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재판⑥ : 최태원 SK 회장과의 추억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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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4.08. 오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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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홍재의 기자, 박광범 기자] [[박근혜 재판으로 보는 '법과 정치'] 朴-최태원 독대에서 오고간 말은?]

'유리몸' 박근혜 전 대통령.

지난 이야기 요약 : '주4회' 스피드 재판을 하자는 재판부의 제안에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재판마다 '고령의 연약한 朴이 주4회 재판을 견디기엔 넘나 힘든 것'이라며 재판 속도를 늦추자고 요청한다. 재판이 열릴 때마다 이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검찰과 朴네 변호인단. K스포츠재단,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문체부 인사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건과 관련한 국민연금 관계자 등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증인으로 나와 팩트폭력을 시전한 가운데 朴은 증인과 유영하 변호사의 설전을 지켜보다 빵 터지고…

#6
朴이 기소될 때 새로 추가된 혐의 중의 하나가 SK그룹 뇌물 의혹이었던 거, 기억 나? 2017년 6월15일 재판부터는 본격적으로 SK그룹 사건을 다루기로 했어. 이날엔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김영태 SK그룹 부회장 등 SK그룹 임원들이 증인으로 나왔지.

검찰의 의심과 SK그룹 사람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래. 朴은 2016년 2월1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어. 최태원 회장은 대통령한테 무슨 얘길할까, 그룹 임원들과 함께 상의해서 주제를 미리 정리해 갔지. 워커힐 면세점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CJ헬로비전을 얼른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감방에 있는 동생 최재원 부회장을 가석방 시켜주라 등 SK그룹이 지금 당장 풀어야 할 문제들이었어.

朴과 최태원 회장이 만나고서 며칠 뒤에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SK그룹한테 연락을 해왔어. 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료를 보낼테니 잘 검토해서 협조해달라는 거였지. 근데 그 자료들 중엔 K스포츠재단 말고도 더블루K, 비덱스포츠가 무슨 회사고,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자료도 섞여 있었어. 죄다 최순실이 만들었거나 사실상 접수한 회사들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朴한테 가석방 해달라 요청했던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은 나중에 가석방되고서 2017년 11월의 모습. /사진=뉴스1
자료를 받아본 SK그룹 입장에선 '응? 이 믿을 수 없는 회사들은 뭐지?' 싶었지. 이상한 제의는 또 있었어.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과 만나서 얼마를 어떻게 지원할지 구체적인 얘기를 하는데 그 자리에서 K스포츠재단이 이런 요청을 했대. '총 89억원 지원 ㄱㄱ' '그 중의 50억원은 비덱스포츠로 쏴주라'.

SK그룹은 '이거 달라는 대로 줬다간 나중에 분명히 크게 탈난다' '정권 바뀌면 청문회 끌려가고 그룹 탈탈 털릴 각'이란 느낌적인 느낌을 받고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어. 대통령이 관심 갖고 만든 재단이라는데 돈을 안 줄 수도 없고, 개인이 설립한데다 해외(독일)에 있는 회사인 비덱스포츠에 돈을 보냈다간 외환거래법이니 뭐니 법적으로 난리가 날 거 같고 어쩌지? 어떡하지?

결국 SK그룹은 '89억원 지원' 요청을 거절하기로 했어. 청와대 요구를 대놓고 퇴짜놓긴 눈치보이니까 '대신 K스포츠재단에 30억원을 추가로 낼까 생각중'이라고 알렸지. (SK그룹은 나중에 이 30억원 지원마저도 없었던 일로 했어.)

촉 대박.
다음날(2017년 6월16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태 SK그룹 부회장도 같은 얘길 했어. 더블루K, 비덱스포츠란 듣보 회사 자료를 보고서 1차 당황, 독일 비덱스포츠에 50억원을 보내라는 요구에 2차 당황했고 '아, 이거 돈 보내면 절대 안 된다' 생각했단 거지.

이어서 증인으로 나온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최태원 회장한테서 들었다는 '대통령 독대 후기'를 증언했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朴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면세점 사업은 안종범 수석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더라'는 내용이야.

김창근 의장은 검찰이 물개박수를 칠 만한 증언도 남겼어. 'K스포츠재단이 89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한 게 최태원 회장이 朴한테 얘기한 기업 현안이랑 관계 있는 거?'란 검찰의 질문에 'ㅇㅇ 그렇게 생각함'이라고 답한 거야. 이건 朴과 최순실이 짜고(=공모) SK그룹에다가 뇌물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검찰의 의심에 동의보감하는 말이잖아!

