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치회에 돔구이...이게 단돈 5천원

어디서도 안 빠지는 전라도 뒷골목 음식

등록 2010.04.22 15:32수정 2010.04.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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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음식이 정갈하고 입에 착착 붙는다. ⓒ 조찬현


"고기(생선)도 꾸어주고, 회도 주고, 항시 이렇게 나와요."


단돈 5천원의 밥상에 삼치 회에 돔 구이까지 올라왔다. "놀라지 마시라. 와~ 눈이 번쩍 뜨인다." 집은 허름하고 볼품없다. 여수 충무동 뒷골목에 있다. 지인은 "전라도 뒷골목음식으로 어디서도 안 빠진다니까, 질서가 있다니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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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은 갓김치와 삼치회, 열무김치와 삼치회의 조합은 정말 환상의 맛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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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에서 공수해온 싱싱한 삼치회다. ⓒ 조찬현


맛의 질서라. 하나같이 음식이 정갈하고 입에 착착 붙는다. 뭐 하나 나무랄 게 없다. 그 집의 음식 맛은 장맛이라고 했다. 이따금씩 전국 명문가의 종자장이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것만 봐도 우리 음식에서 장맛이 얼마나 소중한지 짐작이 간다. 우리의 종가집 장독에는 수십 년에서 천년이 넘은 종자장까지 있다. 몇 해 전에는 천년 넘은 종자장이 세간에 알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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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특별 제조해 사용했다. 이름 하여 특제간장이다. ⓒ 조찬현

실내는 허름하지만 음식 맛이 일품인 이집 또한 장을 특별 제조해 사용했다. 이름 하여 특제간장이다. 이 장에 따신 밥 비벼먹으면 깜빡 간다. 삼치회의 소스로도, 갈치구이 양념장으도 그만이었다. 숫제 음식 맛을 좀 안다는 미식가들도 그 맛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간장에다 다진 마늘 넣고 고춧가루 식초 한빵울 참기름에 물엿 살짝 그라면 돼죠. 나중에 다진파 넣었어요."

삼치회는 이집에서 만든 특제양념장에 찍어 구운 김에 싸 먹어야 제맛이다.  말문이 막힌다. 곰삭은 갓김치와 삼치회, 열무김치와 삼치회의 조합은 정말 환상의 맛이다. "좋다 좋아!", 곰삭은 갓김치에도 전라도의 게미가 제대로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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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잘 구워낸 갈치와 돔구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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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구이도 양념장과 잘 어울린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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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둑 간장게장의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 조찬현


초장에 찍어 먹는 생굴의 맛도 일품이다. 갈치구이와 돔구이는 바삭하니 잘 구워졌다. 기름을 바르지 않고 불에 구워낸 김은 삼치회와 잘 어울린다. 밥도둑 간장게장의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열무김치도 제맛을 한껏 자랑한다. 애호박전도 맛깔스럽다.

갈치구이를 밥에 살짝, 맛이 궁금하다고요? "미쳐, 미쳐~" 누룽지에 커피 서비스까지. 과일서비스도 이어진다. 이게 바로 남도의 참맛이다.

어찌 보면 선술집 같기도 하고, 허름한 시내 뒷골목의 밥집이지만 맛의 본고장 전라도에서도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음식 맛이 빼어나고 푸짐하다. 모든 생선은 거문도에서 직접 공수해온다. 음식 하나하나에 전라도의 게미가 오롯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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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회는 이집에서 만든 특제양념장에 찍어 구운 김에 싸 먹어야 제맛이다. ⓒ 조찬현


구수한 시래기된장국과 한결같은 맛의 다양한 찬, 뒷골목 밥집 장금이는 단돈 5천원의 밥상에 거짓말처럼 남도의 진면목을 그대로 담아냈다. 장금이라는 상호를 내걸 만하다.

얼마 안 있으면 거문도토속음식 '한강쿠갈치국'도 선보인다고 한다. 가시나물 엉겅퀴를 넣은 갈치국이다. 토속음식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밥집 #게미 #뒷골목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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