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금바리보다 귀한 ‘붉바리’ 기후변화 대응 양식품종 될까

부경대 연구결과 한계수온 최고 35.5도 안팎 추정…다른 양식어종보다 훨씬 높아

낚시객들 사이에서 다금바리보다 귀한 대접을 받고 중국에서 최고가에 거래되는 ‘붉바리’가 고수온에 잘 견디는 것으로 밝혀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양식품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경대는 해양생물학과 박사과정 모피주 라흐만(35·방글라데시 국적) 씨가 최근 열린 한국발생생물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열성 스트레스에 대한 붉바리의 생리학적·조직적 반응’ 포스터 논문으로 우수상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라흐만 씨는 붉바리 치어 180마리를 수온이 24도, 28도, 32도, 36도인 수조에 나눠 넣고 4주간 관찰하며 혈액분석, 생화학적 분석, 조직 분석을 했다.

그 결과 36도인 수조의 붉바리들은 하루 만에 포도당과 간의 혈청 GOT·GPT 수치가 다른 수조의 개체들보다 매우 높아진 반면 단백질 수치는 낮아지는 증상을 보이다가 3일 만에 모두 죽었다.

수온이 24도, 28도, 32도인 수조의 붉바리들은 실험 1일차, 2주차, 4주차에 진행한 분석에서 포도당과 간 수치항목에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32도 수조의 붉바리의 아가미와 간 조직을 분석한 결과 다른 수조의 붉바리보다 조직이 길어지는 등 변형이 나타났다.

이런 실험결과를 토대로 라흐만 씨는 붉바리가 견딜 수 있는 최고 수온을 35.5도 전후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는 부경대 발생생식내분비연구실이 2013년부터 수행하는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골든 시드 프로젝트-붉바리 우량 종자 개발과 국내외 산업화’ 과제의 하나로 진행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연구에서도 붉바리가 고수온에 견디는 능력이 다른 물고기들보다 나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해수산연구소 조재권 연구관은 2012년부터 중국 수출 품종 개발을 위한 능성어와 붉바리 양식 관련 연구를 진행해 2015년에 처음으로 붉바리의 종묘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조 연구관은 붉바리 생태 연구 과정에서 수온이 32도일 때부터 충격을 받으며 31도에서 먹이를 공급하면 일부 폐사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양식하는 물고기가 견디는 한계 수온은 대체로 26~28도이고 수조 바닥에서 잘 움직이지 않아 대사량이 적은 넙치는 32도까지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경대와 수산과학원의 연구를 종합하면 붉바리는 넙치보다 활동량이 많음에도 32도 이상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한계 수온에 근접했을 때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와 양식을 위한 적정한 환경, 사육법 등에 관한 연구가 추가로 이뤄지면 새로운 양식품목이 될 가능성이 있다.

몸길이 40㎝ 정도인 붉바리는 바위틈 등에 살며 개체 수가 적어 낚시로 드물게 잡혀 다금바리보다 귀한 대접을 받는다.

붉은색 바탕에 황금색 반점이 있어 특히 중국인들이 좋아해 ㎏당 14만원 이상의 고가에 거래된다.

대량 양식에 성공한다면 중국 수출 유망 품목으로서 가치가 크다.

하지만 붉바리는 생식소 발달이 불안정해 종묘 생산을 위한 알의 채집이 쉽지 않고, 성장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조 연구관은 덧붙였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해 열대 어종인 자이언트 그루퍼와 자바리, 붉바리의 교잡종을 개발해 양식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교잡종들은 수온 36도까지 견디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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