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바이오업체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도 주가가 선방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 간, 항암제 등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6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100원(0.62%) 떨어진 1만6050원에 마감했다.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을 공시한 후 커진 시장 우려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 3일 이 회사는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14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다고 발표했다. 최대주주(지분율 7.83%)인 에이치엘비가 사모 CB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200억원을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 투자한다. 나머지 1200억원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상장사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주당순이익(EPS) 희석 우려가 생긴다. 하지만 다양한 바이오사업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는 시점에서 자금 조달을 통한 사업 기대가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인공 간을 개발 중인 바이오업체 라이프리버 지분 98%를 갖고 있다. 미국 신약업체 베타켓, 살라리우스와 함께 테가비빈트 등 2개의 항암제도 개발하고 있다. 김하용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대표는 “현재 라이프리버가 간 줄기세포 치료제 관련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고 항암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위한 시험승인을 받았다”며 “유치 자금은 이 같은 사업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주주인 에이치엘비가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며 계열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장악력을 키우고 있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 에이치엘비가 보유하고 있던 에이치엘비생명과학 CB가 주식으로 전환되고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추가 투자가 이뤄지면 에이치엘비의 지분율이 17.2%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에이치엘비는 미국 자회사인 LSK바이오파마에도 2000만달러(약 226억원)를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62.77%까지 늘렸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