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드래곤스 3집 <Evolve>

이매진 드래곤스 3집 ⓒ Universal


록 밴드가 차트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요즘, 이매진 드래곤스는 젊은 밴드 중 눈에 띄게 승승장구하는 밴드다. 포크록과 덥스텝을 절묘하게 결합한 'Radioactive'는 빌보드 싱글 차트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차트를 지킨 히트곡이 되었고,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록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한 곡으로만 인기를 끌었던 것이 아니다. 'It's Time', 'On Top Of The World', 'Demons', 'I Bet My Life' 등 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팝을 즐겨 듣지 않는 사람이라도, 어디에선가 한 번쯤은 이들의 노래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특히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즐겨 하는 사람들에게 게임의 테마곡이었던 'Warriors'는 매우 익숙한 노래다.

이매진 드래곤스는 현재 미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밴드 중 하나다. 아레나 록과 컨트리, 덥스텝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 사운드와 대중적인 멜로디, 북을 활용한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주목받는다.

힙합 팬들에게는 켄드릭 라마와 함께 'Radioactive'를 부른 그래미 시상식 무대도 기억에 남을 법하다.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두 번 방문하면서, 국내 팬들에게 '상상용'이라는 애칭을 받기도 했다 '상상용'. 이매진 드래곤스가 새 앨범을 발표했다. 2집 <Smoke + Mirrors> 이후 2년 만이다.

변함없는 흥행... 그러나 '음악적 진화'는 어디에?

 이매진 드래곤스

이매진 드래곤스 ⓒ Universal


프로듀서 조엘 리틀, 매트맨 & 로빈 등과 함께 작업한 이번 앨범의 제목은 <Evolve>(진화하다)다. 신작 <Evolve>에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보컬 변조 기법을 도입한 'Thunder'와 웅장한 스케일의 비트를 앞세운 'Believer' 그리고 랩 같은 도입부와 함께 몽환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는 'Whatever It Takes'를 포함하여 총 14곡이 수록되었다.

댄 레이놀즈는 이번 앨범에 대해 '우리가 어릴 때 듣던 앨범들을 '이매진 드래곤스의 진화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호언장담과 달리, 이번 앨범에 진화와 혁신을 찾아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수록곡 대부분이 지난 앨범들의 성공을 답습하고 있다. 변함없이 웅장함과 비장함을 추구하고, '떼창'을 유도하기 좋은 곡들을 배치했다. 세련됐지만, 두 번 찾게 되지 않는다.

물론 'Walking The Wire'처럼 감정의 상승을 끌어내는 멋진 트랙도 있다. 그러나 본 이베어(Bon Iver)를 연상시키는 'Dancing In The Dark'를 듣다 보면, 이들이 지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해외 평단 역시 지금까지 이매진 드래곤스가 내놓은 앨범 중 가장 박한 평가를 내렸다. 영국 가디언지는 '생명력을 잃은 일렉트로닉 아레나 록'이라고 평가했고, 미국 롤링스톤지는 '매트맨 & 로빈(프로듀서)와 댄 레이놀즈의 이상한 조합'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이매진 드래곤스는 변함없는 흥행 카드로 자리 잡은 밴드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앨범 차트 2위에 올랐고, 'Thunder', 'Believer'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매진 드래곤스는 열정적인 라이브로 사랑받는 밴드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그들은 성공적인 월드 투어를 마칠 것이다. 그러나 앨범에 대한 평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평단의 반응에 맹목적으로 매달려서도 안 되겠지만, 이들 스스로 경각심을 가질 때가 왔다.


이매진 드래곤스 상상용 켄드릭 라마 댄 레이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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