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기차여행의 백미는 '역전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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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5.03.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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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매거진' 편집부가 엮은 '역장추천맛집100'
'역장추천맛집100' 표지

(서울=뉴스1)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하다 보면 "지금 여기 00역인데요, 역 부근에 갈만한 식당 좀 알려주세요"라고 공개적으로 묻는 경우가 흔하다. 식당을 안내하는 댓글이 곧바로 주르륵 붙는다. SNS의 장점이기도 하다.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일인데 낯선 지역을 방문했을 때 아무 식당이나 불쑥 가기보다 그 지역의 전통 있는 식당에 가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물론 '검색의 시대'에 인터넷을 뒤지면 맛집 정보야 넘친다. 그러나 소위 파워 블로거들의 대가성 작업이거나 식당 주인의 아들이나 딸이 올린 정보일 경우도 많아 신뢰도가 떨어진다.

'역장추천맛집100'은 바로 그 이방인들을 위해 엮은 책이다. KTX를 타면 볼 수 있는 월간지 'KTX매거진'은 항공사가 비행기 안에 배치하는 고급 정보지 못지않게 편집에 심혈을 기울인다. '역장추천맛집100'은 그 잡지의 편집부가 엮은 탓에 편집이 깔끔하다. 여행가방에 넣기 좋게 작은 사이즈로 출판한 것도 돋보인다. 맛집에 대한 긴 스토리보다 간결한 정보와 눈이 즐거운 사진 편집에 중점을 둔 탓에 책만 봐도 군침이 마구 흐른다.

1부는 '제철 재료와 특산물로 만든 지역 대표 요리' 편이다. 김정희 단양역장이 추천하는 '성원마늘 약선요리', '어부명가', '오성통닭'을 먹고 출발한 기차는 김남용 전주역장이 추천하는 김치 전문 요리집 '신뱅이', 전주가맥의 원조 '전일갑오' 등을 거쳐 대천역, 양평역, 안동역, 사북역, 곡성역, 영동역, 목포역, 광양역, 포항역을 지그재그로 돈다. 목포역은 간장게장삼합, 광양역은 불고기, 포항역은 물회! '성원마늘약선요리'의 김영하 대표는 '조미료를 쓰지 않고 직접 발효한 효소로 감칠맛을 낸다'는 꿀팁도 한 몫 한다.

2부는 '상다리 휘어지는 오감 만족 정식 세트' 편이다 천안아산역 '청국장보쌈정식', 논산역 '젓갈백반', 서울역 '한정식', 보성역 '꼬막정식', 경주역 '연잎한정식', 구례구역 '대통밥정식'이 간택됐다. 논산시 강경 '달봉가든'의 '젓갈백반' 한 상에는 명란젓, 갈치속젓 등 열네 가지 젓갈과 곁들여 열 가지가 넘는 반찬이 함께 오른다. 아아, 정말이지 군침이 마구 돈다!

3부는 '안주로도 끼니로도 든든한 국밥과 탕 요리' 편이다. 울산역 선짓국밥, 나주역 곰탕, 서대전역 순댓국밥, 밀양역 돼지국밥, 동대구역 토종닭해신탕, 정읍역 생갈비매운탕, 광주송정역 애호박사골국밥, 계룡역 한방해천탕, 창원중앙역 소국밥, 여수엑스포역 원조통장어탕이 대표주자다. 죽기 전에 만나면 좋은 사람들과 둘러앉아 '여수 밤바다'를 굽어보며 '상아식당'에서 붕장어(아나고)탕에 소주잔 기울이는 날이 한 번은 있기를 간절히 원할 뿐이다.

4부는 '산해진미 담긴 한 그릇, 일품요리' 편이다. 기차는 수원역, 김제역, 진주역, 부산역, 춘천역, 용산역을 숨가쁘게 돈다. 각 역마다의 일품요리는 여기에 적지 않겠다. 그것까지 적어버리면 책을 본 사람이나, 안 보고 칼럼만 읽은 사람이나 똑같게 되니까. 마지막에 부록으로 '우리나라 아름다운 간이역' 6개가 소개돼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서도역, 석불역, 용궁역, 이렇게 절반만 알려준다.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 하늘 아래 첫 역'이라 들었던 승부역이 거기에 들지 못한 것을 보면 어지간히 아름다운 모양이다.

◇역장추천맛집100 / KTX매거진 엮음 / 성우애드컴 펴냄 /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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