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재건 써달라며 약속했던 기부금, 1조원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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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16. 오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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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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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AFP=연합뉴스]
화재로 소실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한 기부금 모금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는 지난 4월 15일 화재 이후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모인 기부금은 800만 유로 (약 106억원)로 이는 당초 약속된 기부금액 8억5000만 유로(약 1조1350억 원)의 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일반 시민이 낸 소액 기부금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문화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화재 소식이 알려지자 프랑스 현지 주요 기업들과 거부들은 수천억원의 기부금을 약속했다. 구찌와 입생로랑 등 고급 패션 브랜드를 거느린 케링 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각각 3억유로(약 40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을 소유한 베탕쿠르 가문 역시 2억유로(약 2670억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모인 기부금에 비춰볼 때, 이들의 기부 약속은 일부만 실행됐거나 아예 실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AFP통신의 분석이다.

프랑크 리에스테르 문화부 장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부금 모금 상황에 대해 "기부한다고 약속해놓고 결국에는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보통 재건 작업이 진행된 뒤 약속된 기부금이 이행된다"면서 "그런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액을 기부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돈이 언제 어떻게 쓰일 것인지를 알고 싶어한다"면서 기업들이 늦게라도 기부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쳤다.

한편 리에스테르 장관은 화재 발생 두 달째를 맞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건물 구조와 기반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로 아치형의 지붕은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당국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본격적인 재건에 앞서 버팀목을 설치하는 등의 기반 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몇 주가 더 걸릴 전망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선 토요일인 15일 화재 후 처음으로 정식 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화마를 피한 동편 '성모 마리아의 예배실'(the Chapel of the Virgin)에서 열릴 이 미사는 가톨릭 TV 채널인 'KTO'로 생중계된다.

안전 문제로 미사에는 30명만 참석이 허락되며 이들 대부분은 성직자들이라고 AFP는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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