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홍카레오’누가 이겼는지 따지면 하수…명국은 서로의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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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와 '유시민의 알릴레오' 합동방송 ‘홍카레오’ 토론의 진행을 맡았던 변상욱 국민대 초빙교수는 '격전이 너무 없었다'는 일각의 반응들에 대해 "누가 이겼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청자 본인이 어디쯤 서 있나를 알아 차리는데 중요한 방송"이라고 말했다.

변 교수는 4일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홍카레오'방송 분위기에 관해 "사실 많은 분들이 (양 토론자가)피 터지게 싸우고, 배틀, 대첩, 칼 없는 뭐뭐, 이렇게 얘기했지만, 두 사람 다 그래도 이 사회에 뭔가 어른이자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시작부터 끝까지 분위기는 좋았다"고 전했다.

변 교수는 "홍준표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과에서 공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참 좋은 양반이었다고 얘기를 해버리니까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아방궁이나 이런 얘기들이 쑥 들어가버려서 싸움이 안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서도 홍 전 대표가 '탄핵을 넘어서야만 새로운 보수의 진영이 펼쳐질 건데 그게 안타깝다'고 말하니 쟁점이 갑자기 사라져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제작을 하다보면 50분이면 클라이맥스가 2번은 나와야 된다. 그래야 사람들이 안 졸고 도망가지 않는다"며 그런데 "클라이맥스 하나를 없애버리고 또 하나 클라이맥스가 사라지고 하니까 그때 좀 당황스럽긴 하더라"고 말했다.

다만 "싸우고 이런 거는 전혀 없었지만 '역린'이라고, 건드리면 안 될 부분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된 것들은 가끔 있었다"고 전했다.

변 교수는 이번 토론의 방점에 대해 "‘홍카콜라’만을 늘 보던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유시민 방송을 봐야만 하는 상황, ‘알릴레오’의 애독자들이 어쩔 수 없이 홍준표 방송을 들어야만 되는 이 상황이 중요한 거다. 그래서 양 진영이 어떤 반응들을 보이고, 어떤 균열이 생기나? 아니면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가? 이런 흐름들을 잡아내는 게 정말 이번의 핵심 주제다. 그런데 두 사람 중 누가 이기냐? 이제 이걸 먼저 신경 쓰면 약간 하류라고 볼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바둑에서도 ‘싸움 바둑에는 명국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까 멋진 대결 그 기막힌 수들이 나오려면 서로가 호흡을 맞추고 하면서 나오는 거지 이기려고만 덤벼들면 명국은 안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취자나 유튜브를 애독하시는 분들께 말씀을 드리자면 아마 이번 방송은 누가 이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시청자가) 어디쯤에 서 있구나를 알아 차리시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 시작부터 '저 인간 목소리 듣기도 싫다'며 꺼버리는 분은 극 저쪽에 가 계신 분들이고, 듣다 보니 들을만 하다고 생각 하시는 분들은 가운데 계신 분이고, 잘 들었는데 이 부분은 도저히 못 받아들이겠다 하시면 그쯤에 가 계신 거고, 그래서 아마 자기 위치를 가늠하실 수 있는 좋은 기준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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