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약용 합친 것보다 3배 이상 큰 규모

▲ 지난 21일 농촌진흥청과 서울시가 주최한 제3회 애완곤충 경진대회에서 내빈과 아이들이 나비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곤충 키우면 정서는 안정 우울감은 감소
사육용이·비용절감·안전…동물매개 치료용 적합
이용법 연구 전무·심리치유 효과 과학 검증 부족

애완곤충은 산업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블루오션이다. 내년이면 연간 시장규모가 3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먹거나 약용을 모두 합친 것보다 3배 이상 큰 규모다.

이미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곤충을 키우면 아동과 노인의 우울감은 줄고 정서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아동들은 정서 안정이 23.9% 향상됐고, 홀로노인들의 우울감은 81.4% 감소했다. 특히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하는 치유서비스로 심리적·신체적·사회적 건강을 향상시키는 치유농업은 미래농업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 치유농업은 농업·원예·산림·동물매개 치유를 포괄한다.

농촌진흥청과 서울시가 주최한 제3회 애완곤충 경진대회는 지난 20일부터 4일간 서울 SETEC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곤충 전시관, 곤충 체험관, 7개 분야 15종목의 경진대회 등이 펼쳐졌다, 특히 눈길을 끈 건 곤충이 주는 스트레스 해소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곤충을 직접 만지고 느껴본 후,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을 측정하는 것인데, 애완곤충의 가치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장이었다. 경진대회 둘째 날인 21일에는 애완곤충산업포럼이 열려 산업적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국립농업과학원 김성현 박사는 “심리치유에 애완곤충을 이용함으로써 곤충산업 전체 규모가 확대될 수 있으며, 이미 왕귀뚜라미 등 일부 곤충은 그 효과가 밝혀졌다”며 “곤충은 사육이 쉽고, 이동이 편리하며, 비용도 적게 들면서 안전해 동물매개 치료용으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곤충의 종류는 다양하고,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 인지·학습능력 향상과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준다는 게 김 박사의 주장이다. 다만 이용 방법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고, 곤충을 이용해 심리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건 부족하다 지적했다.

이어 김 박사는 “곤충치유가 지속되려면 곤충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정보 제공, 다양한 곤충종과 필요물품의 안정적 공급, 전문가 육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농업과학원 김소윤 박사는 곤충체험 프로그램 사례를 설명했다. 김 박사는 “올 4월부터 2달간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호랑나비를 애벌레부터 관찰하며 키워보고, 응원의 편지 쓰기, 나비 노래 배우기 등의 과정과 끝으로 다 자란 호랑나비를 날려 보내는 등의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삶의 만족도, 주관적 행복감, 자아정체감, 자아탄력성 등을 설문조사하고, 타액검사로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곤충관찰과 만지기, 나비 날리기 등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곤충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아이들도 점차 친숙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김 박사는 밝혔다. 아울러 김 박사는 “적용대상 눈높이에 맞는 언어의 사용으로 성별·연령별로 맞춤형 프로그램, 곤충을 체험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곤충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관계형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하고, 곤충 치유 프로그램의 적용대상과 범위 확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1일 애완곤충 경진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한국생활개선서울특별시연합회 조선의 회장은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애완곤충 경진대회의 관심이 점점 많아지는 걸 보니 애완곤충이 도시농업과 치유농업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면서 “여성농업인도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곤충산업에서 주축세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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