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 삼성 양준혁 "은퇴경기서 눈물? 글쎄요"
기사입력 2010-09-17 10:54
| "에이스 활약에 도루왕도 3차례…안 믿겨요?" |
| 양신의 고백 : 19일 은퇴경기 양준혁 어린 시절 사진-에피소드 공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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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글쎄, 가봐야 알 것 같은데요."(양준혁)
삼성 양준혁이 이제 18시즌 프로야구 인생을 마감하는 날이 다가왔다. 19일 은퇴경기. 대구구장 삼성-SK전이다.
16일 광주구장에서 만난 양준혁에게 "은퇴경기때 눈물이 나지 않겠는가"라고 묻자 그는 웃으면서 "나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대신 "두달간 쉬었으니 안타 못쳐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3번 타순을 맡게 됐는데, 중요한 실전경기라 부담이 없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최근 양준혁의 어린 시절 사진을 15장 확보했다. 그런데 의외로 사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양준혁은 "예전부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언론사에서 사진을 많이들 가져갔는데 돌아온 게 거의 없다. 그래서 사진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양준혁의 사진 가운데에는 여러 명이 함께 찍은 것도 여러 장 있었다. 특정 사진을 지목하며 "누가 양준혁인가요?"라고 물을 때마다 그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여기 있잖아. 한눈에 척 보면 나라는 거 눈에 안 띄나?"라며 웃었다. 듣고보니 지금의 얼굴모습이 어릴 때부터 드러난 사진이 꽤 있었다. 물론 어떤 사진에선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슬림한 모습도 있었다. 촌티가 팍팍 나는 옛 사진들이다. 그때만 해도 바로 그 '프로야구 키드'가 각종 통산기록을 갈아치우는 대형타자가 될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이건 중학교때 것이고, 저건 대구상고때 선배들 졸업할 때 사진이네." 조금의 망설임 없이 그는 언제 사진인지를 설명했다.
대학 시절 '제17회 신입생 환영회'란 배경으로 양준혁이 전자기타를 폼나게 들고 있는 사진도 있다. "기타 잘 쳤나 보네요"라고 하자 양준혁은 "푸훗, 무슨, 그냥 폼으로 들고 있는건데. 기타 하나도 못쳐"라고 답하기도 했다.
양준혁은 대구 남도초등학교와 경운중학교, 대구상고를 거쳐 영남대로 진학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에는 회장기 전국대회에서 마산 성호초등학교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투수 출신이기도 했다. 경운중학교 시절에도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중학교때 팔꿈치 부상을 입어 투수에서 타자로 전공을 바꿨다. 중3때부터 배트를 끼고 살기 시작해 지금의 '양신'이 됐다.
여러 사진을 보면서 양준혁에게 "가장 좋았던 시절이 언제였나"라고 질문했다. 양준혁은 한밤중에 담벼락 옆에서 스윙 훈련을 하는 영남대 시절 사진을 지목했다. "내가 대구상고 시절에 야구를 조금 하긴 했지만 그냥 동네에서 유명한 선수였다. 영남대 1학년때 4번타자를 치면서 4할이 넘는 연간 타율을 기록하고 타격왕도 차지하면서 비로소 이름을 알리게 됐던 것 같다." 그는 대학 시절 도루왕도 세차례나 했었다고 강조했다. 훗날 나이가 들면서 발이 느리다는 이유로 수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는데, 그럴 때마다 양준혁은 '도루왕 출신'임을 강조하곤 했다.
양준혁에게 야구는 인생의 전부였다. 은퇴 후에는 유소년을 위한 '양준혁 야구장'을 건립하는 게 목표다. 야구장을 보며 설랬던 어린 시절 기억을 많은 아이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의미가 아닐까. "양준혁 선수를 보면서 프로야구의 꿈을 키웠다"는 타격왕이 훗날 분명 등장할 것이다. 19일 은퇴경기 티켓은 이미 인터넷에서 몇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마침내 또다른 시작을 알리는 은퇴경기다.
< 광주=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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