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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봉준호 감독이 밝힌 송강호와 진짜 첫 만남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송강호에게 황금종려상 트로피로 프러포즈를 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봉준호 감독/사진=AFPBBNews뉴스1

몰랐던 영화 속 뒷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봉준호 감독이 송강호와 네 번째 호흡을 맞춘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과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을 같이 하면서 봉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고 있다. 봉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송강호에게 트로피를 바치는 듯한 세레모니를 한 것도 그런 길고 깊은 인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와 첫 만남에 대해 와전된 부분이 몇 가지 있다며 스타뉴스에 직접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마치 연인과 첫 만남을 소개하는 것처럼 송강호가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까지 눈을 반짝이며 설명했다.

다음은 봉 감독이 전한 송강호와의 첫 만남 순간이다.

"1997년에 나랑 장준환 감독이 박기용 감독의 '모텔 선인장' 연출부였다. 둘 다 어리바리했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잘랐을 것이다.(웃음) 당시 우리 둘은 '초록물고기'에서 송강호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충무로에선 실제 건달을 데리고 와서 찍었다는 낭설도 돌았다. 연극을 하는 분이린 소리는 들었던 터라 순전히 저랑 장준환 감독의 사심으로 박 감독 지시 전혀 없이 '모텔 선인장' 오디션을 핑계로 송강호를 한 번 만나보고 싶어서 연락을 했다.

(송강호가) 오자마자 커피를 타서 드리고 이야기를 나눴다. (봉준호 감독은 믹스커피를 타는 시늉을 하며 송강호 자리를 안내하는 포즈까지 취하면서 설명했다)
송강호 선배는 당시 회색 재킷을 입고 왔다. '모텔 선인장' 이야기는 별로 하지도 않았다. 그 때 송강호 선배는 '넘버3'를 찍고 있던 중이었다. 마침 난 김뢰하 선배에게 연극 배우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게 있었다. 연극 배우들은 영화 오디션을 보는 것도 힘든데 보고 난 뒤가 더 힘들다고 하더라. 합격은 고사하고 불합격이라고 연락을 안주니 다음 연극을 들어가기도 애매하고, 먼저 전화해서 "저 불합격인가요?"라고 묻기도 애매하다고. 그래서 불합격이면 어느 시점에 꼭 연락을 주라는 이야기를 듣고 새기고 있었다.

('모텔 선인장'에)다른 배우로 결정이 나자 송강호 선배에게 연락을 했다. 당시 삐삐 시대여서 공중전화기로 가서 음성녹음을 했다. 길게 이야기를 남겼는데 그게 (송강호에게) 인상적이었나 보더라. 1999년에 나는 '플란다스의 개', 송강호 선배는 '반칙왕'을 찍었는데 후시녹음을 같은 곳에서 해서 스쳐 지나간 적이 있다. 그리고 이듬해 '플란다스의 개'랑 '반칙왕'이 2주 간격으로 개봉했는데, '플란다스의 개'는 망하고 '반칙왕'은 아주 잘돼 희비가 엇갈렸다.

그 해 디렉터스컷 시상식 행사장 입구에서 송강호 선배와 만났다. '플란다스의 개'를 아주 잘 봤다며 어느 장면에서 폭소를 터뜨렸는지 일일이 이야기를 하더라. 그 때 '살인의 추억'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송 선배에게 (시나리오를)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살인의 추억'을 같이 하기로 한 다음에 송강호 선배가 삐삐 이야기를 하더라. "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와 함께 한 영화 흥행을 오롯이 그에게 돌렸다.

"예술성과 상업성을 6.5 대 3.5로 목표를 정하고 찍지는 않는다. 그런 걸 저울질하지도 않고. 흥행은 배우들이 대중을 설득하고 매혹 시키는 덕분이다. 그 중심에는 송강호라는 대배우가 있다. 송강호에게 흥행성이란 건 빈곤한 표현인 것 같다. 영화를 대중에게 설득시키고 호소하는 오작교 같은 역할을 하는 대배우다. 이번에도 그는 아주 우발적이지만 맥락이 있는 결말을 관객에 설득시켰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시나리오를 쓸 때 처음부터 송강호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했다. 송강호와 최우식이 아버지와 아들로 출연한다는 걸 전제로 놓고 썼다고 했다. 송강호는 감독에게 그런 영감을 주는 배우다.

송강호가 봉준호 감독과 5번째 작품의 인연을 맺게 될지, 한국 관객에겐 기다려질 일이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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