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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백반
 젓갈백반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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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백반 어디 가면 먹을 수 있을까요?"
"방송에서 뭐라고 떠들었는지 몰라도 파는 데 없어요."


헉! 젓갈동네에 젓갈백반이 없다니 이건 또 뭔 소리랴? 무수히 많은 젓갈집이 있으니 젓갈백반도 쉽게 눈에 띌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없단다. 처음에 소개받고 갔던 강경경찰서 앞에 있는 무슨 뷔페는 느낌상 아니다 싶어 도로 나와 버렸다.

찾아봐도 안 보이니 자존심 던지고 다시 그 뷔페로 가야 하나. 아님, 다른 메뉴로 해결하고 내일 곰소항으로 떠날까? 예까지 왔으니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물어보자. 맛객의 질문에 젓갈상회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이윽고 황해도젓갈집 옆에 하나 있다면서 한 마디 덧붙인다.

“지금도 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헉! 어쨌든 가보기로 하자. 지리적 감각 하나는 타고난 맛객, 쉽게 찾았다. 황해도젓갈상회 옆에 달린 달봉가든, 입구에 젓갈백반을 알리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젓갈백반 해요?”
“네! 앉으세요.”

잠시 후 젓갈백반 상을 대했다. 순간 눈이 휘둥그레~ 오호~ 이것이 정녕 7천원짜리 젓갈백반이란 말이더냐?

조기젓찜
 조기젓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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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젓
 새우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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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젓
 육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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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굴젓
 어리굴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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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젓
 멍게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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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란젓
 청란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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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차치하고 일단 젓갈 종류만 해도 몇 가지냐? 중앙을 차지한 명란젓을 중심으로 꼴뚜기, 낙지, 가리비, 토하, 개불, 청란, 창란, 오징어, 조개, 멍게, 육젓, 어리굴젓 등 온통 입맛 돋우는 것들이다. 이뿐인가? 깻잎장아찌, 콩나물, 무생채, 풋고추 등 댓가지의 찬품에다 보골보골 끊는 청국장은 또 어떻고.

구수한 시골의 맛, 청국장
 구수한 시골의 맛, 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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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오늘 밥 좀 들어가겠군. 예상대로였다. 공기밥 두 그릇이 순식간에 뚝딱! 물론 공기밥 하나는 기본으로 서비스 된다. 맛기행 중에 두 그릇이나 비운 건 아마 처음이지 싶다. 이래서 밥도둑이라고 하는 거야?

명란젓
 명란젓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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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객이 좋아하는 명란젓은 알갱이가 보슬보슬 살아 있다. 맛 또한 입에 침이 고이게 하는 걸로 봐서 상품을 사용하는 듯하다. 3미(쓴맛, 단맛, 짠맛)가 느껴지는 멍게젓의 향기로움은 두고두고 여운이 남는다.

밥에 비벼야 제맛인 토하젓의 구수함에 또 다시 침이 고인다. 가리비젓의 오돌돌한 식감에 쌈박한 조개젓의 풍미로움까지 더해지니 이만한 젓갈백반, 아니 젓갈만찬이 또 있으랴.

여기서 끝은 아니다. 이 집의 히든카드! 조기젓찜이 바로 그것이다.

조기젓찜은 고기도 생선도 아닌 제 3의 식감이라 할 만 하다
 조기젓찜은 고기도 생선도 아닌 제 3의 식감이라 할 만 하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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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냉장고가 없던 시절, 여름에 먹기 위해 염장보관을 했던 데서 유래한 음식이다. 이렇듯 우리 선인들의 식문화에는 뒷날을 생각하는 요량이 있었다. 이 때문에 요새 즉석 음식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개미(깊은맛)가 있다. 조기젓찜이 그렇다.

지금이야 사철 신선한 생선이 공급되고 있으니 젊은 사람 입에 맞을까마는, 맛객은 이 조개젓찜의 짭쪼롬한 감칠맛에 젓가락이 아니 갈 수가 없다. 잇새의 질감은 생선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고기도 아닌 제 3의 식감으로 다가왔다. 여름철 입맛 떨어질 때 조기젓찜에 청량고추 다져올려 물 말은 밥에 먹으면 성찬보다 나을 듯싶다.

이곳의 젓갈은 모두 식당과 붙어 있는 황해도젓갈의 것이다. 식사를 하면서 입에 맞았던 젓갈은 구입해가서 이웃과 나눠 먹으면 어떨까? 강경여행이 더욱 풍요롭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찾아가기>
자가용: 경부고속도로-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 논산 IC -지방도68호- 강경 (약 20분소요). 서논산 IC-강경(약 10분소요). 연무 IC- 강경(약 10분 소요)
버스: 서울강남터미널-논산시외버스터미널 (06:00~ 19:50, 50분 간격. 2시간 40분 소요)
기차: 용산역(호남선) - 강경역(06:05-23:50, 50분 간격, 2:30분소요)
KTX고속철도: 용산역-논산 (06: 35~19: 35, 50분간격. 1시간 30분 소요)

업소정보는 http://blog.daum.net/cartoonist/11542557에 있습니다.



태그:#젓갈, #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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