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념 논쟁까지…국회 문닫아두고 싸움만 하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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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07. 오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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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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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김원봉' 발언 두고 차명진 "문 대통령은 빨갱이" 막말 논란…. 박지원 "그럼 국민도 빨갱이냐" [홍준표 기자 pyoya@imaeil.com]
차명진 전 의원


민생을 외치면서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합의처리를 둘러싼 입장차로 국회 문까지 닫고 대치 중인 정치권이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6일 현충일 추념사 '김원봉 발언'을 두고 이념 논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난에 "못살겠다"며 국민은 여야 모두에게 '싸움'은 그만두고 민생입법 처리 등을 위한 국회정상화에 나서줄 것을 바라고 있지만, 정치권은 상대 흠집내기식 막말에다 각종 논쟁으로 '대치 전선 확대'만 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은 빨갱이', '탄핵 대상'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차 전 의원은 지난 6일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좌우이념을 극복한 애국정신을 강조하면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하자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연합뉴스


7일 여야 정치권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약산 김원봉을 언급하며 '광복 후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양쪽으로 갈라서 '으르렁'거렸다. 또다시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든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김원봉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하려는 시도를 넘어 보수우파에 대한 이념 공세라고 판단하고 극렬하게 반발했다. 보수성향의 바른미래당 역시 호국영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성향의 정의당은 한국당이 문 대통령의 추념사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색깔론'만을 꺼내 들고 있다며 반격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분열과 갈등의 정치로 정치권과 국민에게 누구 편이냐고 다그치고 있다"며 "결국 내 편, 네 편을 갈라치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6·25 전쟁에서 죽어간 이들의 수많은 무덤 앞에서 북한의 6·25 전쟁 공훈자를 소환해 추켜세울 수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는 호국영령에 대한 모독이고 국민에 대한 도발"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월북 전후 행적을 구분해 공은 공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애국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독립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 월북했다는 이유 하나로 공적을 폄훼 당하고 비하 받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정치적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지나치게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오게 되면 국론만 분열시킬 뿐"이라고 했다.

여야의 설전 속에 차명진 한국당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을 향해 '빨갱이'라고 표현,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내가 더이상 이 나라에 살아야 하나? 한국당 뭐하냐? 이게 탄핵 대상 아니고 뭐냐?"라며 "우선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했다.

여권이 이를 강력히 비판하는 가운데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부인하고 국민을 부인하는 처사로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 대통령이 빨갱이면 투표하는 우리 국민도 빨갱이냐"고 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출입기자들에게 "추념사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메시지는 애국 앞에서 보수·진보가 없고,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자는 취지"라며 "그런 취지에 대한 역사적인 사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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