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막말경고에…"왜 입막나" 보수 내분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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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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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경제대전환 위원
"비겁한 침묵이 진짜 문제"

차명진 "문재인은 빨갱이"
도 넘는 막말에 지도부 당혹

곽상도, 직권남용 혐의 文고발


'5·18' '세월호' 등 최근 소속 전·현직 의원들의 잇따른 막말로 논란에 휩싸인 자유한국당이 급기야 '공천 감점'까지 언급하며 자제령을 내렸다. 그러나 당내 일각과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 같은 자제령이 "야당이길 포기한 행위"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여야 4당의 과도한 '막말 프레임'에 한국당이 걸려들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과감한 발언을 잇따라 시도하고 있는 데다 SNS 등을 통한 여과 없는 막말은 사실상 제지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막말 논란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경제대전환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 중인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정권 비판을 막말이라고 수긍하고 들어가면 야당을 왜 하나. 이런 당을 위해 내 전문지식은 왜 제공해야 하나"라면서 "그러니 사과당이라고 비아냥을 듣는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7일에는 자신을 비판한 일부 언론을 향해 "내게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정당성)로 재갈을 물리려 들지 마라. 이 나라의 진짜 문제는 막말이 아니라 비겁한 침묵"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여당 대표는 하지 말아야 할 불법 선거운동도 거침없이 총력 질주하고 있는데, 야당 대표는 풀어야 할 입까지 틀어막고 있으니 선거 결과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광역지자체 연구원과 업무 협약을 추진하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관들과 연쇄 회동하는 것 등을 '불법 선거운동'으로 규정하며 이같이 비판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막말 자정에 나섰지만 정작 당 일각과 보수층 사이에서는 더 강도 높은 막말과 함께 막말 자제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은 빨갱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차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이보다 반(反)국가적·반헌법적 망언이 어디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 뭐하나. 이게 탄핵 대상 아니고 뭐냐"라고 문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했다. 차 의원은 이어 "우선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덧붙였다. 차 전 의원은 지난 4월 '세월호 유족 폄훼 발언'으로 최근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은 상태다.

이에 앞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앞으로 또다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참으로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한 바 있다.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상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공천 감점'까지 거론했다.

7일 여야 4당은 이 같은 한국당의 우경화에 우려를 보내며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차 전 의원을 겨냥해 구두논평을 내고 "대통령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을 퍼부은 차 전 의원 입장은 자유한국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물으며 "그렇지 않다면 지난번처럼 면죄부 주기식 징계로 막말 경쟁을 부추기지 말고, 이번 기회에 차 전 의원을 당에서 영구히 축출하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다음주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문 대통령이 '김학의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겨냥한 수사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곽 의원은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 지시는 법무부 장관만이 검찰총장에게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며 "무슨 혐의가 나온 것도 없는데 피의자로 만들고 전 국가기관이 동원돼 조사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수사하라고 권고한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와 위원들도 명예훼손이나 무고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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