이제는 장사를 접은 SK워커힐 면세점.
자금 지원이 '꽝! 다음 기회에'로 결론난 탓인지 뭔지 SK그룹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죄다 틀어졌어. 문 닫은 워커힐면세점은 쭉 '영업종료' 상태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불허'하면서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건도 날아갔지. 최재원 부회장은 2016년 7월에 형 만기일을 80일 남겨두고서야 가석방됐어.

이쯤부터 朴네 재판이 주4로 진행된다고 했잖아? 수요일은 쉬고 월화목금, 4일씩. 그런데 수요일에도 법원에 출근해야 할 일이 생겨버렸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네 재판에서 朴을 증인으로 채택했거든. 뇌물을 주고받았다고 의심받는 쥔공들이니까 직접 불러다 얘기를 들어보자는 거지.

朴의 증인 피처링 날짜는 2017년 7월5일 수요일로 결정됐어.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의 재판에 두 번이나 증인으로 채택되고, 검사가 구치소까지 찾아가서 1시간을 설득했지만 끝끝내 증인 출석을 거부한 朴이 과연 이재용 부회장네 재판엔 나올까? 저번엔 몸이 아파서 못 간다고 했지만 이번에도 그 이유를 대기엔 월화목금 자기네 재판엔 잘만 나오는 것. 설득력이 0에 수렴할 테고.

증언 거부의 달인.
2017년 6월19일 열린 재판은 20분 만에 싱겁게 끝나버렸어.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 사장이자 전 대한승마협회장이 증인으로 나왔는데 검찰이 던지는 모든 질문에 '증언을 거부합니다'란 답만 한 거야. '장난하나?' 싶겠지만 법이 그래. 묻는 대로 다 답했다간 까딱하면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거나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데 거기서 유죄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면 아예 입 꾹 다물고 증언을 거부할 수 있어. 박상진 전 사장 역시 이미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었으니 증언을 거부할 수 있지.

형사소송법 148조 (근친자의 형사책임과 증언거부)

누구든지 자기나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한 관계있는 자가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1. 친족 또는 친족관계가 있었던 자
2. 법정대리인, 후견감독인


☞ 朴 재판 출석 박상진 前삼성 사장 "모든 증언 거부"

최순실 딸래미 정유라의 승마 활동을 지원했다는 삼성 관계자를 불러다가 朴과 최순실이 보는 앞에서 탈곡기를 가동하려 했던 특검은 분노했어. 이재용 부회장을 쉴드 치려고 삼성 그룹 차원에서 작정하고 입꾹 작전을 시전한 거라면서 말이야.

계산기를 두드려라!
다음 재판엔 박영춘 SK그룹 CR팀장(부사장)이 증인으로 나왔어. SK그룹이 K스포츠재단 등에 돈을 내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했을 때 실무를 담당한 사람이지. 박영춘 부사장은 K스포츠재단, 더블루K, 비덱스포츠가 영 못미더웠대. 이 재단과 회사들이 원하는대로 해줬다간 분명 문제가 생길 건데 그래도 요구를 들어줘야 할지, 청와대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물어볼까 했었대.

89억원이나 지원하기엔 재단이 건네준 자료가 넘나 부실한 것. 그래서 박영춘 부사장은 현실적인 금액을 계산해서 '20억원 출연'을 제안하는 걸로 승부를 걸었지. 朴이 얘기하고 청와대가 추진한 일인데 금액을 너무 후려쳤나, 싶어서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우리가 진짜 열심히 계산하고 생각한 결과'란 걸 보여주려 했대. 나름대로 밉보이지 않으려 노력을 했지만 K스포츠재단 입장에선 어처구니 없었겠지? 박영춘 부사장은 그 뒤로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한테 찍혀서 뒷담화의 대상이 되었다고…

1년 전 추억팔이.
朴과 SK그룹과 K스포츠재단 등의 삼각관계를 파헤치기 위해 회장님이 등판했어. 최태원 SK회장이 관련된 기업들의 회장님으로선 1빠로 증인으로 불려나왔지. 朴과 최태원 회장이 독대한 날짜가 2016년 2월16일이니까 1년이 훨씬 지나서야(2017년 6월22일) 다시 만난 거야. 어디서? 법정에서.

