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 Story >영어회화 10년 방송… “이젠 학생이 영어로 자기 소개하는 교육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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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선플운동본부 사무실에서 민병철 한양대 특훈교수가 안경을 고쳐 쓰며 선플운동의 세계화 등 앞으로의 목표를 밝히고 있다. 김선규 기자


생활영어 교육 1세대 민병철

민병철 한양대 특훈교수는 문법 위주의 영어 교육이 주를 이루던 때에 처음으로 실전 회화 위주의 생활영어를 도입한 교육자로 유명하다. 국내 영어 교육 1세대이자 성공신화를 만든 비결이다. 민 교수는 “문법 중심의 입시제도로 인해 외국인과 통하는 실용영어의 기본량을 채울 수가 없다”며 “회화로 접촉을 늘려야 언어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듯 민 교수는 어릴 때부터 영어를 곁에서 접하며 자랐다. 서부활극 영화를 좋아해 매일같이 봤다. ‘OK 목장의 결투’ 등 영화 대사를 직접 따라 했다. 호주 출신 선교사 부인이 만든 스파게티를 얻어먹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교회에 다니다가 그 집안 자녀와 친해져 영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기도 했다. 민 교수는 “어느 날 선교사 집 뒤뜰에서 영어 연습을 하고 있는데 부인이 ‘라디오 영어 뉴스가 나오는 줄 알았다’고 칭찬해 신났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당시 회화 위주의 영어 교육이 거의 없었던 만큼 민 교수의 회화 실력은 금방 눈에 띄었다. 1973년에는 대학생 신분으로 KBS에서 20분짜리 라디오 영어회화 방송을 하게 됐다. 파격적으로 극장에서 상영하던 ‘벤허’ ‘삼손과 데릴라’ 등 영화를 전부 녹음해 이를 교재로 활용하며 영화영어를 가르쳤다. 이후 1981년부터 1991년까지 10년 동안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6시 30분 MBC TV에서 생활영어 방송을 진행했다.

외국인과 통하는 생활영어가 보급되지 않았던 때라 이 방송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학생은 물론 직장인, 주부들까지 TV 앞에 몰려드는 바람에 일선 영어학원의 수강생이 줄었다는 이야기까지 나돌 정도였다. 민 교수는 “당시에는 문법 위주의 영어학습이 주류였는데도, 많은 시청자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민병철 생활영어’ 책을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영어 교육이 학생 개개인의 관심사나 꿈과 접목돼야 한다고 믿는 민 교수는 이제 한양대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로 자신의 꿈과 미래 계획을 이야기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학생 각자가 자신을 영어로 소개하면서 영어 교육과 개인의 인생에 대한 계획을 함께 해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민 교수는 “학생 각자가 영어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짧은 동영상을 만들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초등학교까지 이런 방식의 영어 교육을 도입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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