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언급 김원봉 누구냐면…‘암살’의 조승우·‘밀정’의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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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07. 오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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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 김원봉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1898~1958)을 언급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면서 김원봉의 행적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6일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 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며 “그 힘으로 1943년 영국군과 함께 인도-버마 전선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웠고, 1945년에는 미국 전략정보국(OSS)과 함께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하던 중 광복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원봉에 대한 이같은 평가에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권에서는 김원봉의 월북 이후 활동 등을 지적하며 문 대통령의 김원봉 언급이 부적절했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김원봉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 중 한명이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1898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태어난 그는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해 국내의 일제 수탈 기관 파괴, 요인암살 등 투쟁을 전개했다.

김원봉의 지휘 아래 의열단은 1920년 밀양 경찰서 투탄사건, 1921년 조선총독부 투탄사건, 1922년 일복육군대장 암살미수사건 등 주요 거사를 지도했다. 그는 일제가 역대 조선 독립운동가 중 가장 높은 현상금을 걸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공포의 표상이었다.

그의 일제강점기 시절 활동상은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에서 배우 조승우가, ‘밀정’(감독 김지운)에서는 배우 이병헌이 각각 연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암살’에서 김원봉 역을 맡은 조승우는 특별 출연의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김원봉이라는 인물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극중 김원봉은 김구와 함께 친일파와 일본인 사령관을 암살하는 작전을 계획, 이를 지시한다. 영화에서 조승우는 “총독부에서 뽑은 최고의 친일파 강인국과 카와구치, 우리의 타케트(target)다”라는 대사로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영화 ‘밀정’에서 이병헌은 김원봉을 모티브로 한 가상 인물 ‘정채산‘으로 분해 김원봉이 이끈 의열단의 활동을 부각했다. ‘밀정’에서 이병헌 역시 특별출연에 불과했지만, 그는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실패가 쌓이고 우리는 그 실패를 딛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대사와 함께 의열단 단장의 독립투쟁을 향한 신념을 드러냈다.

이처럼 김원봉은 일제 강점기 무장 독립투쟁사에 있어 뚜렷한 존재감을 보인 인물이지만, 김원봉에 대한 평가는 월북 이후 행적으로 인해 논쟁이 되고 있다.

1944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 및 군무부장을 지내다 1945년 8·15 광복 후 귀국한 1948년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했으며, 국가검열상,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직을 역임했다.

1952년 3월엔 김일성으로부터 6·25전쟁에서 공훈을 세웠다며 최고 상훈의 하나인 노력훈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원봉은 1958년 연안파가 숙청될 때 함께 제거됐다.

김원봉의 이러한 북한에서의 활동 탓에 그는 그간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서훈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항일운동에 앞장선 독립운동가로서의 활동을 재평가해 서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하고 6·25전쟁 때 북으로부터 공로까지 인정받은 북한 고위직 정치인을 서훈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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