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붉은 수돗물' 공포···주민들 "너나 마셔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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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03.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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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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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최근 인천 서구 일대 학교와 아파트에서 30시간 넘게 붉은 수돗물(적수)이 공급되다가 복구됐으나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는 원인분석을 위해 정밀검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3일 인천시 서구 검단·검암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인 ‘너나들이 검단+검암맘’ 등에 따르면 서구 지역 주민들은 인터넷 게시판 등에 수돗물 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주민들은 “아직도 적수가 나오고 있다”며 수돗물 복구 이후 새로 바꿔 끼운 샤워기 등 필터가 까맣게 변한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또 수돗물을 쓰고 나서 피부병이 생겼다며 관련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수돗물을 마신 뒤 배탈이 났다거나 복통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다.

비슷한 주장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제기됐다. 일부 주민들은 마스크 등에 수돗물 자체 실험을 한 사진을 공유하며 “너나 마셔라” 등과 같은 말을 하기도 했다. 이는 수질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이 나왔다며 수질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시 상수도사업본부를 겨냥한 글로 보인다.

지역 주민단체들은 이 문제로 상수도사업본부 측과 면담했으나 수돗물 수질검사 결과 적합 판정이 나왔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환경부 중재요청과 행정소송 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너나들이 검단+검암맘 관계자는 “상수도사업본부가 수돗물이 복구됐다고 한 뒤에 오히려 오염 정도가 심해졌고, 오염 수돗물이 나오는 지역도 늘어났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수돗물을 채취하는 등 자료를 취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붉은 수돗물로 피해를 본 아파트 등 8500여 세대와 초·중·고등학교 10곳이 앞선 수질검사에서 ‘적합’ 판정이 나왔다면서도 변색하는 부분에 대한 원인 분석을 위해 최소 7일 이상 소요되는 정밀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로 병입(병에 담음) 수돗물인 미추홀참물 50만병 이상을 공급하고, 저류조 청소를 원하는 아파트 단지가 있을 시 청소 비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수기 필터 교체 비용이나 생수 구매 비용 등도 보상할 방침이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손해 입은 가구에 보상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피해 주민들에게) 피해보상 절차를 안내하고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밀검사 결과 배탈·복통 등 피해와 이번 사태의 연관성이 발견될 경우 피해보상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31일 오후 6시까지 인천시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지역에 수돗물 대신 붉은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붉은 수돗물 탓에 이 지역 초·중·고교 10곳은 급식을 중단했으며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설거지나 샤워를 하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조사 결과 서울 풍납·성산가압장의 펌프 설비 전기공사로 인해 팔당 취수장에서 인천 공촌정수장으로 들어오는 수돗물이 끊긴 게 발단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또 다른 서울 풍납 취수장의 수돗물 공급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관로를 전환했는데, 이때 서구 지역에 붉은 수돗물이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박남춘 인천시장은 3일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로 불편과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피해주민들에게 사과했다. 또 상수도사업본부 등 관련 부서에 “이번처럼 주민 혼란과 불안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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