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6세대 낸드`로 기술벽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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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26. 오후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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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단으로 쌓아올린 4D낸드 세계 첫 양산

5세대 낸드 8개월 만에
생산효율 40% 높인 기술선봬
저장용량 1테라비트 최고
기업용 서버시장 등 공략


SK하이닉스가 기존 5세대 제품에 비해 생산 효율을 40% 높이고 전력 효율을 20%가량 향상시킬 수 있는 6세대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 낸드는 스마트폰의 저장장치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많이 활용되는데, SK하이닉스는 6세대 제품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시장에서 5위 수준인 시장 지배력을 더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와 일부 다른 기술을 적용해 이른 시일 안에 6세대 낸드 양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낸드인 '128단 1테라비트(Tb) TLC(트리플 레벨 셀) 4D'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낸드는 웨이퍼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이 셀을 좀 더 높게 올리는 게 핵심 기술이다. 5세대 낸드는 이 셀을 96단으로 쌓았는데, 6세대는 128단으로 높였다. 128단은 낸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셀을 높게 쌓으면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이 늘어나 생산 효율도 높아진다. 6세대 기술을 활용하면 웨이퍼 한 장에서 만들어 내는 칩을 5세대보다 40% 늘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TLC는 셀을 3개의 논리적 공간으로 구분해 3비트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6세대 낸드의 저장용량인 1Tb는 셀 3600억개 이상이 집적된 것으로 성경책 1만7920권을 저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4D는 셀을 구동하기 위한 회로들을 셀의 옆이 아닌 아래로 넣어 면적을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기법이다.

6세대 제품은 전력 효율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1테라바이트(TB)의 저장장치를 구현하려면 5세대 낸드 칩은 16개가 필요한 데 비해 6세대는 8개면 가능하다. 낸드 칩이 줄어들면 면적뿐 아니라 전력 소비도 줄어들게 된다. 1TB의 경우 6세대 낸드를 적용한 게 5세대보다 전력 소비를 2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6세대 제품은 2TB의 메모리 패키지 구성도 가능하다. 현재 규격상 낸드 칩을 16개까지 쌓아 메모리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다. 5세대는 낸드 칩 16개를 쌓으면 1TB인 데 비해 6세대는 2TB가 가능하다. 즉 현재는 저장용량이 최대 1TB인 스마트폰까지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는 6세대를 활용해 2TB 제품도 가능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제품을 양산하기 위한 투자비도 절감했다. 낸드는 세대가 증가할수록 공정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데, SK하이닉스는 기술 개발을 통해 6세대 공정을 5세대보다 5% 줄였다.

또 작년 10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CTF 기반 96단 4D 낸드 공정 플랫폼'을 6세대에도 활용했고 이에 따라 신제품 양산에 새로 투입돼야 하는 장비 등도 줄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세대(72단 안팎)에서 5세대로 넘어갈 때 투자된 것과 비교하면 5세대에서 6세대로 전환될 때는 그 비용을 6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6세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초균일 수직 식각 기술 △고신뢰성 다층 박막 셀 형성 기술 △초고속 저전력 회로 설계 등을 적용했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낸드를 하반기부터 판매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스마트폰용 저장장치뿐 아니라 자체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소비자용 2TB SSD를 내년 상반기에 양산할 예정이다. 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환경에 최적화된 첨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용 제품도 내년에 내놓을 계획이다.

오종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6세대 제품을 통해 SK하이닉스는 가격 경쟁력을 비롯해 낸드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6세대 제품으로 생산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게 SK하이닉스 전략이다. 현재 글로벌 낸드 시장이 흐름은 4세대에서 5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4.1%로 1위를 기록했고 일본 도시바(18.1%), 미국 웨스턴디지털(15.4%),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12.9%) SK하이닉스(9.6%)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도 이른 시일 안에 SK하이닉스와는 일부 다른 기술을 적용해 6세대 낸드 양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6세대 양산을 위한 최종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규식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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