최태원 회장은 1년4개월 전 朴과의 추억을 하나씩 털어놨어. 2016년 2월12일 감방에 있던 동생(=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면회했고, 안종범 전 수석한테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고, 알고보니 朴이 만나고 싶다는 얘길 하려던 전화였고, SK 임원들을 불러모아다가 朴이랑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할까 회의를 했고, 거기에서 '면세점+CJ헬로비전 합병+동생 가석방 ㄱㄱ'도 얘기하기로 결정했고, 실제로 朴을 만났을 때 은근슬쩍 회사 좀 도와달라고 얘기를 했고 등등.

최태원 회장의 얘기에 朴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냥 듣고만 있었대. 그러다가 대화 도중에 뜬금포로 'SK는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얼마 낸 거?'라고 물어봤대네? 중간에 합류한 안종범 전 수석이 숫자를 얘기해주니까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이라고 말했대. 그것이 어떤 '관심'과 '협조'였을지는… (생략)
옛다 돈?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재판 속도에 부스터가 가동되고 대통령 시절에 만났던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게 돼서였을까? 朴이 좀 달라지기 시작했어. 그동안은 재판 도중에 하품하고, 뜬금없이 빵 터지고, 고개 숙이고 조는 모습이 목격됐다면 이번 재판에선 안경까지 쓰고서 재판에 집중했다는 거야. 유영하 변호사랑 심각하게 얘기도 하고 증인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하면서.

근데 사실 이 무렵 朴의 재판 이야기는 슬슬 사람들의 관심을 잃어가고 있었어. 이제 막 뽑힌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으쌰으쌰 망가진 나라꼴을 다시 세우고 있을 때라 '옛날 사람' 朴은 잊혀져 갔지. 재판을 직관하고 싶다고 신청하는 사람들 수도 훅 줄어들고 말이야.

방청석 경쟁률이 낮아지니까 그 자리는 자연스럽게 朴의 열혈팬들 몫이 됐어. 이 팬들은 법정에서도 朴을 향한 덕심을 매우 적극적으로 표현했지. 朴이 등장하면 박수 치고 환호하고, 朴한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증인한텐 야유를 보내고 수근수근 뒷담화를 하는 등등. 일코따위 1도 모르는 이 朴덕후들의 방청석 지분율이 올라가면서 이러한 법정 소란은 점점 더 심해져갔어. 법정 경위가 아무리 말리고 주의를 줘도 朴덕후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어. 재판부가 재판을 시작하고 끝낼 때마다 '자꾸 이러면 쫓아낸다! 감치한다! 벌금 때린다!'라고 경고해도 먹히지 않았지.

아무리 덕질이 중요해도 일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최태원 회장이 증인으로 나온 재판에서도 朴덕후의 활약은 계속됐어. 유영하 변호사의 말이 끝나니까 어떤 방청객이 '옳습니다!'라고 소리를 친 거야. 더이상 참지 않는 재판부는 저번과 마찬가지로 이 방청객을 강퇴시켰어. 朴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건 좋은데 법정에서만큼은 내적응원으로 그쳐야 한다고! 현웃은 금지라고! 재판부는 더이상 참지 않는다고!

☞ "감치요? 먹는 건 줄 알았어요"

방청객들, 감빵 생활 좋아하는 편? /사진=영화 '7번방의 선물' 스틸컷
주4 재판으로 재판부부터 검사, 변호인, 朴과 최순실 등등 모두가 열일하고 있는 이때, 뜻밖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어. 증인으로 불려온 삼성 사람들이 죄다 증언 거부 카드를 써서 재판이 일찍 끝나버렸거든. 2017년 6월26일 열린 재판은 증인이 3명이나(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이자 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됐는데도 1시간 만에 끝났어. '증인은 뇌물공여죄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 받고 있죠?'란 기본적인 질문에도 'ㅈㅅ. 답변 거부'란 말만 하는 걸 어째. 저번에 '죄송합니다' '증언 거부합니다'란 말만 하고 돌아간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자 전 대한승마협회 회장)이랑 똑같은 전략을 들고나온 거야.

삼성 뇌물 사건에 관계된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꾹 작전을 시전하고 있으니 특검으로선 답답한 노릇. 게다가 2017년 7월3일에 이 사건의 주인공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인데 다른 삼성 사람들처럼 이재용 부회장도 증언을 거부한다면? 특검의 혈압이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금쯤 특검의 심정. /사진=JTBC '아는 형님' 방송화면
다음날 재판에선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진술조서를 갖고 썰전을 벌였어. 언론에서 미르재단이 이상하다는 보도가 빵빵 터져나올 때 청와대에서도 대책 회의를 했었대. 김성우 전 수석이 참석했다는 이 회의에는 안종범 전 수석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있었대. 朴의 청와대 내 최애들이 한자리에 모인 거지. 거기서 최애들은 '비선실세가 진짜 있음?'이라고 물어봤대. 그랬더니 朴이 답을 하긴 했는데 '비참합니다'라고만 했대.

