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재인이 등 부추겨"…민주당 "이념 갈라치기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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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08. 오전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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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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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봉 언급' 추념사 놓고 난타전

차명진 "문재인은 빨갱이"
민주당 "영구히 축출하라"
[ 고은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월북한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인 약산 김원봉을 현충일 추념사에서 언급한 것을 두고 여야가 또 난타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은 “잘못된 언급”이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념 갈라치기”라고 맞받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7일 “6·25 희생자들을 기리는 자리에서 언급되지 않았어야 할 이름을 (문 대통령이) 언급했다”며 “독립운동을 한 분이 다른 잘못된 일을 했으면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추념사에서 김원봉이 이끌던 의용대가 합류한 광복군이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다”고 언급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원봉은 의열단을 조직해 일제에 항거한 인물로, 광복 이후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6·25전쟁에서 공훈을 세워 훈장을 받는 등 현대사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겉으로 통합을 내걸지만 실제론 균열을 바라고, 대화를 얘기하지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우리 정치를 계속 싸움판으로 만들기 위해 보수 우파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분노와 비난을 유도하는 느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은 김원봉에 대해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 6·25 남침 최선봉에 선 그놈”이라고 표현하며 “그런 놈을 국군 창설자라고. 이게 탄핵 대상 아니고 뭐냐”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차 전 의원은 8차례나 글을 수정하며 ‘문재인은 빨갱이’라는 표현까지 추가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김원봉 선생에 대한 개인적 존경이 있다고 해도 김일성으로부터 6·25 공훈자 훈장까지 받은 사람”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국민 통합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보수 야당의 공세를 ‘이념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민족의 긴 역사를 지금 어느 시점의 안경으로 전부 새빨갛게 칠해서 보거나 새파랗게 칠해서 보는 색안경은 우리 국민의 높아진 정치의식 수준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추념사를) 이념 갈라치기로 활용해 대통령에게 비난을 퍼부은 차 전 의원의 입장이 한국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반문하며 “차 전 의원을 당에서 영구히 축출하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김원봉을 언급한 배경에 대해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자는 취지고, 그 취지에 대한 역사적 사례를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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