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6월 20일 뉴스초점-방황 끝에 실종돼버린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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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가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주최국 정상과 회담을 잡지 못한 우리나라. 그래서일까요, 조급해진 외교부가 어제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한일 기업이 기금을 모아 마련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가, 단 한 시간도 안 돼 차였습니다.

국가 망신으로만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피해 당사자들이나 기금을 내놓아야 할 기업들도 모두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거든요. 특히 강제 징용 피해자들은 일본의 사과가 먼저라고 분명히 얘기하고 있는데, 사과 여부 상관없이 바로 기금으로 해결하자고 한 건, 박근혜 정부 시절 위안부 재단을 만든 것과 뭐가 다르냐는 말까지 나옵니다.

지난해 말 대법원 판결 후 총리 주재로 범정부 TF팀까지 꾸린 결과가 고작 이런 건지 문제는 또 있습니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스웨덴 의회에서 남북 간 신뢰를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자고 연설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 불과 사흘 만에 스웨덴의 싱크탱크격인 연구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분류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해 이후 '핵무기 보유량이 더 늘었다'라고까지 밝히면서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체면을 구긴 셈이죠.

외교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기 전에 추진하려던 남북정상회담도 북한의 묵묵부답으로 사실상 무산, 오늘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북으로 북한 핵 문제 해결의 중재자 역할도 뺏기게 된 상황.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 사이에서 말 그대로 사면초가. 이게 지금 우리 외교의 현실입니다.

G20 정상회담엔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세계의 부와 무역을 지배하고 있는 선진 7개 국가와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신흥시장 12개국 등 20개 국가의 정상이 참여합니다. 전 세계 교역량의 80%가 이들에 의해 이루어질 만큼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들이 모여 국제 금융 현안이나 경제위기 재발 방지책 등이 논의되는 아주 중요한 회의입니다.

각국이 이미 오래전부터 외교력을 총동원해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교류와 협력을 위한 물밑 작전을 펼치는 동안 우린 가장 가까운 나라와도 아직 등을 지고 있으니, 이런 걸 두고 외교가 실종됐다고 하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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