는 구약 성서 '출애굽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컴퓨터 그래픽 등을 통해 홍해가 갈라지는 장관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터졌습니다.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가 "모세가 기독교인과 유대인은 물론 이슬람교도에게도 존경받는 예언자"로 묘사된 점을 문제삼아 상영을 금지한 겁니다.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에서도 영화가 이집트 역사와 이슬람교를 왜곡했다며 잇따라 상영금지를 결정했습니다.

    기독교 성경 내용을 다룬 영화가 아랍권에서 문제가 된 게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8월에 개봉한 '노아- 40일간의 기적'이나 1998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도 이집트에서는 상영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이유로 영화상영을 금지하면, 전 세계 영화관의 절반은 곧 텅 비게 될 것"이라며 "미디어 업계가 정치적인 동기로 움직이는 검열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 앵커 ▶

    이브닝뉴스를 통해 전에도 전해드렸습니다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죠,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놓고도 미국과 북한 양측이 첨예하게 맞섰는데요.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자료를 보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북한은 영화 '인터뷰'가 미국에서 개봉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27일이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열대수림 속에서 서식하는 원숭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지난 2일, 북한의 정찰총국 등 3군데에 대해 금융제재 조치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했는데요,

    "영화 제작사인 소니픽처스를 상대로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사이버공격을 감행한 데 대한 대응차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코미디 영화 한 편 때문에 외교 분쟁까지 벌어진 셈인데요, 이런 논란에 힘입어, 영화 '인터뷰'는 온라인에서만 우리 돈으로 34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등 어부지리 대성공을 거뒀다고 합니다.

    그럼, 영화의 내용이 이처럼 정치적, 또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하는 현상, 어떻게 봐야 할까요?

    문화평론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 리포트 ▶

    ◀ 하재근 문화평론가 ▶
    "실화라든가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각 나라의 역사관이라든가 어떤 민족적 자존심하고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나라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거고, 영화의 영향력을 민감하게 생각하는 생각들이 더욱 더 이런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화는 대중예술의 일종으로 기본적으로 허구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마치 사실을 묘사한 것처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대중예술의 존립자체가 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영화는 영화로 가볍게 봐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그런데 영화뿐 아니라 언론의 보도가 종교적인 갈등을 넘어 언론사 직원 십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뉴스 앞부분에서 전해드렸듯이, 파리 시내 '만평 전문 주간지' 건물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한 건데요.

    문제가 된 주간지 '샤를리 엡도'의 만평은 프랑스 내에서도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지만, 총기를 난사한 건 야만적인 테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 '샤를리 엡도'의 만평,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나요?

    ◀ 김대호 아나운서 ▶

    이슬람교에서는 내용과 관계없이 선지자 무함마드를 그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성모독으로 간주하는데요.

    2011년 샤를리 엡도가 실은 만평입니다.

    초청 편집자로 소개된 무함마드가 "웃겨죽지 않으면 곤장 100대"라고 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2012년엔 무함마드의 누드 만평을 싣기도 했는데요.

    벌거벗은 무함마드가 네 발로 기어가는 모습 뒤에 "스타탄생"이라고 적는가 하면, 또 다른 만평에서는 엉덩이를 노출한 채 마음에 드냐고 묻고 있습니다.

    또 긴 턱수염의 대머리 남성이 총알을 이슬람경전 '코란'으로 막고 있는 겉표지를 싣기도 했는데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은 배설물에서 나왔다"고 쓰여있습니다.

    샤를리 엡도는 테러 직전에 발행된 최신판에도 턱수염을 기르고 소총을 든 무슬림 극단주의자가 "아직도 프랑스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내용의 만평을 싣기도 했는데요.

    일부에서는 이 만평이 이번 테러공격을 촉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김대호 아나운서,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영국 등 각국 정상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해외 언론들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거죠?

    ◀ 김대호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일부 언론은 자체 만평을 통해 이번 테러를 비난하고 나섰는데요.

    먼저 '뉴질랜드 헤럴드'는 "신은 위대하다"고 말하는 테러리스트 옆에 "표현의 자유 역시 위대하다"고 말하는 만평 작가의 모습을 실었습니다.

    벽에는 "우리도 샤를리"라고 적혀있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더 텔레그래프'는 "극단주의자들의 허가를 받은 만평"이라는 제목 아래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백지 만평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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