이게 비선실세가 있다는 말이야, 없다는 말이야? 대통령 시절 '불통의 아이콘' 소리를 괜히 들은 게 아닌가봉가. 암튼 朴의 이 알 수 없는 말을 듣고서 김성우 전 수석은 '비선실세 있네, 있어'라 받아들였대. 검찰도 거기에 동의보감하는 부분이고.

반면 朴네 유영하 변호사는 '비참하다'는 말이 어떻게 그렇게 들리냐고 반박했어. 비선실세니 뭐니, 그딴 얘기가 나왔다는 자체가 얼척없어서 '비참하다'고 말한 건데 검찰이 자기네들 맘대로 희한하게 해석했다면서 말이야.

☞ "朴 전 대통령, '비선실세 있냐'고 묻자 '비참하다'고 해"

검찰은 최순실 가족들을 증인으로 신청했어. 딸내미 정유라랑 정유라의 구남친 신모씨, 최순실의 언니 최순득과 조카 장시호 등 4명을 증인으로 부르자고 요청했지. 가족은 아니지만 최순실 절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도 신청했고. 朴과 최순실의 변호인이 검찰의 증인 신청에 동의만 하면 법정에서 가족모임이 벌어질 판.


朴의 수많은 혐의들 중에 하나가 '제3자 뇌물수수'야. 공뭔이 자기 업무와 관련해서 부정한 청탁을 받고선 뇌물을 자기한테 바로 쏘지 말고 제3자(예를 들면 베프)에게 주라고 한 경우 이 혐의가 적용되지. 그렇다면 朴의 제3자 뇌물수수에서 '제3자'는 누구다? 'K스포츠재단'이다! 최순실이 만들고 최순실네 사람들이 다 해먹은 걸로 의심되는 바로 그 핫한 재단!

2017년 6월30일 재판엔 이 K스포츠재단 사람 2명이 증인으로 나왔어.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 정현식 전 사무총장이지. 이 사람들은 특히 SK그룹과 아주 깊은 인연이 있어. 최순실의 지시를 받고서 SK그룹을 찾아가 '돈 내놔'를 시전했던 그런 인연이지;;

소듕한 내 수첩.
먼저 증인석에 등판한 박헌영 전 과장은 최순실이 K스포츠재단을 놓고 다 지시했고, 최순실이 하란 대로 SK그룹을 찾아가 '약속한 돈 내놓으쇼'라 po당당하게wer 요구했다고 말했어. 또 최순실이 급하게 지시해서 인터넷 검색해다 엉망진창 와장창으로 기획안, 예산안을 작성했고, 그걸 롯데그룹에 보냈는데 담날 롯데에서 (그따위 문서를 보고도) 75억원을 내겠다고 연락을 해왔대.

그러면서 한 가지 스릴러 영화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이 박헌영 전 과장한테 수첩이 있었단 말이야? 최순실이 뭐라뭐라 지시를 하면 그걸 다 받아적었던. 심지어 성질 급한 최순실이 직접 뭐라뭐라 적기도 했던 수첩이. 박헌영 전 과장은 이 수첩이 너무 일찍 공개되면 대통령 빽이 있는 최순실이 자기를 어떻게 해치울지 몰라서, 자기가 죽을까봐 땅에 묻어두고 숨겨놨었대. 4개월이나 묻어놨다가 2017년 3월에 '이때다!' 싶어서 검찰에 제출했다는 거야.

☞ 박헌영 "최순실 지시 적은 수첩, 땅 속에 숨겼다"

한창 진행중이던 박헌영 전 과장의 증인신문은 朴이 갑자기 책상에 엎드리면서 중단됐어. 잠깐잠깐 졸긴 했어도 책상에 엎드린 건 처음이라 다들 깜놀. 재판부는 朴이 몸이 안 좋아 쉬고 있다면서 오늘 재판은 여기까지만 하고 미안하지만 다음에 박헌영 전 과장을 다시 불러다가 오늘 못 다한 재판을 이어가자고 했지. 이런 유리몸으로 대통령은 어떻게 된 건지 의문.

주4일 출근은 힘들어. /사진=뉴스1


(7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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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 jvdith@mt.co.kr, 홍재의 기자 hjae@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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