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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으로 본 한국영화 '칸' 도전기 [김유림의 연예담]

사진은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사진=로이터

“칸영화제가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큰 선물을 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열린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빛나는 '기생충'이 지난달 30일 개봉했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 본상 수상에 성공한 것은 지난 2010년 제63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이창동 감독의 '시') 이후 9년 만이다.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영화제 기간 내내 점쳐졌다.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1일 밤 10시 칸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에서 전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후 국내외 언론과 평단 그리고 영화 관계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봉준호 감독은 “제 개인에게도 처음 있는 수상이지만 한국영화 100년 역사에도 처음 있는 일이라 겹경사”라며 “한국 관객들과 만남이 남아있어 굉장히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세계 최고 권위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대한민국 영화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간 한국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시작으로 '기생충'까지 총 17편의 작품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이에 칸의 부름을 받은 한국영화의 도전사를 살펴봤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에 처음 선을 보인 건 1984년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이두용 감독)다. 이 영화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처음 상영됐다. 본격적으로 칸에 진출하면서 성과를 낸 건 2000년대 들어서다. 2000년 ‘춘향뎐’이 장편 경쟁부문에 최초로 초청됐다. 같은 해 ‘오! 수정’(홍상수 감독)이 주목할 만한 시선에, '박하사탕'(이창동 감독)은 감독주간 초청, '해피 엔드'(정지우 감독)는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왼쪽부터 취화선, 올드보이 포스터.

◆2001년~2004년

2001년 신동일 감독의 ‘신성가족’이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이 2002년 칸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 한국영화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박성진 감독의 ‘허니문’, 강병화 감독의 ‘초겨울 점심’, 박진오 감독의 ‘리퀘스트’가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됐으며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가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2004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돼 황금종려상 다음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김의석 감독의 ‘청풍명월’이 주목할만한 시선, 서해영 감독의 ‘날개’가 시네파운데이션, 김윤성 감독의 ‘웃음을 참으면서’가 감독주간 초청을 받았다.

왼쪽부터 일양, 박쥐 포스터.

◆2005~2009년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 김기덕 감독의 ‘활’,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 심민영 감독의 ‘조금만 더’가 2005년 칸의 부름을 받았다. 이후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가 감독주간 초청을 받아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상을 수상했고,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 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이 초청됐으며 장률 감독의 ‘망종’이 프랑스독립영화배급협회상(ACID) 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자’, 홍성훈 감독의 ‘만남’이 시네파운데이션 초청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감독주간 초청을 받았다.

2007년에는 한국 최초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의 애끓는 심정을 연기한 배우 전도연이 수상한 것. 또한 김기덕 감독의 ‘숨’이 장편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이후 2008년엔 봉준호 감독의 한일불 합작 옴니버스 영화 ‘도쿄!’가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에, 김지운 감독의 ‘좋은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박재옥 감독의 ‘스탑(stop)’이 칸의 초청을 받았다. 2009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며 한국감독으로는 처음 2회 본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시' '하녀' '돈의 맛' '아가씨' 포스터.

◆2010~2019년

2010년 세번째로 한국영화 2편이 장편 경쟁부문에 도전했다.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다. 이 중 '시'가 각본상을 받았고,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2011년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이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홍상수 감독이 '다른 나라에서'로, 임상수 감독은 '돈의 맛'으로 칸 경쟁부문에 입성했지만 무관에 그쳤다. 2013년에는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돼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 신수원 감독의 '마돈나' 2편이 초청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도 한국영화가 초청됐다. 2014년 '표적'(창감독). 2015년 '오피스'(홍원찬), 2016년 '부산행(연상호), 2017년 '악녀'(정병길), 2018년 '공작'(윤종빈), 올해 '악인전'(이원태)에 이르기까지 6년 연속 이 부문에 초청됐다.

2016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4년 만에 칸 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본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조성희 미술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칸영화제의 최고 기술상에 해당하는 벌칸상을 수상했다.

2017년엔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후’가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됐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버닝’(이창동 감독)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유력 수상작으로 점쳐졌지만 아쉬움을 낳았다. 하지만 ‘버닝’은 벌칸상(신점희 미술감독)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등 2관왕을 달성하며 성과를 남겼다.

봉준호 감독. /사진=임한별 기자

◆"봉준호가 곧 장르다"

2006년 '괴물'로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칸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봉준호 감독. 2008년과 2009년 '도쿄!'와 '마더'가 각각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2017년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경쟁부문에 데뷔했다. 그리고 '기생충'으로 두번째로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 감독은 마침내 황금종려상이라는 영예를 안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기생충’ 황금종려상 선정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에 대해 "재밌고 유머러스하며 따뜻한 영화"라고 평가했다.

외신의 극찬 또한 이어졌다. 특히 LA타임스는 "'기생충'이 수상했을 때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봉준호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최초의 한국감독"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더 가디언 역시 "봉준호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훌륭한 수상자"라며 "매끄럽게 잘 달리는 호화로운 차처럼 잘 제작된 이 영화가 탁월한 영화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도했다.

봉 감독은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의식과 디테일에 강한 연출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 첫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에 이어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선보이며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2013년엔 ‘설국열차’로 할리우드에 진출했고 2017년엔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영화 플랫폼을 확장했다.

'봉준호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됐다'는 평가가 가장 듣고싶었고 기뻤다는 봉 감독의 말처럼 더할 나위없는 찬사를 받은 ‘기생충’의 흥행을 기대해본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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